2024 보스턴 농경일지

2024년 10월 21-23일 서리가 오기전에 풋고추와 초록토마토를 정리하자 / 샤프론 크로커스 수확 / 또 레이즈드베드 조립하기

게으른보농 2025. 1. 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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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 

올해 부지런히 고추 모종을 내지 않고 꾸물거린 덕에.. 홍고추 수확은 10월말에나 가능하구나. 그래도 꽤 과육이 실하고 단단해서 뿌듯하다. 

 

 

Grocery market에서 사온 채소랑 직접 키운 채소랑 확연히 다른게 고추랑 배추다. 우리집은 칼국수집 스타일로 가끔 김치를 담가 먹는데, 이때 집에서 키운 고추를 직접 갈아 넣는다. 작년에 키운 고추를 다 써서 그냥 마켓에서 사온 고추를 갈아넣었더니 금방 알아차리는 누구누구 때문에라도 홍고추는 매년 키워야한다. 

 

 

 

베드 한쪽에 워킹어니언을 옮겨심고, 컴포스트를 콸콸 부어넣었다. 무사히 월동하고 초봄부터 많이 많이 분얼되었으면. 

 

 

 

아치에서 무사히 익어가고 있는 수세미. 서리 내릴때까지 얼마 안남았는데, 아직 푸릇푸릇한 걸 보니 가지에서 그대로 건조되기는 틀린듯. 그래도 루파 키운지 3년차에 얻은 절반의 성공이다. 

 

 

 

봄에 심어서 꽃을 실컷 즐긴 King Henry Viola. Botanical Interests에서 산거라 당연히 F1인줄 알았는데 나중에보니 Heirloom 품종이었다. 봄에 심은 애들은 꽃 지고 나서 다 뽑았는데, 씨앗이 저절로 떨어져서 발아했는지, 날씨가 서늘해지니 꽃까지 피었다 ㅋㅋ 오.. 예쁘다.. 신기하다.. 하고는 냉큼 뽑아버림 ㅋㅋㅋ (자리없어..!)

 

 

 

베드에 심어두었던 고추들은 날이 추워지기 시작했으니 모두 정리했다. 달려있던 것들은 다 수확하고, 다년생으로 키울까해서 잠깐 화분에 꽂아두었는데.. 귀찮아져서 그냥 안 하기로 ㅋㅋㅋㅋ 어우 겨우내 새로 키울 모종이랑 꽃씨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걸 또 물수발을 들고 있겠어 ㅋㅋ

 

 

 

주렁주렁 수확샷 

 

 

 

샤프론 크로커스도 드디어 수확! 

 

 

 

저녁은 수확한 풋고추들을 잔뜩 넣고 볶은 제육과 두부, 버섯 구이 ㅎㅎ

 


10월 22일

깻잎.. 엔드리스 깻잎이었다. 이땐 막 질려서 이걸 또 어떻게 먹지 이랬던거 같은데, 이 글을 쓰는 지금 보니 그때의 내가 부럽도다. (1-2월엔 한인마트에 깻잎이 없거나 있어도 수국잎같이 억세고 쪼그마한것만 판다)

 

 

 

허리까지 오는 높이의 레이즈드베드가 갖고 싶어서 매일매일 가격변동을 확인하던 제품이 오프시즌에 접어들자마자 원가격의 50-60%까지 떨어졌다. 냉큼 결제해서 배송받았지만 조립할 엄두가 안나 내내 미뤄놨었다. 오늘 고추베드와 마늘 베드를 정리하면서 자리가 생겼기에.. 더 추워지기 전에 조립해야겠다! 하고 박스를 열었다. 

 

 

부품을 전부 꺼내놓고 보니 오늘 다 할 엄두가 안나서.. ㅋㅋㅋ 다시 고이고이 접어놓음.. 내일 하자.. 

 


10월 23일

고양이를 두마리나 키우는.. 아니 모시고 사는 집사에게 크리스마스 트리는 사치일까?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넷에 이것저것 찾아보자마자 나의 쿠키를 감시하는 인스타그램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전세계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부수는 고양이' 영상을 전부 찾아서 추천에 띄움.. ㅋㅋㅋ 

 

그러나 나는 불굴의 집사. 트리를 주문해서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주문해보겠다. 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 트리계의 에르메스라는 Balsam Hill. 어떤건 1000불이 넘어가는 가격인데, 난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트리를 사는거라 ㅋㅋ 300불 정도에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 트리 종류도 엄청 다양해서 일단 종류별로 질감을 보려고 29불짜리 샘플을 주문해보았다. 

 

 

 

아니 근데 샘플부터..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물고 뜯는 둘째녀석. ㅋㅋㅋㅋ 나 트리 사도 되는거 맞아...?

 

 

 

어제 꺼냈지만 도저히 조립하지 못하고 다시 넣어둔 베드를 조립할 시간이다. 김장용 고추들은 아직 초록초록하지만 서리까지 정말 얼마 안남은거 같아 다 뽑기로 한다. 케이님께서 한국 고추농가들은 뿌리째 뽑아 넣어놓는데, 가지에 달린채로 그대로 빨갛게 후숙되니 그렇게 해보라고 알려주셔서 그렇게 하기로! 

 

 

 

고춧대가 꽤 굵고 튼실하게 자랐다. 저 굵기를 보고 잠시 또 다년생으로 키울까 고민했지만.. 결국 또 포기 ㅋㅋㅋ 

 

 

 

베드 조립 시작! 이제 베드 조립하는덴 이골이 나서 금방금방 한다. 그래도 힘든건 똑같음 ㅠ 

 

 

 

아랫부분엔 남은 우드칩을 넣어서 물빠짐이 좋아지게 하려한다. (저걸 흙으로 다 채우면 점점 흙이 빠지기도 하고, 내 지갑도 구멍이 날거다) 베드에서 수확한 채소들도 거름으로 같이 넣어주었다. 원래는 잘게 썰어서 넣어야 금방 분해되는데.. 어차피 여긴 겨울동안 쉴 베드니까 ㅋㅋㅋ 걍 던져넣음. (대충대충가드닝...)

 

 

 

막간에는 Bluestone perennials에서 주문한 다년생 꽃들을 앞마당 사이사이에 심어주었다. 

 

 

Eden brothers에서 주문한 Oriental Poppy 숙근도 심었다. 색깔이 섞여있는 세트를 시켰는데 숙근 하나는 아예 반동강 나있더라. 고객센터 연락하기 귀찮아서.. 그냥 속는셈 치고 쟤까지 다 심었음. 나면 나고 아니면 아닌거지뭐 ㅋㅋㅋㅋ 

 

 

 

Bluestone Perennials 여기 너무 좋은게, 배송이 무척 빠르고 함께 보내주는 식물 이름표가 꼼꼼하고 깔끔하다. 보내준 화분은 분해되는 재질이라 그대로 땅에 그냥 심으면 되니 더욱 좋다. 

 

 

 

머슴처럼 일한 오늘의 메뉴는 무생채 머슴 비빔밥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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