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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당의 나무를 자를때 확인할 것>
1. 우리집 나무인가? 옆집 나무인가?
펜스가 없다면 애매하다. 이웃과 잘 협의해야 한다. 펜스가 있다면 펜스 위로 넘어온 이웃집 나뭇가지도 법적으로는 다 자를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이웃과 원만히 잘 협의해서 진행하자.
2. 우리집 나무인가? Town Tree인가?
가끔 우리집 앞마당에 있는 우리집 나무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town 소유의 나무인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내 땅으로 넘어온 가지는 자를 수 있지만 전체 나무를 훼손하거나 잘라버리는 행위는 위법이다.
3. 나무 자르는 업체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가?
나무를 자르는 일은 위험하다. 타고 오르는 인부의 위험성도 있지만 나무 log가 떨어져 fence를 부수거나, 이웃집 마당의 무언가에 손해를 입힐수도 있다. worst case로 어떤 집은 나무때문에 지붕에 손상이 생기기도 했단다. 그런데 이럴 때, 업체의 손해 보험이 없다면? 시시비비를 가리기도 어렵고, home insurance로 커버하는것도 악몽인데다가.. (후략) 아무튼 보험을 꼭 확인하자! 반드시 Insurance certificate을 받고 계약을 진행해야 한다.
<미국 마당 나무 자르기 좋은 시기 & 팁>
1. Landscaping 비수기를 노린다.
나무를 전문적으로 자르는 업체도 있지만, 대부분은 Landscaping을 겸업하는 회사가 많다. 이런 업체들은 봄에는 Spring Cleanup (Mulching 새로하기, 가지치기, 마당 청소 등)으로, 여름에는 가지치기와 새로운 식물 planting, 가을에는 낙엽치우기로 바쁘다. Landscaping company는 1년 내내 꾸준히 일거리가 있기를 바라서, 너무 바쁠때보다는 일이 적을때 견적을 유하게 주는 편이다. (당연한 이야기) 결론적으로, 나무를 자르기 가장 좋은 시기는 기온이 쌀랑해지기 시작해서 더이상 뭘 심을 수는 없지만 낙엽이 떨어지기 직전이거나 아니면 낙엽이 다 떨어지고 눈이 오기 직전의 시기이다.
2. 자를 나무가 많다? 웬만하면 한번에 자르자.
나 같은 경우는 작년에 4-5개의 큰 나무와 작은 나무 2개를, 올해는 6개의 큰 나무를 잘랐다. 결과적으로 이건 매우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나무는 매년 빠르게 자라고, 선택을 미룰수록 나무를 자르는 견적이 조금씩 오른다. 어차피 다 자를거라면 한 뼘이라도 더 작을때 해결하는 것이 좋다.
또한, 나무 자르는 견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 + 비싼 기계 동원 비용'이라는 점이다. 인건비는 나무를 8개 잘라도, 10개 잘라도 시간당으로 계산되며, 일하는 속도가 꽤 빠른 편이라 갯수를 올린다고 해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기계 또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것들이니, 한번 올때 다 자르면 된다. 내가 이번에 나무를 자를때도 처음에는 5개 기준으로 견적을 받았다가, 마지막에 큰 소나무 자르는 걸 추가했을때의 비용을 물어보니 저것까지 그냥 포함해서 잘라주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3. 당연한 소리지만 여러 업체의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너무 바쁜 성수기에는 Landscaping 회사들이 전화조차 잘 받아주지 않지만, 적당히 한가해지면 흔쾌히, 무료로 나무 자르는 견적을 보러 와준다. 나는 마음이 바빠 2가지 업체 견적을 받았지만, 그 2개 사이에서도 1,000불 정도의 견적 차이가 났다. 견적이 큰 차이가 없다면, 구글이나 thumbtack에서 업체 리뷰를 확인해 보고 더 마음에 드는 곳으로 하면 된다.
이제 우리집 나무 자르는 이야기 시작!
<나무 자르기로 결정하기까지의 이야기>
남편한테 지난해부터 귀에 딱지가 않도록 나무 자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나, 키가 큰 나무들 때문에 해가 너무 안 든다며 불평한 나, 나무에서 씨앗이 떨어져서 온 마당에 나무 새싹이 나기 시작하면 짜증내고, 이끼가 낄 때마다 이게 뭐냐며 햇빛만 들면 금방 없어질 것들이라며 화내기 일쑤였던 나.
남편이 듣다 듣다 지쳐 저것들 다 잘라서 우리 아내가 행복할것같으면 못 잘라줄건 또 뭐냐며, 견적부터 받아보고 진행하잖다. 나는 나름의 딜로써 남편에게 이게 내 생일선물이다!! 했더니 어떤 여자가 자기 생일선물로 마당 나무 잘라달라고 하냐며 한숨을 푹푹 ㅋㅋㅋ 뭐 갖고 싶은거 없냐고 삼만번 물어봤지만 내가 갖고 싶은건 쨍쩅한 햇살이요, 저 나무들이 넘어가는 풍경을 보는 것이렸다. (사실 생일선물 치고 견적이....ㅋㅋㅋㅋㅋ)
남편을 설득한 뒤, 견적을 받아본 뒤 업체를 비교하다 결국 작년에 우리집 나무를 잘라주었던 업체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근데 그 업체에서 우리집으로 넘어온 옆집 나뭇가지를 잘라야 일이 진행된다고, 옆집과 잘 상의해서 허락을 받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옆집이 워낙 이 동네 토박이시고, 우리집과 옆집이 지어진 1950년대부터 쭉 사신 분들이라 마당이 거의 숲 수준이다. (그쪽 마당에 가까운 우리집 펜스에 유독 높이 자란 나무들이 많은것도 아마도 그쪽 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이 계속 자라서 그런게 아닐까 한다) 게다가 나무를 너무너무 사랑하시는 이웃 할머님... 요리조리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왜 우리집에 넘어온 할머니의 나무를 잘라야 하는지를 열심히 설명했더니 쪼오금 머뭇대다가 그러라 하심 ㅋㅋㅋㅋ
나무 없어지면 햇빛 너무 들어서 더울텐데.. 하면서 내내 아쉬워하시긴 하셨다. 뭐 그래도 내 펜스 안에 있는 나무를 자르는걸 하지 말라고는 안하시니까 ㅋㅋㅋ 햇빛이 좋은 나는 사연이 어떻고 얼마나 오래 자란 나무이든간에 몽창 다 잘라버린다 ^^^^^^ (지구야 미안해)
<나무 자르기 전 뒷마당 나무 상태>
옆집 숲과 가까운 펜스쪽 나무들 전경.
<나무를 자르는 방법>
크게 두가지다. 우리집 마당처럼 트럭이 들어올 수 없는 경우, 인부들이 나무를 직접 타고 올라가서 줄을 메고 위에서부터 나무를 조금씩 잘라 아래로 떨어뜨리는 방법이 첫번째고, 다른 방법으로는 크레인을 실은 트럭을 나무 근처에 댄다음 크레인을 타고 위에서부터 잘라내는 것이 있다.
아, 나무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주변에 장애물이 없으면 그냥 밑둥을 잘라 퍽!하고 쓰러뜨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 서비스로 얹어주거나 소액만 받고 더해준다.
<본격 나무 자르기 시작>
우리 뒷/옆마당에는 연리지처럼 V자로 자란 큰 나무가 두개나 있는데, 얘네가 거의 견적을 기하급수적으로 쳐올린 범인들이었다. V자 나무 두개 사이에 얇지만 빠르게 자라던 나무 하나는 영상을 찍기도 전에 그냥 통째로 퍽! 잘라 마당에 넘어뜨렸기 때문에 기록이 없다 ㅋㅋ 근데 그게 제일 간단해서 그런지 그 나무부터 쳐 없애더라. 이게 바로 나무자르기 방법3...ㅋㅋㅋㅋㅋㅋ 박력넘쳐.. (나는 저거 지붕 부술까봐 호달달 떨고 있었음)
나무 자르기 방법 1로 자르는 다른 나무들.
V자 나무들은 수형이 복잡하기도 하고 너무 높이 자라서, 인부들이 아예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잘라 떨어뜨린다. 보니까 나무 타는 사람 몇명, 아래에서 떨어질 나무토막을 고정하고 지탱하는 인부 몇명, 그리고 아래 떨어진 나무 로그들을 잘게 잘라 밖으로 옮기는 인부들 몇명 이런식으로 구성해서 일을 하시더라.
V자 나무의 양쪽을 열심히 오르는 인부 두 명.
나무를 오르다가 걸리적 거리는 잔가지들은 그때그때 잘라서 아래로 떨어뜨린다. (떨어져도 아래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것들만 이렇게 자르는 모양)
반면 나뭇가지가 크거나 bushy한 것들은 추를 단 줄을 던져 단단히 고정하고, 옆에 나무나 지지대에 걸어 천천히 아래로 떨어뜨린다.
위에 있을때는 그렇게 크거나 굵어보이지 않던 가지도 지상으로 내려놓고 보면 어찌나 크고 묵직한지. 저렇게 떨어뜨릴때 퉁! 탁!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나서 좀 무서웠다. 그래서인지 나무 아래에서 줄을 걸고 지탱해서 내리는 분이 제일 경력이 많아보였다.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잘라 내려지는 나뭇가지들.
V자 양쪽에 한명씩 올라가 하나씩 잘라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어찌나 재밌는지 구경하는 내내 사진 100장 영상 20개는 찍은거 같다 ㅋㅋㅋㅋ 남들도 재밌어할줄 알고 그걸 일일이 gif 따서 올리고 있는 나..)
저렇게 내려진 로그는 아래에 있는 분들이 잘게 잘라 운반한다.
저분이 자르고 나서 단면을 보니 나무 안쪽이 많이 썩어있더라. 저런거 그대로 두면 스톰오고 이럴때 퍽퍽 떨어져 나간다고.. (나무 자르기 정당화 방안...ㅋㅋㅋㅋ)
gif에는 소리가 안 들어가서 다행이다. 왜냐면 저런거 하나씩 떨어질때마다 내가 호날두 빙의해서 '훠우~~!!!' 이러고 있었거든.. 오죽하면 인부들이 '어.. 좀 모자란 여자인가?' 하는 얼굴로 좀 측은하게 보기 시작 ㅋㅋㅋㅋ 아니면 나무에 한 맺혔거나 tree hater 정도로 생각했을듯.... ㅠㅠ
위에서 나무를 잘라 내리고, 아래에서 잘게 쪼갠 나무는 사람이 어깨에 들쳐업고 옮기거나, 엄청 큰 지게차(??) 같은게 와서 집어가기도 했다.
지게차가 우리집 잔디나 보도블럭에 해를 입히지 않도록 평평한 철판을 깔고 지나가더라. 저런 프로페셔널한 배려 좋다. ㅎㅎㅎ
나무를 조금만 잘랐을뿐인데.. 벌써 오후의 햇빛이 옆마당에 촤르르르르르륵.....
같은 사진이 반복되는건가? 싶으시겠지만 전부 다른 사진입니다. ㅋㅋㅋ 아직도 그 큰 V자 나무 자르는 중.
아랫쪽으로 갈수록 나무 log가 두꺼워져서 내릴때 반동과 소리가 더욱 웅장해졌다. 옆집 나무를 휘돌아쳐가며 내려오긴 했는데.. 업체에서 저 나무에 있는 가지들도 나중에 다 정리해주더라. 그리고 저 나무에 되게 오래된 oriental bittersweet 덩쿨이 휘감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ㅋㅋㅋ 전문가들 눈에 엄청 거슬렸나봄 ㅋㅋㅋ 물어보지도 않고 알아서 자르고 떼고 다 박멸해버리심 ㅋㅋㅋㅋㅋㅋㅋ 서비스 죽인다
나무가 어느정도 높이까지 잘려지면 밑둥을 자르고 줄을 묶어 땅으로 넘어뜨리며 정리한다.
V자 나무 두개(같은 네개)를 다 잘라내고, 마지막으로 남은 소나무를 처리하기로 했다. 작년까지 나름 우리부부의 아웃도어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어 주었는데 (인도어 트리를 가질 수 없는 고양이 집사의 숙명 ㅠㅠ) 함께 장식하면서 나름의 추억도 만들었고, 너무너무 이쁘기도 하였으나... 일단 너무 빨리 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집 펜스를 자꾸 무너뜨리고...?! (가지가 그쪽으로 휘어 자라서) 그리고 장식을 달 수 없는 부분이 점점 늘어나서 반쪽짜리 트리가 되어버렸기에.. 제거하기로 결정.
크리스마스 지나고 한달이 넘도록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오너먼트를 계속 달아놨다가 ㅋㅋㅋ 계속 달아놓기엔 너무 민망한 시기가 되어 오너먼트를 모두 제거했었다. 근데 오너먼트를 끼운 상태에서 나무가 너무 자라버려서(??) 절대 빠지지 않는 하나가 남았다. 남편이 저거 보면서 무슨 마지막잎새냐면서 놀렸는데 ㅋㅋㅋㅋ
암튼 이 소나무를 자르게 되면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꾸역꾸역 저것까지 미리 제거해두었다. 나무 아닌게 슈레더에 들어가면 안될것같아 ㅋㅋㅋ 근데 이 소나무, 높이가 꽤 되어서 이것도 나무를 타고 잘라낼 줄 알았는데, 밑둥부분의 잔가지만 정리하고나서, 쿨하게 한번에 넘어뜨리더라??
유쾌상쾌 개통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핡핡할갛ㅋㅋㅋㅋㅋㅋ 저거 넘어갈때 완전 깔깔 웃음 ㅋㅋㅋ (미친여자라는 의심에 확신 한스푼 더하기..) 내가 나무 자르면서 너무 깔깔 웃고 행복하게 떠들어댔는지, 뒷집 주인 할머님이 ㅋㅋㅋ 갑자기 나를 부르셨다 (이때 이분 얼굴 처음봄) 그러면서 자기도 나무를 자르고 싶은데, 저 업체를 소개해달란다.
나는 !!!!!!!!!! 너무!!!!!!!!! 기뻤다네!!!!!!!!!!!
며칠전에 옆집 할머니랑 저 나무의 위험성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한 바, 내 돈 내고라도 잘라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스스로 잘라주시겠다고요..?! 그것도 나뭇가지만 잘라내는거 아니고 전부 다 자르신다고요?? 오예오예.. 이것이 바로 도랑치고 가재잡기 누이좋고 매부좋고 마당쓸고 돈줍고 님도보고 뽕도따고 손안대고 코푸는거 아니겠어요?
(저급한 속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나는 ENTP. 속마음은 이따가 남편한테 얘기하면 되고 "alright, There's the owner of this tree service. Shall I ask him to come here?"하고 사근사근하게 제안을 건넴. 그랬더니 그러라고 하심 ㅋㅋ 나는 다급하게 Gustavo(업체주인ㅋㅋ)를 불러제낌 ㅋㅋㅋㅋㅋㅋ
<Gustavo의 영업 현장>
저 대단한 남자는 어메이징한 영업스킬로 저 나무 자르기 영업에 성공했다. (내가 너무 기뻐하니깤ㅋㅋ 나중에 문자로 저 나무 언제 자르기로 했다고 날짜까지 알려줌)
아무튼 나는 마당에 나무가 다 사라졌고, 뒷마당 나무는 내 돈 안들이고 사라질 예정이고 그저 해피해피하다 이말입니다. (과연 그럴까... 글 마지막에 쿠키있음)
<나무 자르기 Before & After 비교샷>
아, 이 개방감. 이 햇살. 이 면적!!!!!!!!!! 농부는 행복합니다!!!!!!!!!!!!!!!!!!!!
뒷마당 나무 자를까말까 고민하시는 분들? 자르세요! 자르고 광명찾으세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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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잘랐지만 행복하지 않은 자 1 - 게으른 보농의 남편>
나는 아무 생각없이 Gustavo에게 "가는 길에 오늘 우리집에서 자른 나무 우드칩으로 만든거 쫌! 주고 갈래?"라고 말했다. 우드칩은 베드에 흙 대신 아래를 채우기도 좋고, mulch로 쓰기도 좋다고 해서... 진짜 아무생각없이. 그리고 나는 분명 some woodchips라고 했다... 그리고 어디 두면 되냐고 해서 음... 앞마당에?라고 별 생각없이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떠나고 난 뒤 앞마당에서 발견한 것.
저게 작아보이지요? 제 키만했습니다. 제 키 167이예요...
그리하여 나으 남편사마께서는... ㅋㅋㅋㅋ 이 날 저걸 본 순간부터 The five stage of grief를 차례대로 겪었다.
- Denial (부정): 아니 이거 우리쓰라고 두고 간거 아니지 않을까? 다시 가져가지 않을까?
- Anger (분노):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좀 달라고 했다고 한 트럭을 전부 쏟아놓고 가는 것들이 제정신이 박힌 것들이 맞아? 얘네 잘못 아냐? 전화해서 화내고 다시 가져가라고 하면 되지 않아?
- Bargaining (타협): 어.. 어디 필요한 사람들 없을까? 아님 다시 돈을 좀 주고 가져가라고 하면 가져가주지 않을까?
- Depression (우울): 나 저거 볼때마다 우울해... 착잡해..
- Acceptance (수용): 우울해하느니 퍼내서 없애자!!!!!!!!
퍼내서 응원하자!!!!!!!!
그리하여 말을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죄인인 나와 ㅋㅋㅋㅋ 이런 나와 결혼한 죄(?)인 남편은 외발이 수레로 이틀 내내 퍼담아 옮겨 뒷마당의 절반이상을 저걸로 멀칭할 수 있었답니다... ★ 지나는 이웃들마다 "우리집에 그것보다 큰 수레 있는데 빌려줄까ㅠㅠ?"하고 물어볼 정도로 안쓰러운 비주얼의 부부였음.. 우리 동네 사람들 나랑 남편 삽질하는것만 봐도 심심할일이 없을 주말이었다... ㅋㅋㅋ 우리 착한 남편이는... 이걸 다 퍼담아 옮기고 조용히 읊조렸다.. "생일선물.. 돈으로 나무 자르기만 해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노동이 따라오는거였어.. 사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 사랑해..
<나무를 잘랐지만 행복하지 않은 자 2 - 집(?)을 잃어버린 다람쥐쓰>
나무 자른 다음날 어벤져스 어셈블 포즈를 하고 내 데크 위에 앉아 한참을 야리던 다람쥐. 아무래도 자기 집을 왜 부쉈냐면서 항의하러 온 모양이다.
하하하. 너에게는 전혀 미안하지 않다. 어차피 우리 옆집에는 나무가 빼곡한 숲과 같은 뒷마당이 있고, 새 집 하나 구하는것은 일도 아닌 것을 안다. 그리고 너는 얼마전 내 토마토를 털어먹은 놈이겠지. 지금까지 우리집에 모기지 한톨 내지 않고 살았던 너에게 일말의 동정도 없다. 우리집에 살고 싶으면 렌트비를 내든가 모기지를 보태거라 ㅋㅋㅋㅋ
암튼 나무 자르기 잡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