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사은품으로 받은 씨앗이었다. 이삿짐에서 찾은 작은 지퍼백에 ‘리뷰 부탁드립니다’라고 써있는걸 보면 말이다. 찜통같은 이삿짐 컨테이너 안에서 4개월 넘게 있던건데 발아가 될까 싶었지만 밑져야 본전으로 뿌려보았다. (2월 23일)
싹은 2-3일만에 올라왔고, 발아율이 거의 100%인데 사은품 씨앗이라고 아끼지 않고 줄파종한 덕분에 밀도가 폭발이다. 눈물을 머금고(?) 솎아주다.
2월 28일
벌써 꽤 많이 자랐다. 남편이 그 앞을 지나다니며 ‘귀엽다’고 웃었다.
3월 2일
호시탐탐 배춧잎을 뜯어먹으려고 시도하는 녀석 때문에 수경재배기 아래로 피신시킴
사실 저 긴화분 말고 옆에 남는 포트에도 파종했었던 모양인데, 이름표를 안 꽂아두어서 한동안 저 새싹이 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뒤늦게 꽂은 이름표에 ‘뭐였지??’ 또는 ‘???’을 써놨더니 남편이 그걸 꽂는 의미가 뭐냐고 한소리했다는…
3월 14일
본잎이 조금씩 올라오고 우리집 배추승냥이가 노리기 시작한걸 보니.. 이것도 얼갈이 배추인듯.
3월 22일
10인치 화분을 사서 흙과 펄라이트를 채우고 얼갈이 배추를 옮겨심어주었다. 얘네는 안에서 쭉 길러 먹고, 작은 포트에서 기른건 좀 더 키워서 밖에다 심어줄 예정이다.
3월 24일
새 화분에서 잘 자라고 있는 녀석들과 창가에 피신시켜놓은 작은 포트 버전 아이들.
4월 4일
화분을 바깥 그린하우스로 옮겨줬는데, 실내 있을때보다야 춥겠지만 해를 잘 받아서 그런가 좀 더 튼튼해지는 느낌이다. 살아남으면 밭으로 옮겨줘야지.
4월 11일
가든베드로 옮겨주었다. 작년에 모아둔 낙엽과 garden straw를 깔고 위에다 organic soil을 부어준 뒤 화분 두개에 나눠져있던 얼갈이 배추들을 전부 옮겨심었다.
얼갈이 배추는 크게 자라는 종이 아니고 수확까지 오래걸리지 않을테니, 사이사이에 구억배추와 봄배추를 옮겨심어주어야겠다.
4월 13일
얼갈이 배추 씨앗을 한번 더 파종했었다. (3월 17일) 바깥에 있는 그린하우스에 내다놓고 햇살 쬐니 실내에서 키우던 1차 파종분에 비해 성장세가 빠르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앞서 얼갈이배추들 옮겨심어놓은 garden bed에 몽창 옮겨 심어주었다.
4월 15일
배추밭에 물주러 갔다가 뜬금없이 당근싹을 발견했다. 그로우백에 파종해두고 물관리 못해서 발아가 안된 danvers 126으로 추정.. 왜냐면 그로우백 안에 있던 흙을 여기다 냅다 갖다부었거든.. 하하 얼갈이 뽑고 나면 여기는 강제 당근밭이 되겠구먼
4월 19일
가든베드 만들때 organic soil이랑 낙엽 compost를 차곡차곡 채워주었더니 영양분이 넘쳐나는 모양이다. 여기로 옮겨준 얼갈이가 엄청나게 파릇파릇해졌다. 햇빛을 많이 받아 성장 속도도 빨라져서 곧 수확할 수 있을 거 같다.
얼갈이는 줄기에 가시 같은게 있어서 그런지, 달팽이들의 타겟이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아직 추워서 청벌레도 없어 농사 짓기 참 좋다.
4월 25일
저녁에 손님들이 오실 예정이라 얼갈이 겉절이를 하려고 제일 큰 얼갈이 배추 3개를 뽑아왔다. 아직 다 자라진 않았지만 야들야들하고 상큼해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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