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보스턴 게으른 농경일지

2024년 5월 24일 고라니의 습격 / 잡초대신 메리골드 / 크로커스 구근 캐기 / 잡초방지 매트 깔기

게으른보농 2024. 5. 2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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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온이 제법 따스하다. 밤기온도 안정적으로 두자리수를 기록중. 지금부터 10월 중순까지 바짝 5개월남짓이 이 곳에서 농사 지을 수 있는 시기의 극한이다. 이때는 장기여행도 자제하고, 매일매일 조금씩 밭일을 하면서 부지런을 떨어야한다. 올해는 작년대비 농작물과 꽃밭의 규모를 엄청 키웠기 때문에.. 모든 성패는 나의 부지런함에 달렸기에, 작년대비 두배 세배로 바쁘다. 


햇살이 패밀리룸 카펫을 따끈하게 달구는 아침 시간은 우리 고양이들의 최애 시간대이다. 오후엔 거실창문으로 해가 더 잘 들어서, 고양이들이 아침엔 여기, 오후엔 거실에 주로 누워있는 모양이다.

 

 

차례대로 카펫 위에 올라와 무늬인척 누워있다. 다시 태어나면 우리집 고양이로 환생한다는 사람이 한트럭인데, 새로 그런 얘기 들을때마다 항상 나는 '줄을 서시오'하고 말해준다. 

 

 

 

이렇게 햇살이 쨍한데, 저렇게 내가 베드 설치한 부분만 그늘이 진다. 이 시간에 유독 그렇다. 정오쯤 되면 해가 꼭대기에 떠서 나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쨍쨍 빛을 비춰주지만.. 이 아침 햇살이 저기 가서 닿으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생각한다. 방법은 우리 옆집 할머니가 뒷마당 숲을 거의 갈아엎는 수준으로 벌목해줘야하는데.. 앞마당 잔디만 소소하게 관리하시고, 뒷마당은 연세가 있어 거의 방치하시는 중인듯.  

 

딥딥 셰도우 ㅠㅠ
원망스러운 나무의 밀도...

 

 

먼산을 바라보며 우리 마당에 그늘이 지는것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그래도 뒷마당에 펜스가 둘러져있어서 사슴 같은 짐승 피해가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불길한 사각사각 소리에 발 밑을 보니... 

 

 

 

야 이눔시키야!!!!

 

본잎이 뿅뿅 나와 예쁘게 양팔을 들고 있던 작두콩 모종의 생장점을 똑!하고 따서는 콩잎을 사각사각 먹고 있는 녀석.. 아니.. 니가 고라니냐.....?! 펜스 쳐놓으면 뭐하냐.. 내가 키우고 있는 게 고라니 새끼인데.. 

 

 

야무지게도먹었다야..

 

맛이 좋은지 연신 입맛을 다시면서 콩잎을 계속 아련하게 쳐다본다. 콩잎을 고양이가 먹어도 되는지 모르겠어서 일단 뺏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콩잎 먹었다는 고양이 사례가 없어서, 유해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다 ㅠㅠ 

 

 

콩잎에 환장한다는 고라니 정보만 가득... 

 

 

혼을 낸다고 알아듣으면 그게 댕댕이지 고양이일까. 하지말라고 머리를 잡아 저쪽으로 밀어놨는데도, 또 여기로 돌아와 두번째 모종을 노린다. (맛이 정말 좋았나봐

 

두개는 안돼 이놈아!

 

 

 

 

 

 

콩 순지르기 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그게 작두콩도 해당인지.. 본잎이 나오자마자 이렇게 몽창 생장점이 잘려도 또 자라는지 모르겠다. 우선은 김고라니놈이 해먹은 한 주는 실내에 좀 더 두기로 하고, 두개는 얼른 베드에 내다 심기로 했다. 

 

 

고라니킥!

 

 

둘쨰놈 하는짓이 기가막혀서 점심메뉴는 콩국수로 결정. 왜냐면 콩국수 가루 이름이 무려 콩국이 기가막혀 II이기 때문 ㅋㅋㅋㅋㅋ (I은 본적도 없다). 예전에 엄마가 보내 주신건데 콩국수를 아주 즐겨먹진 않다보니 아직도 4봉이나 남았다. 한봉을 한그릇에 아낌없이 쏟아붓고, 진~하게 해먹었다. 

 

 

여기서 구할 수 있는것 중에는 아마존에서 파는 복만네(BMN)가 제일 리뷰가 좋다고 한다. 복만네랑 비교해보면 확실히 이게 더 진하고 구수한데, 아마존 입점 안해주려나.. ㅎㅎ 

 

 

 

오랜만에 런드리룸에 있는 벽장 정리를 했다. 거기서 발견한 나의 가드닝 앞치마. 예전에 Ella 보러 벤쿠버 놀러갔을때 기념으로 사왔던 것 같다. 밭을 돌아다니다보면 이것저것 필요한게 많은데, 매번 어디뒀는지 몰라 찾아다니는데 시간을 다 쓴다. 소소하게 필요한걸 보아 앞치마에 넣고 가드닝을 하니, 잃어버릴일 없어 편하고 좋더라. 다만 좀 더움..ㅋㅋㅋ

 

 

 

 

펜스 앞에 중국물망초 씨앗도 뿌리고, 해바라기도 씨앗을 깊숙히 심어놨는데, 아직 발아된 것들이 없다. 작년에 달러트리에서 단돈 1불에 산 petit yellow marigold를 한 5-6주 우체통 밑에 심어 키웠는데, 서리 내릴때까지 꽃이 계속 피고 지고를 반복해서 씨앗이 엄청나게 맺혔었다. 꽃이 마르면 꽃끝을 잡아 쏙 뽑으면 씨앗이 우수수 딸려나오는게 재밌어서 꽤 열심히 모았던듯. 그러다가 낙엽이 쌓이고 메리골드 씨앗 뽑기의 재미도 잃어 그냥 뒀더니, 남은 꽃들이 다 떨어져서 땅에 묻혔는지, 남아있던 자연발아 되고 있다.ㅋㅋㅋㅋㅋ 

 

메리골드가 발아되고 나니, 새싹도 예쁘고 주변에 잡초가 자라지 못할 정도로 빽뺵하게 잘 자라주더라. 펜스 앞에도 메리골드가 쫙- 심어져있으면 잡초보다야 보기 좋겠지 싶어 초반에 열심히 뽑아둔 메리골드 씨앗 봉지를 들고 집을 나섰다. 

 

 

양이 꽤 많음!

 

광발아고 나발이고, 살려면 살고 남을녀석은 남아서 발아되겠지 싶어서 그냥 호미로 땅을 긁고 씨앗을 마구마구 뿌려주었다. 씨앗이 가벼우니 바람이 불어 다 날아갈까 싶어 주변에 날린 흙을 발로 슥슥 긁어 대충 덮어주었다. 좀 날아가도.. 이렇게 많이 뿌렸으니, 올해 여기를 죄다 노랭이로 물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집 뒷마당은 흙을 파면 진짜 별게 다 나온다. 유리조각과 큰 돌멩이는 예사고, 오늘은 무려 숟가락이 나왔다. 옆집 펜스 밑으로 삐져나오고 있는 오리엔탈 비터스윗과의 환장의 투샷... 

 

 

 

 

늦겨울에 갑자기 피어난 크로커스. 자리를 기억해두려고 플라스틱병을 씌워놨었다. 크로커스는 잎이 완전히 마르고 병 안에 잡초가 차오르기에, 구근을 파내서 옮겨주기로 했다. 

 

 

 

원래대로면 좀 더 잎이 해를 잘 쬐게 해주고, 양분도 얹어주며 자구가 늘어나게끔 한 뒤 여름쯤 캐내는 게 베스트일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 아치를 활용하려면 잡초방지 매트를 추가로 깔아줘야해서.. 조금 이르지만 그냥 캐냈다. 살려면 살고, 말려면 말어라~

 

 

자구까지 생산했네 ㅋㅋ

 

 

왼쪽 자리에선 큰 모구 하나, 오른쪽 자리에선 쪼그맣게 생산된 4-5개의 자구를 발굴했다. 베드에 심기엔 자리가 없어서.. 은방울꽃을 심어둔 나무 아랫부분에다가 옮겨심어주었다. 

 

 

 

 

사프론의 원료가 되는것도 크로커스인데, 그건 가을에 꽃이 피는 종류란다. 매년 자구를 만들어서 번식해주면, 홈메이드 빠에야의 좋은 재료가 되어 줄텐데.. ㅎㅎㅎ 구근을 살까말까 엄청 고민중.. (보통 이러면 주문하더라고?!)

 

 

크로커스를 퍼내고, 아치 아랫부분에 잡초방지 매트를 깔아주었다. 늦은 오후엔 여기가 볕이 잘 들어서, 그로우백에 심긴 애들을 여기 좀 옮겨놓고 싶은데, 아랫부분이 죄다 잡초와 이끼라서 찜찜했던 차.. 

 

 

 

 

Professional grade & non-woven landscape fabric을 넉넉하게 사놨다고 생각했는데, 요거 밖에 안남아있네.. 크흡 ㅠㅠ 어쩔 수 없이, 예전에 쓰던 부직포 같이 생긴 걸 울며겨자먹기로 꺼내 깔아본다. 

 

 

 

이건 너무 얇고 잡초가 뚫고 자라기 좋은 소재라서.. 두겹으로 깔아주었다. 

 

 

 

 

아니 근데 이것도 동이 났네..? ㅠㅠ non woven fabric을 몇 롤 더 주문해야겠다. 이 번들번들한거 깐 부분에도 위에 다시 그걸로 덮어주어야지. 

 

 

여담인데, garden stake로 fabric을 고정하는데, 땅에 꽂아 넣을때마다 열에 두세번은 꼭 돌부리에 걸린다. 이 땅 밑엔 대체 큰 돌이 몇개나 묻혀있는걸까나... ㅠㅠ

 

 

뽑아보면 여지없이 이럼.

 

 

갑자기 날이 후끈해지니 겨우내 실내에서 어화둥둥 길러먹던 깻잎이 갑자기 뻗었다. 배수가 잘 안되는 garden soil을 채운 화분인데, 물을 너무 듬뿍 준 상태로 기온이 올라가니 뿌리부터 스턴된듯.. ㅋㅋㅋ 뭐 새로 만들어놓은 잎들깨 모종이 많으니 너 정도는 가도된단다 ㅋㅋ 

 

 

흙으로 돌아가거라

 

 

 

가든호스가 수압을 못이기고 조금씩 삐져나와서 물을 줄때마다 새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호스 끝부분을 끼워넣는것도 남편이 다시 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열을 가해서 호스랑 금속부분이 딱 붙을 수 있게 해야지.. 

 

그래도 병신같이 부채꼴모양으로 물을 뿌려대던거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임 ㅋㅋㅋㅋ 

 

 

 

이제 꽤 초록초록해진 앞마당. 오늘도 남편은 오며가며 잔디 얼마나 자랐나 보고 감 ㅋㅋㅋ 

 

 

 

Patch master를 뿌려준 곳에는 잔디가 막 dramatic하게 올라올 것 같았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다 ㅋㅋ 그냥 잔디 씨앗 촘촘하게 뿌리고, 멀치 같은거 열심히 덮어주는게 더 효과가 좋은 것 같음 ㅋㅋㅋ 

 

 

 

날이 더워 그런가, 아님 어제 비가 와서 그런가 네모필라가 한쪽으로 다 누워있다. 살살 찬물을 주면서 기운을 북돋아주었더니 오후쯤엔 고개를 들어줬으면. 

 

 

 

즐거운 소식~

드디어 찰스다윈 장미에도 꽃봉오리가 생겼다! 캬핡핡ㅋㅋㅋㅋㅋ 이제 허니문장미 꽃봉오리만 생겨주면 올해 장미꽃 다 볼 수 있는거 ♥ 진드기 퇴치도 살벌하게 해주고, 비료도 잘 챙겨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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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오리엔탈 비터스윗 덩굴들을 내다 버리고 나니, 펜스 안에 차곡차곡 쌓아둔 별목련 가지들이 거슬린다. 우선 전지가위로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가느다란 잔가지들부터 주가지에서 잘라내기로 했다. 

 

 

 

 

2번의 전지작업 후에 나름 앙상해진 주 가지. 잘라낸 잔가지들은 당연스레 비어있는 베드 안으로 투척. 이렇게 채우고도 아직도 채울 것들이 남아있다니. 

 

 

 

베드 뒤쪽으로 무성히 자라난 잡초들은 보이는 족족 뽑아서 잡초 방지 매트 위에 던져둔다. 씨앗이 맺힌거나 줄기에서 뿌리를 내리는 덩굴들은 garden waste로 버리고, 그냥 풀만 치렁치렁 자란 애들은 이렇게 말려서 베드 안으로 넣어준다. 베드 안에 음식물 찌꺼기 넣어주는거랑 비슷한 원리.

 

 

 

 

what's in gardener's apron? 앞치마에 넣어 하루종이 들고 다닌 것들이다. 요즘 모종들을 틈틈이 정식하는 중이라, 작물 이름표와 가든 마커가 필수다. 아, Garden Marker는 뭐냐면, UV와 빗물에 잘 지워지지 않는 펜이다. 일반 유성펜(aka 네임펜)도 빗물에 씻겨나가 지워지고, 햇빛을 쐬면 빛이 바래 사라져버리기에, 야외 가드닝엔 가든마커가 필수다. (그래서 지금 대파 모종들 뭐가 뭔지 구분 못하고 있는게 너무 많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구두솔처럼 생긴건 MIGardener에서 산건데, 손 씻을때 손톱 밑에, 아니면 손 주름 사이에 낀 흙을 씻어낼 때 아주 유용하다. 어릴때부터 손에 잔주름이 많았는데, 성질이 급해서 장갑도 안 끼고 맨손으로 흙을 파제끼다보니 주름 사이사이마다 온통 흙이 껴있다. 그걸 씻어내려고 물과 비누를 많이 쓰니 손도 더 거칠어 지는거 같고.. 그럴때 솔을 이용해서 벅벅 긁어주면 비누 많이 칠하지 않아도 엄청 깨끗하게 잘 씻긴다는 ㅎㅎ 

 

선글래스는 눈이 부셔서, 작은 모종삽은 민달팽이 새끼들 포박할때 쓴다. (손으로 만지기 싫어...)

 

 

 

오늘 정식한 모종은 Honeynut squash. 우리나라에서는 땅콩호박으로 부르는 Butternut squash의 한 종류인데, Squash bug들에게 내성이 있다고 해서, 이 품종으로 골랐다. 내가 자주 보는 가드닝 유튜버 Bre Ellis가 몇년째 키우는 품종이라며, 추천해줬음 ㅎㅎ 

 

 

 

중간에 흙이 좀 모자라서, 앞마당에 옮겨심으려고 가져다 둔 스위트피 화분 중간 흙을 끌어다 썼다. 

 

 

 

스위트피 화분에 지렁이 한마리가 보이길래, Honeynut 그로우백으로 이사시켜줌 ㅎㅎ 그로우백 안에서 올 한해 worm casting을 마구마구 생산해주렴 ㅎㅎㅎ 

 

 

 

수세미 모종이 3개 남아있어서, 얘네는 펜스 앞에 심어주기로 했다. 셋 중에 하나라도 잘 크면 펜스를 타고 뻗어나가게 유인할 예정이다. 

 

 

 

요즘 제일 예쁜 작물은 브로콜리. 대가 점점 굵어지면서 사이드슛이 나오는 중이다. 곁다리 사이드슛도 가만 두면 미니 브로콜리가 된다고 하니, 윗부분을 수확한 다음에도 대를 자르지 말아야겠다. 

 

 

 

 

김고라니의 습격에서 겨우 살려낸 백작두콩 2개는 미니밤호박/오이와 다른 콩들을 심은 베드에 예정대로 심었다. 지지대가 필요할 것 같아 trellis의 굵은 봉 양쪽에 바짝 붙여 심어주었다. 이름표로 아랫부분을 둘러싼 이유는.. 혹시나 cutworm이 올라와서 cantare bean 대를 끊어먹은것처럼 댕강 잘라먹을까봐. 백작두콩 절대지켜 ㅠㅠㅠㅠ

 

 

 

어제 꼬꼬마양배추를 수확한 자리에는 초당옥수수 싹들을 심었다. 모종이라 부르기엔 민망한 수준의 크기라서 싹이라고 불러본다. ㅎㅎㅎ 

 

 

 

쪽파베드에서 자라는 tonda di parigi 당근도 열심히 키를 키우는 중이다. 예전에 Viv가 당근 잎이 예쁘니, 당근을 키워보라고 추천했었는데 진짜 공감. 보면 볼수록 어쩜 잎이 이렇게 예쁘게 생겼나 싶다. 

 

 

 

메리골드를 흩뿌리고 나서, 봉지 안에 뭐가 남아있어서 꺼내보니 해바라기 씨앗이다. 작년에 그로우백에서 키워 겨우 꽃을 본 2주에서 채종을 해둔 것인듯....? ㅋㅋㅋㅋㅋ 

 

 

 

 

내가 언제 씨앗을 받아놨던가..ㅋㅋㅋ 안 믿긴다. 낯설다, 이런 나의 부지런함. 

 

네 선생님..

 

 

얘도 펜스 밑에 쪼롬히 뿌리고 잘 묻어주었다. 양이 꽤 많으니, 벌레나 다람쥐가 좀 공격하더라도 몇개는 살아남겠지?

 

 

 

 

메리골드와 해바라기, 수세미 모종을 옮겨심은 펜스에는 물을 이렇게 줍니다 ㅋㅋ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옆집의 울창한 나무들은 서로 부대끼면서 사락사락 소리를 낸다. 가드너가 아니었다면 참으로 로맨틱한 광경일텐데.. ㅋㅋ 쟤들을 보면서 나는 그저 그늘메이커들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ㅋㅋㅋ 그나마 사진 중앙에 보이는 나무가 죽은 나무라, 잎이 더이상 돋아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 집의 북쪽 벽에 갑자기 모르는 새싹들이 나기 시작했다. 은방울꽃인가 싶어 전문가이신 HJ언니에게 여쭤보니 은방울꽃 맞는거 같다 하심 ㅋㅋㅋㅋ 이웃집 경계에 은방울꽃이 꽤 많이 자라고 있는데, 펜스 아래로 넘어왔나보다. 그늘에서 잘 사는 애들이라 하니, 꽃이 피는걸 보고 제거할지, 옮겨심을지 결정해봐야겠다. ㅎㅎ 

 

 

 

분명 며칠전에 여기 잡초를 싹 한번 뽑아준거 같은데, 보스턴고사리와 이름모를 잡초들이 또 무성하다. 고사리는 포자로 번식하기도 하고, 오래되면 뿌리가 종근처럼 되어버려서, 제거가 어렵다. 마트에서 이거 돈주고 사는 사람들 볼때마다, 그거 사지말고 우리집에서 퍼가라고 하고 싶은 심정.. ㅋㅋ 

 

 

 

펜스 앞쪽에 웬 새싹이 뿅 올라와있길래 뽑았더니 또 밤이다. 이쯤되면 이쪽 펜스가 지난 가을에 다람쥐들이 밤을 숨기는 핫 플레이스였던듯.. 

 

 

 

별목련 가지를 정리하고, 그 옆에 쌓아뒀던 큰 박스들도 잘게 잘라 재활용 박스에 넣었다. 박스 정리하던 중에 발견한 왕민달팽이.. ㅋㅋㅋ 아직 봄이라 베드에서 발견되는 애들 사이즈는 다 코딱지만한데, 얘는 몇살짜리인지 몰라도 어어어엄청 크고 두꺼웠다. 암놈인지 수놈인지, 얘네가 무성생식을 하는지 어쩐지는 몰라도 살려두면 알 낳고 대대손손 우리집에서 번성할 기세라 미련없이 저승길 특급열차를 태워주었다. 

 

HJ언니의 말씀처럼, 달팽이는 all die.

 

 

잡초방지매트를 깔아둔 자리에 데크 위에 있던 그로우백들과 화분을 옮겨다놨다. 데크도 나무인지라, 그로우백처럼 축축한 게 같은 자리에 계속 올라가 있는게 별로 안 좋을 것 같아서. 

 

 

이 그늘을 어찌할꼬.

 

해가 쨍-하게 비치는 곳을 골라 그로우백을 옮겨줬는데, 세시간 지나니 또 그늘이다. 아무래도 차고에서 겨우내 모종 비추는데 썼던 outdoor grow light을 다시 꺼내와야 할 듯하다. 특히 빛이 많이 필요한 양파 베드 위쪽에 설치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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