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독일st 빵으로 시작하는 아침. 웨그먼스에서 4개들이 사왔는데, 우리는 2인가정이라 빵을 사와도 끝까지 먹은적이 별로 없지만 이건 4개 다 먹었다. 식사용 빵으로 가장 훌륭하다.
남편이 출퇴근때마다 땅에 머리를 박을듯 고개를 숙이고 쳐다보는 앞마당. 언제쯤 파랗게 축구장 잔디가 되어줄까 오매불망. 그렇게 맨날천날 쳐다본다고 잔디씨앗이 나오냐고요 ㅋㅋㅋㅋ 정작 매일 물주는건 나라는 ㅋㅋ
추울때 제일 먼저 바깥에 냅다 던진 King henry viola 꽃이 팡팡 피었다. 다른 hanging basket에 있는 꽃들은 같이 파종한건데도 꽃이 늦게 핀다. 얼어죽을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추위를 견디고 살아남으니 꽃이 제일 먼저 피는 아이러니. 식물은 역시 월동(?)후에 강해지는 모양이다.
앞마당에 차례대로 모종을 나란히 심고 있는 영역. 매일 똑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어서 점점 변하는 모양을 관찰해볼까 한다. 이게 점점 꽃으로 채워진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던 우체통 아래 영역. 메리골드가 미친 번식력을 보여주면서 연두빛으로 채워지고 있다. 샤스타데이지도 너무 일찍 바깥에 옮겨 심었나 싶었는데.. 무사히 추위를 이겨내고 파릇파릇해지는 중이다. 메리골드 vs 샤스타데이지 둘다 생존능력이 엄청나니까.. 아무나 이겨라. 이기는편 우체통을 가지리.
뒷마당 김장배추를 키우던 베드를 치우고 난 빈공간과 그 옆에 전 주인이 심어놓은 이상한 밤나무도 맨손으로 다 뽑아낸 부분에도 잔디 없는 민둥산이다. 남편이 디테쳐로 열심히 땅을 갈고, 잔디 씨앗을 특별히 밀도 있게 뿌렸다.
민들레나 클로버가 사이사이 보이는데, 앞마당의 wild violet과의 사투 이후로 아직 팔이 아파서 저걸 다 물리적으로 뽑아낼 엄두가 안난다. 가든 호스에 연결하는 weed control을 앞마당에는 뿌렸는데.. 양이 모자라서 여긴 미처 뿌리지 못했더니 민들레가 씨앗까지 뿜으며 득세중.. 9불짜리니까 하나 더 시켜서 여기도 마저 뿌려줘야겠다. 이젠 물리전보다 화학전 선호..
부엌에 오래 두었다가 싹이 나온 홍감자를 그로우백에 심었는데, 20여일만에 싹이 바깥으로 올라왔다. 아직 베이커크릭에서 주문했던 허클베리 감자는 싹이 올라오지 않았다. 이미 싹이 나있었던 감자라서 이쪽이 빠른듯.
양배추를 공격하던 달팽이를 물리전, 화학전으로 모두 조졌더니 겉잎이 조금 뜯긴거 외에는 별탈없이 결구중이다. 특히 저 오른쪽 제일 큰 녀석은 손으로 만져보면 구 부분이 꽤 단단해지기까지 했다. 나비가 날아다니기 시작했는데 걔네가 여기 알을 낳기 전에 얼른 수확해서 먹을 수 있었음 좋겠다.
브로콜리도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고 낮에는 선선-따뜻한, 일교차 큰 요즘 날씨 버프를 받아 폭풍 성장 중이다. 살짝 잎을 헤집어 보니 중간에 꽃눈이 형성되기 시작했더라 ㅎㅎ bolt 되지 않고 무사히 브로콜리까지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쪽파 베드에 심은 tonda di parigi, 동글동글 당근도 본잎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귀여운걸 어떻게 속아주냐 ㅠ
작년에는 companion planting으로 메리골드만 주로 심었는데,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올해는 한련화(nasturtium) 두 종류를 사서 여기저기 심어보려고 한다. 한련화도 메리골드와 마찬가지로 한번 씨앗을 사면 평생 씨앗을 살 필요가 없다는 엄청난 번식력의 상징이라고 하니.. ㅎㅎ 우리 가든에 잡초보다 더 질기고 효용있는 작물 no.2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이 날의 수확품은 풋마늘과 french breakfast radish, 수시로 시금치이다. 셋다 너무 밀식된 애들을 뽑아온 것이라 전부 premature stage들이지만 맛은 훌륭하다. 풋마늘은 무침으로, 래디쉬는 겉절이에, 시금치는 데쳐서 나물로 먹었다.
날씨가 온화해서 모종들이 슬슬 바깥으로 나가는 중이다. 추위에 강한 애들은 옛날꼰날에 나갔지만, 추위에 약한 박과나 고추, 토마토등은 서서히 경화 중이다. 박과 중에 제일 수가 많고, 본잎이 나온 미니 밤호박들은 이 날 제일 먼저 베드에 심겼다. 한국에서 꽤 인기있는 씨앗이라, 소분으로 살 수 없어 100개들이를 샀는데 ㅋㅋ 살때 비싸다고 투덜투덜했지만 구할 수 있음에 감사하기도 했다. 공항에서 '나 씨앗 있어'하고 단단히 준비해간 리스트를 보여줬는데 검역관이 큰 관심이 없었어서 좀 시무룩. fresh food 있는지만 캐묻고 말야 ㅋㅋㅋ
trellis도 작년인가.. 특가로 떴을때, (아마도 창고정리..) 두개나 사놨는데, 이제서야 베드에 설치해서 써본다. 초록색 오이망은 사은품으로 같이 따라온 것. 이 정도 높이면 미니 밤호박의 키와 무게를 감당하기 충분하겠지? 싶다. 큰 아치형 하우스틀에는 수세미와 허니넛 스쿼시를 기를 예정이라, 여기는 밤호박과 오이등을 키울 예정이다. 밤호박때문에 햇빛이 가려도 상대적으로 잘 살아남는 콩과 작물들을 뒷열에 심을듯.
콩과는 자가수분 비율이 높아 교잡이 잘 안된다고 알려져있고, 오이도 암꽃에서 수분 없이 잘 열리니까 교잡이 잘 되는 호박들 사이사이에 콩과 오이를 포진 시켜서 교잡을 방지해보려 한다. 뭐 근데... 교잡 좀 되면 어때 싶기도 하고 ㅋㅋㅋ
호박을 열심히 심고 들어오니, 오늘도 엄마 어디갔었냐며 칭얼칭얼하는 둘째놈.
이 날의 일지는 이 날 담근 얼갈이 겉절이 사진으로 마무리. 얼갈이도 집에서 기른것, 중간중간에 보이는 빨강 무도 breakfast radish 잘라 넣은 것 ♥
5월 16일
꽃 모종 물량이 너무 많아서, perennial flower를 심을 자리를 조금 더 마련해보려고 우체통 옆 땅을 파냈다. 남편에게는 '꽃 심을 곳이 좀 필요한데, 잔디 영역 말고, 바랭이풀(crabgrass)이 깊게 뿌리내린 저기를 좀 파내도 되냐고 미리 물었다. ㅋㅋㅋㅋㅋㅋ 남편은 '네 집이니까 네 맘대로 해도 된다'며 ㅋㅋㅋㅋㅋ 당신 잔디에 진심이잖아.. 동의는 구해야할 것 같았어
이 날은 비가 추적추적 하루종일 온단 예보가 있었다. 비도 맞출겸, 흐린날 경화도 시킬겸 안에 있던 mature한 꽃 모종들을 죄다 바깥으로 꺼냈다. 나름 어디 심을지 생각해가면서 화분을 쪼롬히 놔보았음 ㅋㅋ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씩 흠칫하고 쳐다보긴 햇지만.. ㅋㅋ 난 당당하다.
차를 주차해두면 안 보이는 콘크리츠 공간에 질긴 잡초들 뽑은걸 다 던져놓았는데, 뿌리에 붙은 흙만으로도 아직도 파릇하게 사는 녀석들이 있다.. 비가 와서 수분공급까지 되니 싱그러워보이기까지;; ㅋㅋ
키가 작은 블루 스토크는 장미베드 사이사이에 심어주었다. 장미들이 전부 핑크/주황 계열이고, 앞에 심은 차이브가 꽃을 피우더라도 핑크꽃이 필 것 같아 파랑색이 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아래 샐비어가 피어주면 분홍, 파랑, 보랏빛이 가득한 섹션이 될 듯!
해바라기 씨앗이 묵은 것들이 많은데 모종을 또 만들기는 귀찮아서 그냥 냅다 땅을 파고 파종했다 ㅋㅋㅋ 씨앗을 많이 뿌리긴 했어도, 싹이나면 cut worm이, 싹이 나기전엔 다람쥐가 파먹을 듯.. 뭐 last frost date도 지났으니 살놈은 살겠지.
펜스보다 두배는 크게 자란다는 몽골리안 자이언트(mongolian giant), 타이탄(titan) 해바라기가 하나라도 살아남아 주면 좋겠다. 수확하고 나서 새모이 하게 ㅋㅋㅋ
해충들이 너무 좋아해서, 다른 작물이 보호된다는 페레도빅 해바라기(Peredovik sunflower)도 꽤 키가 큰 종으로 알고 있다. 얘네 중에 한 두개라도 살아남아 주면 참 좋겠다 ㅎㅎ
적자색 잎이 자라는 초콜렛 체리 해바라기도 남은 걸 땅에 다 탈탈 털어넣었다. 장미를 심으려고 땅을 팠다가 나무 뿌리가 여기저기 있는걸 보고 좌절한 땅에 뿌렸는데, 해바라기는 일년생이니까 뿌리가 좀 얽혀도 잘 자라주겠지 뭐.
multi-head로 꽃이 여러개 달린다는 선스팟(sunspot) 해바라기는 마늘 밭 뒤쪽 잡초가 자라려고 하는 땅에 파종했다. 파란색 벽 집이니 노란 꽃이 피어주면 보색대비로 예쁘지 않을까 해서 ㅋㅋ 여기가 full sun area인데 얘는 묵은 씨앗 아니고 올해 산 씨앗이니까 조금 더 신경써주었음 ㅋㅋ
모종 중에 너무 화분에서 오래 있었거나 덩치가 빨리 커져야 하는 애들은 그로우백에 서둘러 옮겨 심어주었다. 셰드에 켜켜이 쌓여있는 그로우백은 아래 이끼가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ㅋㅋ 아끼는 애들(?)부터 새 그로우백에 심어줌. 이끼는 서서히 떼야지 후후...
선미 고구마 심을때 쓴 베리 전용 소일을 다시 살살 긁어내서 블루베리를 더 큰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처음에 온 모종 화분이 작아서 크기가 조금 큰 화분에 옮겨주었는데, 블루베리 농장 하시는 분의 쇼츠를 보니 처음부터 큰 데다 심어서 뿌리가 왕왕 발달하게 해야 한다나... 아마 더 파내서 얘도 좀 더 큰 그로우백으로 다시 옮겨줘야할 것 같음.
Burpee에서 산 Baby Bubba Okra도 너무 작은 화분에서 불편해보여서 조금 큰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그래도 그 작은 화분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벌써 오크라 꽃도 피고, 열매까지 달림 ㅋㅋㅋ 오히려 척박해서 꽃을 더 열심히 피운건가.. 싶기도 하고.
빌빌거리고 있는 German Chamomile과 달리 여러 화분에 옮겨 심어도 펑펑 잘 자라는 마트리카리아(피버퓨, feverfew). 너무 기특하다. 6인치 화분에 있던 애 하나는 HJ언니네 갖다드리려고 파낸 딸기모종 자리에 안착해주었다. 꽃이 피면 딸기 수분 시키러 벌이나 나비들이 더 잘 와줄것 같아서! 그나저나 남들은 캐모마일 아무데나 알아서 막 잘 자란다는데, 나는 왜 번번히 실패하는걸까? 씨앗 다시 꺼내서 파종해봐야겠다.
뒷마당 펜스 앞에 심으려던 earth angel 장미는 결국 커다란 nursery pot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단 올해는 여기서 보내기로 하자.. 좀 예쁜 화분에 심어주면 좋으련만, 빨리 옮겨심지 않으면 올해 꽃을 볼만큼 성장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마음이 급했음 ㅋㅋㅋㅋㅋ 그래도 장미 전용 알비료도 야무지게 넣어주고, 새로 산 배수 좋은 흙으로 꽉꽉 채워 담아주었으니, 잘 살아남겠지~
아직 실내에 둔 모종들이 어쩌고 있나 보려고 왔다가 발견한 백작두콩 새싹 근황. 씨앗이 커서 그런지 새싹이 비집고 올라오는 모양새도 너무나 힘차보인다. 후후 본잎 하나만 나오면 베드에 옮겨심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