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모험심이 넘치는 우리 아덜래미는 오늘도 뒷마당을 하염없이 쳐다보는중.
결국 방충망 열자마자 탈출해서 허브 플랜터 랙 뒤로 쑝 하고 들어갔다.
데크를 열심히 치워서 고양이들이 뛰어놀 수 있게 하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지만, 녹록치않다. 아직 데크 위가 좀 지져분하기도 하고.. 어제 비가 와서 축축하고 개미약도 쳐놓은 상태라서 아직 안됨.. ㅋㅋ 황급히 잡아서 안아들고 들어와 물티슈로 발바닥을 꼼꼼히 닦아주었다.
데크 위 작은 화분에서 피어난 아네모네가 너어어어어어어어무 예쁜데 지이이이이인짜 오래 피어있다. 정말 늦겨울에 밍기적대다가 제대로 화분에 심어주지 못한걸 너무너무 후회중이다.
Etsy에서 60개들이 20불에 파는 clearance sale을 발견하고 눈이 잠깐 뒤집어졌는데.. 아네모네는 zone 6에선 월동이 되지 않아서, 늦겨울/초봄에 내다심어야 한단다. 60개 심어 안에서 키우고 겨우내 물시중 들 생각하니 아득해서 겨우 포기할 수 있었다. (달리아로 충분해...)
쪽파와 마찬가지로 하나둘씩 쓰러지고 있던 I'itoi onion. 미국에서 쪽파 종구를 구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대용품으로 알려져있는 대파로, 쪽파처럼 여러개로 늘어나는 multiplying onion이라고 한다. 근데 왜 내건 하나도 안 늘어났을까 ㅋㅋㅋㅋㅋ 얘도 종구를 말려서 휴면기가 지난 다음에 심어주려고 전부 다 뽑았다.
Green stalk garden의 vertical planter에서 잘 자라고 있는 딸기들. 작년에 화분에서 키울땐 다람쥐가 올라가서 땅을 파기도 하고, 달팽이들이 쉽게 올라와서 딸기잎 뒤에 붙어있기도 했는데, 그런거 없이 너무나도 깔끔하게 크고 있다. 블프때 할인하는거 보고 샀는데 잘산템 중 하나.
일찌감치 알비료도 잘 챙겨줬더니, 작년보다 더 싱그럽게 잘 크는것 같다. 딸기 꽃이 마디마다 펑펑 솟아나고 있음.
다람쥐들과 칩멍크들이 극성이라, 딸기가 익고 달큰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하면 그들의 안위가 걱정이다. 이대로 그냥 두면 정작 내 입으로 들어가는건 몇개 없겠다 싶어서 작은 mesh 주머니를 사서 수정이 완료된 딸기에 보호막으로 씌워주었다.
치자꽃이 바깥에 나간 뒤 생기넘쳐보이는데, 실내에 있을때보다 꽃이 안핀다. 뭐가 문제인가 하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꽃봉오리째 누군가 갉아먹은 흔적이 있다. 이건 또 누구란 말이냐..
달래파는 이제서야 눕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달래파는 쪽파보다 1-2주 먼저 심어야한다는데, 어째 눕는건 쪽파보다 더 느리다 ㅋㅋ
I'itoi onion인줄 알고 샀지만 아니었던.. midwest multiplying onion. 얘는 분구를 매우 잘 해서 여러쪽으로 늘어난 상태다. 얘도 한두개씩 눕기 시작해서, 내일이나 모레쯤 뽑아줘야겠다고 생각 중.
대파들 아래 있는 새싹은 호박 종류인데, 신데렐라 호박과 마찬가지로 올해 할로윈/가을 데코레이션으로 쓰려고 심었다. 역시나 먹을 건 아니라서 옆에 있는 그냥 마당 땅에 뉘여 키울 생각. midwest onion 뽑고 나서 그 자리에 심어줘야겠다.
브로콜리는 full sun에 있었다면 더 잘 자랐을텐데 아쉽다. 내 뒷마당이 쨍쩅했다면 훨씬 가드닝이 신날텐데..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브로콜리는 full sun이었다가 part shade가 되어버린 비운의 땅에서도 어느정도 힘을 내고 있다.
펜넬 싹은 처음에 비실비실하더니, 깜찍한 본잎이 나온 후로는 당근인척하면서 잘 자란다 ㅋㅋ
Common chive도 꽤 좋은 기세로 나오는 중. 한번 잘라줘야겠다.
히비스커스 티와 청을 만들어먹겠다는 생각으로 심은 히비스커스 로젤. 1년생 허브라서 작은 포트묘에 심어뒀었다. 그런데처음 성장할때부터 큰 곳에서 키우는게 수확량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기에 얼른 분갈이해줬다.
이젠 아예 드러누워 시위중인 우리 아들램...
지난해까지 쓰고 셰드에 잘 넣어둔 그로우백 5갤런짜리를 꺼내서 남은 토마토 모종들도 마저 정식해줬다. 화분을 뒤집다가 손끝이 물컹해서 보니 민달팽이가 화분 아래 숨어있네.. 으읔 이런 느낌 너무 싫어
cherry tomato 종류인 Indigo rose. Botanical interests사에서 구매했다. 씨앗 학명 뒤에 PVP라고 붙어있는게 뭔가 싶어 찾아보니, Plant variety protection의 약자란다. 일종의 브리더 특허같은거라나.. ㅎㅎ
Semi-determinate이고 cherry tomato 종류라서 5갤런에 심음.
Pepper plant들은 대부분 3갤런에 심었는데, 이미 덩치가 너무 커진 다년생 고추들은 5갤런에 심었다. 벨페퍼(피망/파프리카)들도 일반 고추보다는 커지는 편이라 5갤런에 심음.
이 날 옮겨심은 벨페퍼 종류는 Lilac bell pepper. 보라색 과피가 예쁜 heirloom 품종이다. MI garderner에서 보고 사고 싶었는데 내내 품절이어서, true leaf market에서 산 듯.
쪽파를 뽑고 할라페뇨를 심었던 자리 앞에는 sweet supreme hybrid bell pepper를 옮겨심었다. 이 품종은 Burpee사 제품인데, 너무 예쁘게 생겨서 이번 burpee 카탈로그 여기저기에 사진이 자주 출현했었다. 그로우백에 따로 흙을 담는 것이 품이 많이 들어, 베드마다 빈틈을 찾아 고추와 토마토 모종을 쏙쏙 껴심는중.
강화순무/파바빈 사이 빈자리에는 두번째 라일락 벨페퍼 모종이 심어졌다.
올해 내가 가장 기대중인 토마토 Kayleigh Anne Tomato. 노란색 베이스에 검붉은 stripe 무늬가 인상적이다. 모종 하나는 완두콩 베드 한켠에 심겼다.
다글다글하게 달리기로 유명한 cherry tomato인 Super hybrid 100. 나눔할 생각으로 3주나 만들었는데, 여행 다녀온 뒤 유독 토마토들이 비실비실해져 있어서 제때 나눔을 못했다. 덕분에 나에게 3주나 있고요...?ㅋㅋㅋ
왇두콩들 사이에 walking onion 뽑아낸 자리에 심었다. 왼쪽엔 jimmy nardello, 오른쪽엔 indigo rose tomato.
왇두콩은 줄을 묶어주면 줄을 따라 자랄 줄 알았더니, 하늘 위로 솟구치면서 자란다. 식물이니까 당연히 중력 반대방향으로 줄기를 뻗겠지만.. 꺼벙하게 너네끼리 손잡고 얽히지 말고 옆에 있는 줄을 좀 잡아보렴..
스위트피/아스터/한련화가 심어진 옆 베드엔 black beauty tomato 를 심어주었다. 이미 그로우백에서 자라고 있는게 있어서 얘는 보식용이었는데.. 꽤 잘 자라서 ㅋㅋㅋ 그냥 심어주기로.
아욱 새싹들도 쪽파/아게라텀/tonda di parigi 당근 사이에 쑉쑉 심어주었다.
뽑아서 말리는 중인 쪽파 종구. 중간에 살짝 비를 맞았지만 반나절 해를 쬐고 나니 금새 바짝 말랐다. 초록부분이 말리 떨어지면 양파망에 담아 포치 아래 걸어놓아야겠다.
양파 베드 옆에 조금 남은 자리에는 long purple 가지 모종을 심어주었다. 물을 게을리 줘서 떡잎이 말라서 떼주고 나니 애가 좀 휑하네 ㅋㅋ
지난해 뉴욕에 있는 널서리에서 배송받아 키운 양하(myoga)는 차고에서 싹을 틔운 후 겨울을 잘 이겨냈다. 반그늘을 좋아하는 생강과 채소니까 소나무 그늘 아래로 옮겨주었다.
뒷마당 shade 부분의 밝기가 채소들에게 충분한지 모르곘어서 light meter를 꺼내 여기저기 측정해보고 있다. 결국 모자란다고 결론이 나면.. 차고에 걸어둔 grow light들을 베드 위에 설치해야겠다.
하루종일 나가있었더니 고양이들이 아주 불만이다. 어쩜 이리 judgmental 할까나..
남편과 오랜만에 K-BBQ night을 하기로했다. 우리 방앗간인 고깃집으로 나서는 길, 코랄참 작약이 너무 예쁘게 피어서 사진을 안 찍을 수 업었다.
고깃집에서는 .. 엔트리로 육회를 조진 후, 열심히 먹느라 뒤로 사진이 없다 ㅋㅋㅋ
배 부르게 고기를 먹고 기분 좋게 집에 돌아왔는데, 앞마당에 토끼가 뛰어논다. 내 달리아를 갉아먹을까 걱정되어서 매의 눈을 뜨고 다가갔더니 황급히 도망가는 녀석
다행히 꽃 모종들은 멀쩡하다. 뉴저지는 사슴이 너무 많아서, 이런 가드닝은 꿈도 못 꾼단다. (작약이랑 수선화 빼고는 사슴이 전부 와서 먹어치운다나...)
수국은 이제 꽃눈이 올라오는 중이다. 올해도 작년처럼 꺳잎수국만 잔뜩 볼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마무리 여담.
요즘 ebook으로 읽고 있는 책. 야생의 식탁이다. 스코틀랜드의 수렵채집인(forager)이자 야생 음식 전문가(wild food expert)인 Mo Wilde가 1년동안 수렵채집, 물물교환한 것만 먹고 생활한 내용을 적은 수기이다. 농사도 전혀 짓지 않고, 어떠한 grocery shopping도 없이 (올리브유만 제외) 스코틀랜드의 들판과 해변을 거닐면서 음식거리를 구한다.
꽤 재밌는데, 원서로 볼걸 하고 후회했다. 억지로 우리말로 번역해놓은 식물과 버섯 이름들이 너무 어색하다. 특히 자꾸만 '어수리'로 번역되는 식물의 원래 이름이 뭔지 너무 궁금하다.. 어수리는 한국 주변이 원산지라서 말이지; 표지 일러스트가 한국판이 더 예뻐서 한국판을 샀는데, 안에는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가 전부라 좀 속은 기분. 사진도 거의 없어서 그냥 줄글만 읽어야 하는 페이지가 더 많다. 도파민과 숏폼에 중독된 요즘 나에게 좀 고문이지만, 어쩌면 좋은 처방일지도.
그럼 이건 사서 읽어볼만한 책인가? 그건 아니다. 저자의 배경에 따라 자연 최고! 야생 최고! 이런 느낌이라 현대문명에 비판적이면서, 현대의학도 종종 부정하는 듯한 말을 해서 나는 종종 불편하다. 도시농부인 나에게 수렵 채집하는 이야기는 아주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고..
그래도 소소하게 읽을거리 정도는 된다. 특히 저자의 한국산 호미 예찬 부분이 흥미로웠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