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보스턴 농경일지

2024년 11월 15-30일 조카의 보스턴 방문 (MIT/Harvard Tour) + Ostra/차트하우스 외식, 잉글리시데이지 파종, 장미 배송 받기 + 커스터머 서비스

게으른보농 2025. 4. 9.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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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5일
남편의 오랜 친구인 카요짱이 보스턴에 출장을 왔다. 또 다른 친구 한명과 넷이서 Ostra 만찬. 비싸고 팬시한 곳이었지만 와인 리스트가 좀 구렸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카요는 스위스에 살아서 여기서 열심히 raw fish & oyster를 챙겨먹고 갔다. 일본사람을 Fresh fish가 없는 유럽 내륙지방에 쳐박아두는건 너무 잔인한 일이다. 우리 독일 살때가 생각나 안타까운 마음에.. 남은 굴은 전부 카요 앞으로 밀어주었다. 

 

 

 

여기 음식은 괜찮지만.. 그라파 리스트는 최악 ㅋㅋ

 

Nonino를 그라파로 부를 수 없다

 
 
11월 16일

 

굿모닝 발레리나

 

 

아침에 일어나 우리 공주님 간식을 챙겨주고, 지하실로 내려가 배추와 무를 챙긴다. 

 

 

 

 

무는 수확할만큼 큰게 몇개 보여서 쏙쏙 뽑아왔다. 무뽑기 존잼. 

 

 

 

 

무는 생채로, 무청은 시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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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굿모닝

 

 

옆집에서 설치한 우리집과의 사이 펜스가 자꾸 구멍나고 부서져서, 자체적으로 수리에 들어갔다. 아무리 부서져도 신경을 안 쓰는듯하고 ㅠㅠ 저 집과는 교류가 없는데 저 집 강아지가 너무 무섭기 때문에.. (내가 뒷마당 나갈때마다 짖어댐)

 

 

 

 

사다리로 직선 표기해둔 곳에는 알리움을 심어준다. 

 

 

 

 

 

뒷마당 베드에 다년생 허브를 심고 난 빈자리에는 헝가리안 파피와 아이슬랜드 파피 씨앗을 뿌려본다. 

 

 

 

 

 

11월 18일

레녹스 제품은 미국내 배송만 가능해서, 미국에 살기전엔 침만 흘리던 브랜드였다. 미국에 오니 세일도 많이하고 무료배송 기준도 낮은 편인데, 이상하게 째려보기만 하고 사게 되진 않는다. 세일할때마다 들어가보고 침발라놓느라 위시리스트만 길어지는중. 

 

예쁘다..
오늘도 한가로운 고양이

 

 

 

 

조카녀석이 와 있어서, 매끼니를 거하게 차렸던 시절이군. 

 

 

우리집 웰컴푸드는 언제나 스테이크

 

 

인스타그램에 뜨는 여러 가드닝 포스트를 보다가, 예쁜 달리아가 보여서 캡쳐. 

 

 

작년에 키운 달리아랑 색깔만 다른 느낌이다. 살구색이 예쁘다.

 
 
11월 19일

혹시 자기 고양이랑 진심으로 머리채 잡고 싸우는 집사 있으십니까?

 

 

그게 바로 납니다. 

 

 

 

옆에 누워서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왜 또라이가 되어가지고 ㅋㅋㅋ 시비털길래 나도 머리채 같이 잡아줌 

 

 

으하하 이겼다

 

(고양이한테 이겨도 기분이 좋습니다) 
 
 
11월 20일

햇빛이 찬란하다. 나무 자르길 너무 잘했지. (3만번째 말하는중)

 

 

 

 

조카가 와있는 주간이라. 노구(?)를 이끌고 도시로 나가본다. 

 

귀여운 정육점.

 

 

보스턴에 관광객이 온다 = 덕보트를 타러 간다

 

 

 

 

 

과학소년이 온다? -> 사이언스 뮤지엄을 간다. 

 

 

 

 

플래네타리움 규모가 큰데, 사람이 적어서 좋았다. 

 

 

 

 

 

나이가 들었던가.. 하루종일 밖에 나가 놀기 너무 힘들다. 집에선 아무리 가드닝으로 힘들어도 충전되는 느낌인데, 나가면 아무리 편한데 앉아서 남이 해준 밥을 먹어도 방전되는 느낌이다. 

 

얼른 밥만 먹고 집에 돌아오니, 마음이 비로소 편안하다. 

 

 

 

실내에 둔 장미화분에서 꽃봉오리가 계속 생겨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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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오늘의 지하실 수확물은 알타리무. 무도 당근도 햇빛과 토양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건 안 건드리고 오래 둘 수 있는 공간인듯하다. 성질 급한 가드너에겐 여러모로 힘든 작물. 단군신화에서 100일동안 먹어야할건 쑥과 마늘이지만 100일동안 뭔가를 키우라고 했다면 아마 당근과 무가 아니었을까... 

 

 

 

 

 

수확한 알타리는 그대로 총각김치를 담근다. 라면 친구로 최고. 

 

 

 

주문한 장미가 도착했다. 화이트 오하라, 핑크 오하라, 부부젤라 장미. 사실 이렇게 추울 때 배송이 될지 몰랐는데 봄에 따로 배송해달라는 메시지가 없어서 그냥 보낸듯.. 그래서인지 뿌리 상태가 좀 안 좋다. 

 

 

 

 

 

열심히 물을 올려보았으나.. 뿌리가 좀 쿰쿰한 냄새가 난다. 아무래도 냉해를 입고, 뿌리가 좀 썩어서 온 듯하다. 

 

 

 

 

 

일단 화분에 옮겨심어주었지만.. 살아나 줄지 이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 

 

 

 

 

스포하자면, 장미 세개 중에 두개는 초록별로 가버렸다. 그래도 셀러한테 연락하니, 두개 다 다음 봄에 다시 보내주겠다는 친절한 대답이 돌아왔다. 최근 비상식적인 포장으로 클레마티스를 보낸 셀러와 기싸움 하느라 지친 나는.. 정상적이고 친절한 셀러에게 감동해서 감사메일을 팔만대장경으로 보냈다는 사실.. ㅋㅋㅋ

 

나중에 로즈셀러들도 한번 정리해서 쓸 예정이지만, 여기 셀러는 특별히 커스터머 서비스가 좋았다. (샵 이름은 highgarden roses - https://highgardenroses.com/)

 

또라이셀러가 보낸것 중에 클레마티스 하나는 결국 죽었음 ㅠ

 

 

 

딸래미랑 같이 낮잠타임

 

 

 

저녁에는 잉글리시 데이지 스트로베리 & 크림 파종. 펠렛 씨앗이어도 크기가 작아서, 작은 소일블럭에 파종해주었다. 

 

 
 

 

11월 22일

이 날은 조카를 데리고 MIT, 하버드 투어를 다녀왔다. 모이는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MIT 내 서점 구경. 

 

서점에서도 마음은 콩밭에

 

 

MIT부터 투어를 시작해서, 찰스강을 건너 하버드로 넘어가고, 중간에 버스/T를 타고 하버드스퀘어까지 가는 루트였다. 가이드가 출산 후 처음으로 밖에 나오는 거라 어른들이랑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ㅋㅋ 엄청나게 유쾌하고 말발이 좋으신 분이었음. 

 

 

 

MIT는 꽤 빨리 여학생들을 받아들였단다. 아래는 여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최초의 기숙사. 반면 하버드는 개꼰대같이 끝까지 버티다가 못이기는척 마지막에 가서야 받았다는.. 의대가 제일 늦게 받았다나; 이 투어가 끝나면 MIT가 좋았는지, 하버드가 좋았는지 묻는데, 반응이 극명히 갈린단다. ㅎㅎㅎ 난 MIT가 압도적으로 좋았음. 자유롭고 창의성을 중시하는 느낌이랄까 ㅎㅎ 

 

 

 

 

약간 또라이 같은 짓도 재밌고 의미있으면 서포트한다는 느낌이라 좋았음 ㅋㅋ 이건 Smoot라는 단위가 탄생한 유래와 해당 단위로 표시된 다리. 이 다리가 하버드와 MIT를 가로지르는 다리라고 한다. 

 

 

 

 

MIT는 건물들도 다채롭고 재미나다. 

 

 

 

 

하버드로 넘어오니 전통적이고 고풍스러운.. (돈을 쳐바른게 티가나는) 분위기로 전환되었다. 

 

 

 

 

아래는 하버드 1학년생만 들어갈 수 있다는 학생식당. 호그와트 연회장 같은 느낌이다. 1학년들은 전부 캠퍼스 문 내부에 살고, 2학년부터는 기숙사(house)를 정해 그 안에서 모든 생활을 해결한다나. 2학년부터는 저 식당을 이용할 수 없어 아쉬워한다는 후문이다. 

 

 

 

 

 

하버드의 수많은 하우스 중 하나의 건물. 나탈리 포트만이 지냈다는 건물도 지나면서 보았다. 

 

 

 

 

투어가 끝나고 시간이 조금 남기에 하버드 미술관으로. 

 

 

 

 

오하라 장미를 사고 나서 보니 눈에 띄는 오하라 호수의 그림 

 

 

 

 

 

저녁은 투어리스트가 보스턴에 올때마다 가는 느낌인 차트하우스. 한국에서 손님 오면 여기 가는게 최고지 ㅋㅋ 

 

 

 

 

여긴 애피타이저가 최강인데.. 아보카도 망고 쉬림프 스택과 김치 깔라마리가 시그니쳐!

 

 

김치는 양념에만 들어간듯 ㅎㅎ

 

 

굴도 더즌으로 시켜줘야지.

 

스테이크와 위스키로 마무리.

 

 
11월 23일

떨이세일로 구매한 수국이 dormant 상태로 들어섰다. 그래도 겨우내 뿌리 생장은 할테니, 조금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주었다. 

 

 

 
 
11월 24일

이 날의 지하실 수확물은 청갓. 

 

 

 

 

배추는 조금씩 결구되어 가는 중. 

 

 

 

운좋게 ergonzi roses에서 엠마우드하우스 장미를 발견해서 주문했는데.. 화분의 형태도, 물빠짐도 배송 상태도 완벽해서 놀랐다. 조금 가격이 있었지만 모두 own root이었고 planting instruction도 넘나 친절하게 보내줘서 감-동. 결국 그 클레마티스 셀러만 희한했던걸로; ㅎㅎ 

 

그래도 배송중에 꽃봉오리 하나가 떨어져서 ㅠ 조금 슬펐다. 이건 셀러 잘못은 아님. 

 

 

 

 

열심히 물을 챙겨줬더니, 가드니아 잎파리가 그로우라잇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무청 시래기는 공기난방 환경에서 며칠만에 바싹 말라버렸다. 빠르기도 해라. 

 

 

 

 

 

다큰 남자 조카아이가 집에 있으니 매 끼니 해먹이는게 일이다. 매일 고기 먹는 느낌.. 

 

 

 
 
11월 25일
 수경재배 꽃병에 꽂아둔 히아신스 구근에서 조금씩 뿌리가 나와기 시작한다. 어릴때 엄마가 이렇게 수경재배 히아신스를 키우셨는데.. 갑자기 그리운 마음이 들어서 나도 따라해본다. 

 

 

 

 

 

매일 끼니별로 돌아가며 다양한 고기를 내는 중. 맛있고 반갑고 좋지만 그래도 손님 수발은 힘들다. 

 

 

 

 

 

지난주쯤 파종한 잉글리시데이지 싹이 올라오기 시작해서 해피!

 

 
 
11월 26일
이파리에서 굴맛이 난다는 Oyster leaf. 맛이 궁금한데 채소를 파는 곳이 없어서 씨앗을 구해 심어보았다. 겨울에 파종해서 얼었다 녹았다 해야 겨우 싹이 난다기에.. ㅋㅋ 파종하고 외부에 던져두기로 했다. 봄에 씨앗이 나면 땡큐. 아님 어쩔 수 없지. 

 

 

 

 

 

오랜만에 겉절이도 하고. 

 

 

 

조카가 떠나는 날이 돌아와서, 지금까지 뭐가 제일 맛있었냐 물으니 삼겹살이란다. 밖에서 고기를 굽기에는 너무 추워서 실내에서 구웠다. 

 


 
 
11월 27일
조카 수발 드느라 바빠서 찍은 사진이 이거 한장이네. 지하실의 무는 잘 여물어가고 있었다. 

 

 

 

11월 28일

고양이들은 집에 손님이 있으면 싫어한다. 하루저녁 방문하는 사람 정도는 둘째녀석이 매우 반기지만 내내 머물다 가면 되게 불편해하는 듯ㅋㅋ 웃겨.. 니가 수발드냐? ㅋㅋㅋ 

 

 

 

 

소일블럭에 파종한 것들은 차례대로 뿅뿅뿅 싹이 나온다. 귀엽다. 

 

 

 

 

타샤튜더 정원에서 온 접시꽃도 새싹이 올라온다. 작년에 hollyhock 발아를 전부 망쳤던거 같은데.. 올해는 심는거마다 발아되어서 좀 당황스럽다.. ㅋㅋㅋ 

 

 

 

 

 

지하실에서 가드닝하고 있으면 목청이 떨어져라 문을 열라고 난리인 고양이 녀석. 정작 열어주면 자기 올라가서 잘 시간이니 데려다 달란다. 참나... 

 

데려다주면 저 라푼젤타워(?)에서 잘만 잠.

 

 

오후 커피한잔을 하고 있으니, 첫째녀석은 나와 적당거리를 두고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낮잠자고 일어난 둘째녀석은 어느새 내려와 품에 앵겨든다. 

 

 

 

 

저녁은 오랜만에 갈비찜. 조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고, 모처럼 오붓하게 부부만의 시간이 돌아온 기념 특식이다. 근데 이것도 고기네? ㅋㅋㅋ 

 

 

그릇은 엄마의 40년 넘은 노리다케

 

 

맛잇게 잘 먹었습니다


 
11월 29일
Highgarden rose에서 시킨 핑크오하라가 줄기가 검게 변하며 죽어버렸다 ㅠ 이 사진을 보내니 봄에 다시 보내준다고 해서 넘 감동이었다는 이야기 재탕 ㅋ 

 

 

 

이 날도 고양이는 햇살을 즐기며 낮잠. 이때도 데려다 달라고 찡얼댄건 비밀. 

 

 
 
 
11월 30일 

11월의 마지막 날. 왠지 밥 차리기가 싫어서 ㅋㅋ 남편과 나의 방앗간으로 방문했다. 원래 좀 더 투박한 느낌의 인테리어였는데 옆 점포로 확장?이전하는 바람에 굉장히 모던한 느낌이 되었다. 리모델링 기간동안 우리의 최애 서버는 서부로 떠나버렸다는 ㅠ 메뉴도 조금씩 예전보다 너프된 느낌이라 살-짝 실망했다. 사장님이 바꼈나 했는데, 나중에 인사하며 보니 같은 분이더라. 얼른 다시 원래의 맛으로 돌아와주길 ㅠ...

 

 

 

 

오랜만에 외식 데이트를 하고 돌아왔더니, 온몸으로 삐진티를 내며 새벽 내내 옆구리에 끼여있던 고양이로 마무리. 어째 농경일지가 아니라 11월 전체 일기 같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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