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봄이 오고 나니 시간이 하루하루 너무 빨리 간다. 튤립은 차례대로 피었는데 하나하나 꽤 오래 피어있다. 같은 색깔끼리 모아서 심어놓으니 질서정연하고 예쁘다.
지난 해 paver 양옆에 grass나 키가 큰 perennials를 심으려고 잔디를 걷어낸 부분에 잡초 새싹이 무성하다. 뭘 빨리 심고 mulch를 얹든 marble chip을 깔든 해야겠다.
뒷마당 칼솟/샐서피 베드에 의문의 새싹이 하나 올라왔다. 원래 있던 흙을 모아서 만든 베드라서 작년에 발아되지 않았던 박과의 씨앗이 섞여있다가 여기서 올라온 것 같다.
새싹의 모양을 보아하니 오이나 호박 같은데, 과연 뭐가 열릴지?
봄이 되어 여기저기 많은 새들이 돌아다닌다. 카디날 울음소리도 들리고, 참새나 로빈들도 종종 보인다. 알을 낳고 키울때 먹이가 많이 필요할테니 모이통을 채워놓기 시작해야겠다. 아가새들은 모이를 안 먹고 무조건 벌레를 잡아서 먹여야하니까, 여기 먹이가 풍부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우리집 근처에 둥지를 틀도록 꼬시려는 의도도 있다. 새가 많으면, 해충을 잡아먹어주니 아주 좋음. ㅎㅎ (물론 과수는 좀 피해를 입지만 ㅠ) 오픈형 모이통에 주면 새보다 다람쥐가 다 털어먹어서, 다람쥐가 매달리면 입구가 닫히는 squirrel buster라는 모이통에 준다.
오른쪽에 있는 건 고형비료인데, 예전에 한국에서 사온 것이다. 작물 옆에 꽂아두면 slow release되는 모양이다. 냄새도 없고, 자주 안 뿌려줘도 되니까 너무 간편하다. 한국의 농사제품들은 참 신기한게 많다. 이걸 써서 확실히 애들이 잘 자라는 게 보이면, 다음에 한국 갈 때 큰 봉지로 사와야겠다.
지난해 aldi에서 22불이었나.. 엄청 싸게 주고 산 raised planter가 맘에 들어서, 더 사려고 보니, aldi에선 다 품절이더라 ㅠ aldi보단 비싸지만 30불대로 아마존에 파는걸 발견하고, 몇개를 더 주문했었다.
(제품 리뷰: https://www.aldireviewer.com/belavi-mini-raised-planter/)
오늘 여기에 새로 산 흙을 채우고 씨앗을 몇 종류 파종했다.
한 플랜터에 Astro arugula (잎이 넓은 루꼴라), Italian Giant Parsley, Moss Curled Parsley, Bok Choy (청경채)를 1-2줄씩 모아서 뿌려놓고, 알타리와 black spanish radish는 각자 자리가 많이 필요하니까, 플랜터 한개씩을 각각 배정해주었다.
화장실에서 삽목중인 청포도 나무는 이파리가 뿅하고 나왔다. 나머지 두개는 감감 무소식인데.. 얘라도 살아줬으면 ㅎㅎ 곰팡이가 사이사이 생겨서, 드루이드묘약(과산화수소 희석액)을 칙칙 뿌려주고 있다.
5월 6일
이웃집과 우리집 잔디의 퀄리티 차이가 심각하다. 작물과 꽃을 기르느라 잔디에는 비료도 안 주고 신경을 못 써줬더니 색깔도 옅고, 그나마 있는 잔디들도 비실~비실하다 ㅋㅋㅋ
그래도 잡초 뽑다가 너무 힘들면 뒤을 돌아 튤립을 보면서 힐링할 수 있다.
늦겨울에 아마존에서 사둔 화분 스탠드를 드디어 조립했다. 이거 한 50불 주고 산 것 같은데, 너무 맘에 든다. 살때도 이거 오류난거 아닐까?할 정도로 싸다고 생각했는데, 퀄리티가 꽤 괜찮아서 진짜 실수로 올린 가격 같음 ㅋㅋ 아니나 다를까 하나 더 살까하고 이전 주문내역 타고 들어가보니 지금은 안 팔고 있다 ㅋㅋ
옆집에서부터 펜스 아래로 이런 넝쿨이 넘어와서, 잔디 아래에서 난데없이 싹들이 나온다. 뿌리가 오렌지색이어서 처음에 oriental bittersweet인가했는데, 싹이 생긴게 어째 라일락 같기도 하다.
이것들 잡아 뜯으면 저렇게 땅이 쩍쩍 갈라진다. 다 뽑아내려고 하면 어느 순간에는 뚝!하고 끊겨버려서, 박멸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Triclopyl를 사다가 뿌리에 상처를 내고 약을 발라 죽이는 basal bark application을 시도해볼 예정이다. (여담인데, Roundup에 든 glyphosate는 MA에서 판매되는데, triclopyr을 사려고 하면 아마존에서 "그 주소를 배송이 안된다"고 나온다. 그러나 홈디포에서 배송해주는걸 발견하고 주문해놨다는)
산나물 파종도 시작해보려한다. 늦겨울에 한번 시도했는데, 모종판 하나에 몽땅 파종하는바람에, 물관리를 게으르게 하니 땅두릅 곰취 참취 이런건 싹이 나왔지만 다 말려죽였음ㅋㅋ ㅠㅠㅠㅠ 그래도 일당귀랑 눈개승마는 잘 살아남아 확대중이다 ㅎㅎ 곰취 같은건 다년생이고 생명력이 좋으니, 한번 제대로 파종만 해놓으면 신경 안쓰고 쭉 먹을 수 있을텐데..
산나물은 보통 '휴면타파'라는 것이 필요하다. 자연적으로는 가을에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씨앗 겉에 붙은 발아 억제물질이 서서히 벗겨지고, 봄이와서 발아조건이 갖춰지면 그제서야 싹이 나오는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자연에서처럼 가을에 파종하고 온 겨울을 또 기다릴 수는 없으니,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해주려고 한다.
먼저 tea sachet에다가 씨앗을 넣어주고 유성펜으로 종류를 잘 표시해준다. 나는 씨앗이 든 이 팩이 흘러내려가지 않도록 고리 달린 집게로 한꺼번에 집어주었고, 변기 뒷부분에 걸어주었다. 이렇게 하면 화장실을 사용할때마다 발아억제물질이 녹은 물은 변기로 흘러들어가고, 새 물이 채워질 수 있다. 자매품으로 우리 고양이들 정수기도 있는데, 물을 갈아줘야해서.. 그냥 변기 뒤에 넣는게 제일 편하더라.
보통 7-10일정도 이렇게 물로 씻어주고, 과산화수소수로 한번 소독 후 냉장보관(씨앗마다 필요한 기간이 다름) 하다가 상토에 심어주면 된다. 어수리는 1월말부터 이렇게 해서 냉장중인데, 120일 냉장을 해야한다고 해서 아직 냉장고에 있다. 곧 상토에 심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