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커피를 내려서 창 밖을 보는데 나무에 털이 나 있어서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자세히 보니까 다람쥐가 어제 자른 별목련 위에서 아침식사중이다.
어으 근데 저 셰드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까 너무 더럽다.. 얼른 프레셔워셔를 써서 청소해야겠음 ㅠㅠ
이 날은 백작두콩을 파종했다. 지난해 너무 늦게 심어서 그냥 이파리만 보고 끝냈다. 고양이 알러지로 고생하는 나의 기관지를 위해 작두콩차를 쭉 마셔볼까 하는데.. 올해는 수확까지 기대해본다.
허브가 어느정도 자랐나 보러왔는데, 우리 공주님이 득달같이 참견하러 오셨다.
오후에는 일본마트에 다녀왔는데, 여기서도 모종을 팔고 있더라. 일본 사람들도 여기와서 고국의 채소를 그리워하다가, 어떻게든 구하려고 노력하며.. 결국 키우는 루트를 타는걸까.. ㅋㅋㅋ
빈사상태로 배달된 무라사키 고구마 슬립들은 물에 꽂아놓으니 갑자기 새뿌리가 나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살아날거라고 예상은 했었음 ㅋㅋ 그래도 배송상태가 구리니까.. 환불은 받아야했었지 ㅋㅋㅋ
본의아니게 선미 고구마랑 순차적으로 심게 생겼다. 이번 가을에는 선미 고구마 다 먹고 무라사키 고구마 먹게 되겠구만.
옆집에서 넘어온 라일락 가지에서 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튤립과 수선화를 잘라 장식하는 김에 아랫부분은 라일락 꽃 가지를 채워 어레인지. 화병은 몇해전에 졍스가 선물해준건데, 어떤 꽃을 꽂아도 예뻐서 무척이나 잘쓰고 있다.
이 날은 남편의 생일이라, 남편이 좋아하는 가토 쇼콜라를 구웠다. (전날 한번 실패하고 다시 구운건 비밀..)
무라사키 고구마 모종이 새뿌리를 내기 시작하는게 기특해서, 잘 살아나라는 염원을 담아 해가 잘드는 창가로 옮겨주었다.
콩나물 기계에서 수경재배 중인 캣그라스들은 무척 잘 자란다. 물을 하루 이틀에 한번 갈아주어도 별 냄새 없이 잘 자란다. 뚜껑을 열어놓고 키워도 물이 튀지 않고, 빛을 따로 쬐어주지 않아도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 정도로도 잘 자란다. 고양이 녀석들은 캣그라스가 조금만 시들어도 퀄리티가 맘에 안 든다며 먹다 뱉는데, 수경재배하니 내내 싱싱해서 그런가 더 잘먹는다.. ㅋㅋ 덕분에 계속 뜯어줘야하는 인간들이 힘들어..
파종 시기를 번번이 놓쳐 묵혀지고 있는 도라지 씨앗을 파종하였다. 이게 암발아였나.. 더덕은 광발아던가. 뭐 때되면 알아서 나오겠지 싶어 대충 뿌리고 물을 흠뻑 주었다.
화병에 꽂은 라일락 향기에 기분이 좋아져서 조금 더 가지를 잘라왔다. 어차피 담 넘어오는 가지들은 임의로 잘라도 되기 때문에.. ㅎㅎ
꽃이 달린 가지만 골라 잘라주었다.
이렇게 정리한 라일락 꽃은 적당한 크기로 묶어서 정리했다. 지난 해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구매한 over the table rod에 라일락 꽃들을 묶어 매달아주니 꽤 근사한 장식이 되었다. 우리 결혼식때 이렇게 나무에 행잉 플라워 데코를 했었는데, 그때 생각도 나고 ㅎㅎ 향기가 좋아서 식사하는 내내 행복했다.
우린 이렇게 기념일, 생일에 집에서 근사하게 맛있는거 둘이서만 먹는걸 더 좋아하는 편이다. 미국은 나가서 외식하면 돈은 돈대로 쓰고, 팁 욕심에 자꾸 껄떡대는 서버들 때문에 귀찮다. 도통 조용하고 편하게 식사하기가 어려워...
지난 해 HJ언니 부부에게 선물받은 디캔터로 출동! ㅎㅎ
와인을 부으면 뿅뿅뿅 사방에 구멍으로 나오는데 그 모습이 짱 귀엽다.
식사준비를 어느정도 마친 후, 아르굴라랑 알타리 새싹이 나온걸 발견
딸기도 슬슬 꽃이 피기 시작한다. 비료를 챙겨줄 때가 된듯하다.
워킹어니언 베드에 심어둔 french breakfast radish가 서서히 커지는 중이다. 비좁아 보여서 사이에 있는 작거나 굽어진 애들은 솎아내어 주었다.
다람쥐가 등반하던 나무는 가든 호스 거치대로 잘 쓰고 있다. ㅋㅋㅋ
홀푸즈에서 사온 치자는 여행 중에 좀 시들해졌다가, 물을 주니 살아났는데, 처음 사올때의 그 반짝반짝함을 잃었었다. 아무리 물을 줘도 꽃대가 통째로 떨어지길 반복하길래 어느 비오는날 바깥에 내다놓았다. 밤 온도도 치자나무가 견디기 알맞은 온도가 되었고, 낮에도 그렇게 덥지 않아서.. ㅎㅎ 햇빛을 쨍-하게 쬐고, 물도 펑펑 줬더니 처음의 그 반짝반짝함을 금방 되찾았다!
햇빛을 위대하다.
밤온도가 섭씨로 8도 이상이 되는 날만 기다리는 중인데.. 아무래도 1주일은 더 기다려야겠다. last frost date는 작년보다 더 빨리 지나간것 같지만 그래도 여전히 밤기온은 4-6도 사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
이 날은 오랜만에 보스턴 시내에 데이트를 나갔다. Henny's라는 아이리시 펍에 갔는데, hobo boom sauce 생맥주가 있어서 너무 좋았고, 여기서 시킨 슈퍼 나초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남편도 인생 나초라고 할정도..?ㅎㅎㅎ 우리가 이 나라 저 나라 많이 돌아다녀서.. 맛있는거 꽤 많이 먹고 살았다고 자부하는데 ㅋㅋ 내 입에도 남편 입에도 찐맛템이었음..
사진이 너무 쌓여서 어느 사진이 어떤날인지 모르겠다 ㅋㅋㅋ
그래도 아래 사진은 토요일이라고 찍혀있어서 다행.
타겟 할인할때 주문한 버섯 키우기 세트. 설마 진짜 자랄까 싶어 사봤는데, 싱크대 앞 창문에 두고 물만 슥슥 뿌려줬는데도 빼꼼하고 머리를 내밀더라. 와우.. 버섯 키우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초심자의 행운일까?
키우기 어렵다는게 또있지. 바로 와사비..!
인터넷에 와사비 씨앗이라고 하고 와사비'나'라는 겨자채 씨앗을 속여 파는 곳이 너무 많다. 나도 당했었음 -_ㅠ 그런 과정을 한두번 겪다보면 비싼 와사비 모종을 사고 싶어지는데.. 남편의 일본인 지인께서 고맙게도 3주나 나눔해주셨다..! ㅎㅎ 감사해요...!!!
요즘 모종들 바깥으로 내보낼 날만 기다리면서 계속 10-day weather forecast를 매일매일 보는 중인데, 밤기온 8도 넘기가 왜 이렇게 어렵냐.. 뉴잉글랜드 날씨는 어쩔수없나 ㅠㅠ
패밀리룸 창가에 쪼롬히 둔 King henry viola들은 작은 화분에서도 꽃대를 올리는 중이다. 여행가기 전에 이미 꽃이 피었었는데, 시들까봐 꽃대를 잘라주고 갔더니 다시 올라오기까지 좀 시간이 걸린듯.
마늘은 나날이 새 잎을 내고 굵어지는 중이다. 아직 마늘종이 안 올라오는걸 보니 구근비대기는 아닌듯하다.
last frost date은 지난 듯하여, 부지런히 갖고 있는 콩을 파종중이다.
좁은 화분에서 너무 오래 기다리던 샐러리도 베드로 옮겨심어주었다. 여기 두알이면 쑥쑥 비료를 꽂아둔걸 까먹고 그 위에 막 어린 모종을 냅다 꽂음.. 이렇게 많으니 살 놈은 살고 죽을 놈은 어쩔 수 없지 뭐 ㅋㅋㅋ
샐서피와 더불어 궁금한 작물 2인 히카마도 물불림 시작. 식감은 배, 맛은 무맛이라는데.. 궁금하다 ㅋㅋㅋ 근데 대체 이 남미 작물을 왜 한국에서 더 많이 키우는거 같지? ㅋㅋㅋㅋ 암튼 발아율이 별로 안 좋대서 물에 푹 담가놨다 심을 예정이다.
5월12일
요즘 내내 바깥에서 밭일(?)을 하니 고양이들이 여러모로 불만이 많은 모양이다. 삐졌다는 티를 틈만 나면 팍팍 내시는 중.
도무지 나무를 자를 생각이 없어보이는 우리 이웃집들 덕에 우리집 뒷마당은 참.. 숲속 같은 느낌이다 ^^ 아무리 우리집 나무를 열심히 자르면 뭐해, 걔네가 없어진 곳에 남의 집 나무들이 침범을 하는데 ㅋㅋㅋㅋ 후.. 내 햇빛 내놔...
오랜 텃밭일에 고양이들의 불만이 올라오는것 같아, 집 안에 있을땐 최대한 잘 놀아주려고 한다. 6살 고양이가 이렇게까지 엄마 껌딱지일수가 있나
이 날은 HJ언니네 모종 배달 가는 날.
홈디포에 잔디 씨앗도 사러 갔어야 했는데, 홈디포만 가자고 하면 남편이 절대 몸을 일으키지 않을것 같아 HJ언니의 스케줄을 먼저 여쭤보고 모종 배달을 핑계삼아 집을 나섰다. 나의 이 치밀함이란 ㅋㅋ 후훗
그치만 마지막에 딸기랑 호박 오이 등등 이것저것 추가되어서 트렁크를 꽉 채울 정도가 되었다. HJ언니는 "분명 모종 '몇개' 가져다 준다고 하지 않았냐?"며 ㅋㅋ 그 몇개가 트레이 단위였냐고 ㅋㅋㅋㅋㅋㅋ
HJ언니는 트레이가 나올때마다 우와 우와 하셨지만 남편이신 DS님께서는 점점 안색이 흙빛으로 변하는 신비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ㅋㅋㅋㅋㅋ 언니는 어차피 내가 키우는데 왜 그러냐며 ㅋㅋㅋㅋ 제가 생각해도 좀 많긴 많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약간 덤핑 느낌도 있짘ㅋㅋㅋㅋㅋ
HJ언니네 들렀다가 홈디포도 갔다. 홈디포는 진쫘.. 직접 가면 무지 싼데 배달시키면 비싸다 ㅠㅠ 운전을 빨리 배워야지 싶은게, 뭐 필요한거 있을때마다 남편한테 얘기해야 해서 열에 여덟 정도는 퇴짜 맞으니까 ㅋㅋㅋ (보통 퇴짜 맞을만한걸 물어보기 때문도 있다)
홈디포 다녀와서 보니, 청포도 잎은 부지런히 잘 나오고 있구나. 이제 슬슬 해를 보여주고 돔을 벗겨줘도 될듯하다.
5월 13일
그렇게 뜯어내고 그렇게 뽑는데도 또 오리엔탈비터스윗이 생긴다. 그건 정글 수준인 우리 옆집 뒷마당 때문인데.. Triclopyr로 우리집 애들을 다 죽이고 나면, 옆집 할모니한테 여쭙고 그냥 내가 들어가서 그 집 것들도 다 처치해버려야겠다.
오늘의 수확은 달래. 따스한 봄날이 왔으니 달래장 생각이 나서 말이다.
달래를 뽑아보니 모구 옆에 자그마한 자구가 생기는 중이다. 에고고, 좀 기다렸다가 뽑을걸 그랬나. 그래도 kseedz에서 왕창 주문한 종패와 함께 보내주신 종구를 옆에 다다닥 묻어놨으니, 걔네가 다 올라오면 굳이 자구에 아쉬워할 필요없지 뭐.
햇살이 창문 모양을 따라 움직이면 고양이도 그에 맞춰 포즈를 바꾼다. 뒷마당 그늘 때문인지 패밀리룸 끝까지 햇살이 들어오진 않고, 직접 바닥에 쨍하게 비치는 햇살은 한정적이다. 그러다보니 고양이들끼리 가끔 쟁탈전을 벌이기도 하는데, 이 날의 승자는 둘째놈이었던듯.
뒷마당에 고자리 파리 (aka. Onion maggot)가 날아다니는 걸 발견해서, 양파, 파 베드에 약을 좀 쳐줬다. 난 오가닉 가드닝따위.. 그저 고자리 파리의 무서움 앞에 장사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편이 남은 별목련 밑둥을 잘라주겠다며 전기톱을 꺼냈다. 근데 나무가 어찌나 질긴지 톱이 들어가는 부분이 새까맣게 탈 지언정 제대로 잘리지는 않더라. 저러다가 불날까 싶어 일단 오늘은 접어두자고 합의함. ㅋㅋㅋ 뭐 내 가든 호스 걸이로 잘 쓰고 있으니 아직 괜찮다.
홈디포에서 사온 잔디 리셋 삼형제 되시겠다. 맨 왼쪽은 땅에 있는 애벌레 죽이는 약이고, 중간은 무려 88불짜리 잔디 씨앗+ 비료 조합이다. 남편이 앞마당 뒷마당 모조리 축구장 잔디를 만들겠다며 큰 패킷으로 샀다. 세상에.. ㅋㅋㅋㅋㅋ 오른쪽은 빵꾸?난 부분 메우는 용의 잔디씨앗과 탑소일, 비료 등등이 섞인 종합 선물세트.
잔디 씨앗을 뿌리기 전에 여기저기 퍼져있는 wild violet들을 다 뽑아내야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농업인의 아웃핏을 걸쳐입고, fiskars stand weed puller를 호기롭게 꺼내들고 잡초 헌터로의 작업을 시작했다.
이 때가 11시 반정도였는데, 이때는 무척 에너제틱했다. 한시간 안에 다 뽑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때, 장미베드에 있던 흰색 scilla는 그냥 뽑아버렸다. 크게 예쁘지도 않고, 씨앗으로 퍼진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ㅋㅋㅋ 잘못하면 wild violet season 2 아니냐구 ㅋㅋ
wild violet을 뽑아낸 자리를 보면 가끔 이렇게 애벌레들이 들어있더라. 앞마당 땅을 파면 이렇게 꿈틀꿈틀.. 하는 애들이 열에 서너번은 나온다. 그래서 grub killer를 산거 ㅋㅋㅋ 얘네는 땅속에서 이러고 있다가 새싹이나 모종 같은거 파먹기도 하고, 커서 해충이 되니까 없애주는게 가드너에겐 좋다.
11시반에 시작한 잡초 뽑기는 장장 2시간반이 걸렸고, 이미 1/4정도를 미리 뽑아놓은 상태였는데도 상당히 노동집약적 & time consuming한 작업이었다. 나는 새 시대에 내 오른쪽 손목을 맡겨놓고 근육통을 얻은 후에야 제비꽃과의 사투에서 겨우 승리했다..
일하다가 내가 하도 안 들어오니까 나와본 남편은 내가 뽑은 잡초양을 보고 기함했다. "김치냉장고에 막걸리 있는데 그거라도 드릴까요, 새참으로?"하고 진지하게 묻는다 ㅋㅋㅋㅋ
h마트에서 사온 수라상 짬뽕방울 물만두인데 피가 쫀득하고 속이 알차 맛있었다. 근데 사실 돌을 종이에 말아 라면에 넣어줬어도 이 순간엔 잘 씹어 먹었을 것 같다. 너무 배고프고 힘들었기에... ㅋㅋㅋㅋ
라면을 먹고 겨우 정신을 차린 후에 다시 나가 길 위에 던져둔 잡초를 전부 드라이브웨이로 옮겼다. 사람은 왔다갔다 할 수 있어야하니까.. ㅋㅋㅋㅋ
점심을 라면으로 떼웠더니 저녁엔 좀 맛난걸 먹고 싶어서 달래파를 한움큼 뽑아 파김치를 만들었다. 이로써 쪽파-walking onion(삼동파-similar)-달래파로 전부 파김치를 만들어보았다. (물론 이것도 건너 건너 얻은 서부 출신 '카더라 달래파'기 때문에 한국 달래파랑 같다는 보장은 없는데..)
아무튼 쪽파가 정석이고, walking onion은 대파와 쪽파 식감의 중간인데, 초록 부분이 굵어서 파김치 느낌은 안든다. 달래파는 매운맛이 강하고 특유의 향이 있어서 좋다. 남편의 평가도 달래파>쪽파>walking onion순이었음.
5월 14일
Kseedz 사장님께서 참두릅 씨앗을 나누어주셨는데, 이 화분에 뿌려놓고 아무데나 던져둔채 겨울이 지났다. 그 화분에서 뭔가 새싹이 다글다글하게 올라오는데.. 과연 이것이 두릅이 맞는가.. Kseedz 사장님께 DM으로 두릅 싹 사진도 받아보고, 다른 이미지도 열심히 찾아봤는데 아직 내눈으론 구분이 불가.. ㅋㅋㅋ
나와죠라... ㅋㅋㅋ 두릅 비싸고 맛있는데 말여
후 오늘도 뒷마당을 열심히 째려보는 중인데, 이웃의 숲에 가리는 햇살이 원망스럽다. 지난해 사둔 outdoor grow light을 저 베드들 위에 또 설치해야 하나.. 싶다.
물론 해가 들든 말든 그래서 엄마가 심란하든 말든, 코골며 자는 녀석도 있다. 가드닝 걱정을 해서 무얼하나, 해가 좀 덜들면 좀 덜 자라는거지 뭐.
여담인데, 아마존의 포장 시스템은 븅딱이다.
나는 분명 빨래 건조대에서 쉽게 빨랫감을 꺼낼 수 있는 작은 천 거치대? 같은걸 샀는데.. 왜 집채만한 박스에 이거 하나 달랑 넣어 보내는거냐...?
진짜 저 박스 사이즈 우체국 박스 기준으로 6호 사이즈임. 근데 저 머저리 같은 종이는 왜 저렇게 많이 넣은거며.. 대체 이게 배송 중에 파손될게 뭐가 있다고 왜 박스에 포장을 해서 보내는지.. ㅋㅋㅋㅋ 하 아마존이 아마존을 파괴하는 중이다.
남편이 큰 박스만 보면 대체 뭘 주문한거냐고 기함하는데, 정작 꺼내보면 저런 사소한게 나오니까 어이없어한다. ㅋㅋㅋ 그래서 내가 산건 쪼꼬미 천쪼가리였다! 보여주려고 들고 올라왔는데.. 엄마가 새로운걸 손에 들고 어딜 가면 그저 따라와서 확인해야 하는 고양이들이 또 밀착감시한다.
어딜가나 감시 당하는게 냥집사라지만.. 뒷마당 데크에 있을때는 더더욱 감시당하는 느낌이다. 양쪽으로 난 창문에 한놈씩 자리를 꿰차고 앉아 시위중이다. 정작 들어가면 딱히 거들떠도 안보면서...
알디 화분에서는 새싹들이 힘차게 싹을 올리고 있다.
며칠 새 Walking onion에서 주아가 여러개 달리기 사작했다. 이제 곧 다들 뻐덩뻐덩해지겠구만.
부쩍 따스해지는 기온 때문에 잘 자라고 있는 브로콜리들이 걱정이다. 이러다가 브로콜리 생기기도 전에 추대될까봐 전정긍긍 중. ㅋㅋㅋㅋ 컬리플라워는 생각보다 성장세가 더뎌서.. 브로콜리만이라도 좀 생겨주면 좋겠구만. Brassica류는 역시 어려워.
그래도 일찍부터 키운 미니양배추는 결구까지 무사히 진행되고 있다!! 크하하 더워지기전에 수확할 수 있을듯.
타이샬롯 베드에서 자라는 중인 얼갈이는 갑자기 확 커졌다.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데, 아직 잎이 여릴때 달팽이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근데 얼갈이는 잎이 좀 커지면 가시가 생겨서.. 달팽이도 그 뒤로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 느낌이다. 췌.. 지들도 식감을 가리고 난리여 ㅋㅋㅋ
그래도 질긴놈은 있다. 오늘 큰 구 몇개 수확하다 보니 뒷면에 떡하니 민달팽이가 붙어있는 걸 발견. 당연히 가차없이 장화발로 짓이겨 주었다. 나는 부처님이 보시면 기겁할 인간인듯.. 민달팽이야.. 다음생엔 내 가든에 달팽이로 태어나지 말아라. 아니면 내 가든에서 다시 달팽이로 태어나도 잡초만 갉아먹어라...
지난번에 심은 아스파라거스는 뿌리 활착이 잘되는 모양이다 벌써 몇몇 순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2년생이라도 심은 그 해에는 자리를 확실히 잡을 수 있도록 수확하지 않고 쭉 키우는게 좋다는데, 과연 참을성 없는 내가 수확 않고 참을 수 있을까?
정오를 지나니 그래도 해가 쨍-하고 드리운다. 저기서 나무 10개만 잘라주면 정말 소원이 없겠다.
뒷마당 베드 사이를 지날때마다 왕모기와 날파리가 기승이어서, 가든 호스에 연결하는 해충약을 뿌리기로 했다. 채소 키워먹으려다 헌혈만 잔뜩 하기는 싫어서 말이다.. ㅋㅋ 최대한 베드안에 튀지 않게 하면서, 모기들이 좋아할 만한 곳에 샅샅이 뿌려주었다. 특히 이끼가 쌓인 축축한 바위 사이사이로 꼼꼼히 약을 쳤음. 다 죽어라!! 하면서ㅋㅋ (부처님 오열..)
뒷마당 모기와의 전투 후 현관에 와보니 타겟에서 주문한 흙 2차배송이 와있다. 아하하.. 근데 이게 흙배송이야 거적떼기야.. ㅋㅋㅋㅋㅋㅋㅋ 이정도면 눈치껏 흙 좀 그만 주문하라는 사인이겠지...?ㅋㅋㅋㅋㅋ
고형비료 두알이면 쑥쑥 설명을 읽어보니 과수에도 사용해도 된다길래 (당연히 되겠지) ㅋㅋㅋ 앞마당에서 무성하게 잎을 뿜어내고 있는 청매 홍매 화분에 각각 두알씩 박아넣어주었다. 이름 그대로 리터럴리 두알 줬으니 쑥쑥 자라거라
10-day weather forecast를 보니 일단 앞으로 더이상의 서리는 없을 것 같아 다년생 꽃 모종들부터 쭉 앞마당에 옮겨심어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루드베키아라고 부르는 Black-eyed susan이 차고에서 꽃대를 올리고 있어서 헐레벌떡 얘부터 자리를 내주었다. 품종은 Botanical interests사의 Indian summer. 다년생이라고 하니 이 자리에서 월동해서 매년 돌아와주렴. 숙근처럼 자리잡으면 뿌리 나누기 해서 여기저기 옮겨심어야지.
그늘과 서늘한 기후를 좋아한다는 네모필라는 오히려 해가 쨍하게 내려쬐는 곳에서 따스한 기후를 즐기며 싱그러운 연두빛 잎을 펑펑 내는 중이다. 꽃은 언제피려나..? 꽃이 서늘하지 않으면 피지 않아버리는건 아니겠지?
지난해 옆집 할머니께서 선물하신 화분에 있던 플록스는 무사히 월동해서 꽃을 피워냈다. 이 플록스는 미국애들이 잘 하는.. 그 오만 종류 꽃들을 대충 때려박아 한 화분에 이것저것 모아 심겨져서 온 것들 중 하나라.. 무슨 품종인지는 모르겠다.
Ms.Elliot Columbine - 핑크색 홑 매발톱꽃도 실내 좁은 화분에서 약간 스턴-된것처럼 있기에 불쌍해서 얼른 땅에 옮겨주었다. 냉장 솜파종 기간을 거쳐 발아 시키는 과정이 까다로웠지만 발아되고 나니 딱히 과습이나 건조에도 영향 없고, 빛이 세면 센대로 약하면 약한대로 자기 페이스로 잘 자란다. 꽃이 올해 피어주련지 그건 모르겠다. 아무튼 얘도 다년생이므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네 ㅎㅎ
장미 베드 앞에 옮겨심어준 salvia들도 잘 지내는 중이고 (잡초가 좀 괴롭히지만)
튤립베드의 마지막 주자도 꿋꿋이 꽃잎을 오므렸다 벌렸다 하면서 버티는 중이다. 작약은 이제 거의 숲을 이룬거 같고.. ㅋㅋ (토마토 케이지 제일 큰걸로 해주길 잘했지 뭐야..)
우글우글한 Scilla 구근들을 다 뽑아내주고 나니 허니문 장미가 이제서야 숨을 좀 쉬는것 같다. 잎도 더욱 반짝거리는거 같고 ㅎㅎ 수선화도 자구를 만들어 번식할 자리가 더 생겨서 좋아하는 듯. (너만의 착각..)ㅋㅋㅋ
작년에 새로온 작약들도 꽃봉오리가 점점 커지는 중.
앞에 옹기종기 모종을 심어놓고 항공샷을 찍어보았다. 남편은 잔디만 파랗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ㅋㅋ 나는 내 꽃밭 영역을 사수해내고야 말겠다 ㅎㅎㅎ
며칠 새 오이스터 머쉬룸(느타리버섯)이 눈에 띄게 커졌다. 설거지하며 증발하는 수증기와 창문으로 들어오는 간접조명 만으로도 이렇게 커지다니! 맛은 어떤지 궁금해 득달같이 몇개 뜯어 전을 부쳐먹었다.
표고버섯도 금방 따서 먹으면 향기가 다르다더니, 느타리도 금방 수확해서 먹으니 식감이 더욱 쫀득하고 향기롭다. 어디서 참나무 로그를 구해와서 표고 플러그를 박아놔야하나.. ㅋㅋㅋㅋㅋ (와.. 이러다가 나 보스턴에서 제일 부지런한 농부/버섯집사 되는거 아니냐구... ㅋㅋㅋ)
달래파김치, 달래장, 직접 담근 김장김치 볶은 것, 키운 버섯으로 만든 버섯전까지 두고 먹으니 임금님 수랏상 안 부러운 정성 가득한 식사다. 남편이 엄청 맛있다고 하면서 한숟갈 뜰때마다 건강해지는 느낌이라나.
사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농사를 지으면 이렇게 뿌듯할 일이 엄청 많다. 올해는 한식을 넘어 다양한 요리의 영역을 기웃거려볼까해서 허브가든을 만들기로 했다. 서양요리는 우리가 다진마늘로 다 퉁칠 수 있는걸 웬갖 허브를 종류별로 때려넣으면서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ㅋㅋㅋ
작은 포트 안에서 이제는 더이상 비좁아서 못살겠다 외치는 허브들을 바깥 화분으로 옮겨심어주었다. 허브가든이 뭐 별건가 그냥 이렇게 칸칸이 화분 만들어 올려놓는거지 ㅋㅋㅋ
후아 사진이 대체 몇개람.. 이렇게 일주일 밀린거 한 포스팅으로 털었다.
(쓸데없는 말이랑 영양가없는 사진이 다인데 매번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