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보스턴 게으른 농경일지

봄당근 씨앗부터 수확까지 (Danvers 126/실패, 손가락당근/성공)

게으른보농 2023. 3. 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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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당근 파종 (손가락당근, Danvers126)

씨앗은 초록색 소독립이다

 
손가락당근은 일단 실내에서 화분에 키워볼 요량으로 indoor potting mix를 넣은 10인치 화분을 준비했다. 처음엔 핀셋으로 간격 맞춰서 파종하다가 결국 화딱지 나서 흩뿌려 버린듯.. 
 

 
 
크게 자라는 danvers 126 당근은 바깥의 그로우백에서 길러볼 예정이다. 발아율이 너무 좋고, raised garden bed 공간이 남으면 옆에 쫌쫌따리 옮겨주어도 좋을듯. (당근은 옮겨심으면 안되는데)
 

 
새로 생긴 근처 유기농마트에서 집어왔다. 패킷 디자인이 무척 귀엽고, 2023년 판매용 포장이라는 문구가 찍혀있어서 믿음직스럽네. 
 

접착부분에 다 덕지덕지 붙었다 떼잉

 
해외 가드닝 유튜버가 전분가루를 물에 타서 당근 씨앗을 섞어서 짤주머니로 파종하길래, 나도 따라해볼까 하고 시도해보았다. 이렇게 하면 spacing과 초기 씨앗 발아를 위한 수분이 잘 보존된다고 하더라. 
 

씨앗이 둥둥 뜨는데요

 
 
결국 봉지째로 다시 뿌렸다네...
 


남은 씨앗은 차광샘플병에 담아 냉장보관하였다. 
 



당근은 광발아성 씨앗이라고는 하는데, 많은 원예 블로거&유튜버들이 경험상 빛이 없어도 된다고 한다. 나도 작년에 밖에 깜빡하고 놔둔 당근 씨앗 패킷이 비를 맞아 어두운곳에서 당근이 바글바글 발아한 걸 본 적 있다. 결론적으로 당근은 빛보다는 습도 유지가 발아에 더 중요한 조건인 것 같다.

이번에 파종한 당근도 마찬가지다. 실내에서 습도유지에 신경을 써준 손가락당근은 새싹이 버글버글 올라와있지만 실외 그로우백에 파종한 danvers 126은 싹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추위도 그렇지만 아마 겉흙이 말라서 그런것 같다.

4월 4일
손가락당근은 새싹 폭발, danvers 126은 감감무소식.



4월 7일
실내에서 화분에 파종한 손가락 당근 새싹을 조금 솎아주었다. 나머지는 본잎이 나오고 난 뒤 차례대로 솎아줄 예정이다.


Danvers 126은 조금 따뜻해지면 다시 파종 예정. 이번엔 수분 유지를 위해 랩을 씌우거나 그린하우스 안에 넣고 발아시켜야겠다.

4월 13일
속아준 후의 손가락당근. 잘 자라는 중이다.


4월 14일
자꾸 다람쥐가 이 화분을 밟고 다니고, 흙을 파뒤집어 엎으며 당근싹을 뽑아댄다. 이눔의 뚱다람쥐들..
결국 당근 화분까지 비닐하우스 안으로 넣어야만 했다.




4월 15일
얼갈이 배추 옮겨심으려고 패브릭 그로우백에 흙을 채웠는데, 발아되지 않은 danvers 126 씨앗이 있던 화분 흙을 부어주었었다.
아니 근데 그게 갑자기 왜 발아되는데요…
얼갈이 배추 수확 후 (강제로) 저기가 당근밭이 될 예정..



6월 27일
무관심 속에 방치된 화분에서 손가락당근이 무럭무럭 자란다. 중간중간 슬러그(민달팽이, slug)와 스네일(달팽이, snail)의 창궐로 인해 당근 잎도 꽤나 공격을 받은 모양인데, 옆에 더 맛있는 공심채라던가 메리골드라던가.. 하는 애들 잎 뜯어먹는게 시간대비 면적비가 좋아서 버려진 모양이다.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7월 6일
화분 위로 당근 머리가 보인지는 꽤 됐는데 당근이 들어가는 요리를 할 기회가 없어 그대로 두었었다. 오늘은 남편이 불고기를 해달라고 해서 옳다구나 오늘이구나를 외치며 하나씩 쏙쏙 뽑아보았다.

정말 손가락 같네
씻어놓으니 말끔하고 어여쁘다


감자는 땅 위로 나온 푸른 부분을 먹지 말라던데 당근은 그런게 없나.. 잘라먹긴 했지만 궁금하다.

직접 키운 당근은 이파리를 흔들때마다 푸릇푸릇한 향기가 가득이다. 당근을 썰때마다 나는 당근 특유의 뿌리채소 내음도 사먹는것에 100배는 족히 나는 것 같다. 남편은 인삼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봄무도 그렇고 봄당근도 그렇고 키워먹는 재미가 쏠쏠하구나. 텃밭이 큰 집으로 이사가서 밭 한켠을 무, 당근, 양파, 마늘에 내어주고 내내 키우고만 싶어라.

봄당근 키우기 끝!
(Danvers 126은 얼갈이 배추밭 갈아엎으면서 없앰)

여름당근은 한국에 흑전 또는 신흑전5촌으로 알려진 쿠로다(Kuroda) 당근으로 심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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