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보스턴 게으른 농경일지

2024년 6월 1-3일 꽃들에게 희망을 / 드디어 마늘쫑 출현! / Patio Peach Bonanza 구입 / 코랄선셋 작약 개화 / 로알드 달 장미 개화 / TJ maxx 가든용품 쇼핑 / 카쳐 프레셔워셔 개시 / 야외용 Grow light 설치하기 / Salpiglossis 개화

게으른보농 2024. 6. 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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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여느때와 같이 남편을 배웅하러 앞마당에 나갔는데, 산책하는 사람이 이어폰을 빼고는 "Your garden looks beautiful! I've always wanted to tell you."라고 했다. 나와 남편은 반달눈을 장착하고 "Ooooh thank you so much!"라고 했다. 남편은 예의상, 나는 진심으로 ㅎㅎ
 
하루종일 가드너의 기분을 좋게 하는 방법. 아침부터 그 사람의 정원을 칭찬해줘라! (진짜 잘하면 보증도 서줄지돜ㅋㅋ)
 
 
네모필라는 절정에 이르렀고, 한 보름정도는 계속 피고 지고를 반복할 것 같다. 채종을 해보고 싶은데 아직 씨가 맺힌 씨방이 어떻게 생긴지 몰라 헤매는 중이다. 옆집 할머니가 주신 플록스는 월동을 무사히 해내고 원래 화분에 심겨져있을때보다 더 진하고 풍성하게 피어났다. 옆집 할머니 할아버지(남매시다)가 오셨을때 "You see the flower with dark pink petals? It was in your gift! They successfully overwintered."라고 알려드렸다. 그랬더니 엄청 좋아하시면서 ㅋㅋ 너 완전 그린떰이라며 ㅋㅋㅋ 거기 화분에 있던 크로톤도 실내에서 잘 살고 있댔더니 두배로 좋아하심 ㅎㅎ (크로톤은 물론 Viv가 살려놓은거나 다름없음.)
 

 
 
플록스, 또는 패랭이꽃은 알아서 월동한거고, 다른건 내가 파종해서 옮겨심은건데, 아래 오른쪽 사진의 금영화 (aka California poppy)는 내가 심은게 아니라 놀랍다. 작년에 나눔받아 이 자리에 뿌려놓고 키웠지만 딱히 채종을 하거나 하진 않았는데.. Self-sow의 결과물로 꿋꿋이 피어났다. 얼마나 예쁘고 기특한지!
 

 
 
클로즈업해서 보면 안 예쁜 꽃이 없지만, 멀리서 보면 전부 꽃 크기가 잘아서 약간 점묘화 같은 느낌이 ㅋㅋㅋ 얼른 대륜종들이 피어줬으면. 내년엔 대륜종과 자잘한 꽃들이 같은 시기에 필 수 있게 육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잡초밭이던 곳을 이정도면 꽃밭으로 잘 바꿔놓지 않았나?ㅋㅋㅋ

 
 
옆마당의 마늘들은 잘 자라는 중이다. 마늘쫑이 언제생기나 오매불망 기다리던 차, 오늘 드디어 마늘쫑 발견!!!!!! 이제 5주 이내에 수확할 수 있겠구나 +_+ 마늘밭이 비면 이 자리에 참깨, 들깨 등등을 키워야지. 
 

 
 
마늘쫑 뽑는게 너무너무 재밌다고 들어서 엄청 기대중이었는데, 처음 시도해본 마늘쫑 뽑기는 대 실패였다. 중간에 뚝뚝 끊어져서 끝까지 쏘옥하고 뽑히는 재미가 없었음 ㅠㅠㅠ 
 

 
유튭 보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 마늘쫑 뽑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마늘쫑 성공적으로 뽑는 방법>
1. 일단 더 길이가 길어질때까지 기다릴 것
2. 검지와 엄지를 마늘쫑이 자라난 가장 아랫부분에 위치하도록 잡는다. 나머지 손바닥 부분 전체는 마늘쫑의 남은 부분을 전반적으로 지긋이 감싸듯 눌러 잡는다. 
3. 뽑는 속도를 빠르게 하지 말고, 천천히 정속으로 끝까지 뽑는다고 생각하고 당긴다. 
 
다음에 자라는 마늘쫑들은 꼭 성공적으로 길게 뽑아서 반찬해먹을테야. 
 
 
 
마늘 베드 곁다리에서 자라던 대파 중 하나는 꽃대를 올렸다. 
 

채종해봤자 F1씨앗일텐데 ㅋㅋ 그냥 꽃보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한다.

 
 

마늘베드에서 자란 꺼벙이는 신나게 키가 커져있다.

 
 
 
앞마당에 개화한 코랄 참(Coral Charm) 작약은 아침이면 피어나고 저녁이면 다시 오므려지더라. 꽃 색감이 얼마나 오묘하고 예쁜지 이미 펴있던걸 아는 나도 몇번이나 걸음을 멈추고 다시 사진을 찍게된다. 쭉 잘 커서 내년에는 꽃대가 여러개 올라오면 좋겠다. 
 

 

 

핑크작약도 이젠 개화하기 시작했다. 알리움이 먼저 피긴 했지만, 꽃이 피고 비를 맞으면 급 시들해져버리는 작약 특성상.. 비가림을 따로 해주지 않으면 아마 알리움이 더 오래 펴있을 것 같다. 

 

 
 

동글이 옆에 동글이

 

아직 알리움 개별 꽃봉오리들은 열리지 않은 상태

 
 
홈디포에서 주문한 흙이 왔다. 이건 한 봉지에 2 cu ft. 타겟에서 주문한 back to the roots 봉지의 2배 분량이다. 그런데 얘는 질감이 타겟 흙에 비해 좀 뭉쳐있달까.. 타겟 흙은 좀 퍼석퍼석하고 잘 퍼지는 편이고, 이건 좀 manure 느낌의 질감과 냄새가 있다. 
 

 
 
고추, 가지와 쑥갓을 심어둔 베드의 빈 곳을 이 흙으로 마저 채웠다. 
 

확실히 좀 떡져있음 ㅋㅋㅋ

 
 
베드를 다 채우고 나니 마음이 든든하다. 해는 내 마음만큼 잘 들어주지 않지만 작년에도 무사히 고추를 수확했으므로.. 여기서도 잘 커주길 바란다. 흙을 채운 다른 켠에는 김장고추 중에 heirloom 품종이라고 나눔받은 것들을 심어주었다. 중간에는 다른 고추 하나(뭐였지?), rosita eggplant 하나를 심어주었다. 
 

 
 

Rosita도 Baker Creek.

 
 
새 흙이 온 기념으로 남은 모종들도 마저 그로우백에 옮겨 심어주기로 했다. 셰드에 쳐박아둔 그로우백을 꺼내보니 몇개가 구멍이 나있었다. 초봄에 셰드 청소할때 안에서 쥐 시체가 하나 나왔는데, 아마도 그 녀석 또는 그 녀석 친구의 소행인가보다. 먹을것도 없는 그로우백은 왜 이렇게 갉아놓았느냐... ㅋㅋㅋ
 

흑사병 걸릴까봐 얘네는 버림ㅋㅋㅋ

 
 
미뤄뒀던 무화과(fignomenal)도 분갈이 해주고, 작은 화분에서 꿋꿋이 잘 자라준 2023 파드론 페퍼와 2022 AT신호탄(김장고추)도 그로우백으로 이사시켜주었다. 
 

 
 
고추가 원래 다년생인데, 우리나라 겨울이 혹독해서 1년생으로 키운다는 말을 듣고, 실내로 겨울에 들여가며 다년생으로 키우는 중. 좋은 점은 모종에서부터 키우는거 보다 수확이 빠르다는 점. 근데 케이님 말씀으로는 괜히 전문농가에서 매년 씨앗부터 모종 내서 수확하는 게 아니라고.. 노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심ㅋㅋ 그러나 내가 과연 그 차이를 알 수 있을것인가?! ㅋㅋㅋㅋㅋ
 

파드론페퍼 너무 잘 컸음...!!!

 


6월 2일
복숭아 나무 하나가 있음 좋겠다, 좋겠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Fast growing tree에서 눈여겨본 Bonanza Peach Tree가 memorial day 기념? 시즌 마지막 떨이 개념으로 엄청 할인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다른데랑 달리 하나만 사도 무료 배송 + 이벤트로 1년동안 워런티가 무료 제공되길래 얼른 주문했다. 
 

무슨 주머니 안에 넣어 배송이 옴ㅋㅋㅋㅋ

 
 
일단 쟤는 숨 좀 돌리라고 물을 조금 뿌려준 다음 반그늘에 옮겨주었다. 너무 오자마자 분갈이하고 땡볕에 내놓으면 바로 뻗을 것 같아서 ㅋㅋㅋ 
 
 
 
내가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는 (대체 그런게 몇개냐) Purple beauty bell pepper. 이미 수정된 어린 열매가 몇개 달려있어서 금방 수확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오늘 가서 보니 그게 몽창 다 썰려나가있다. 이것도 민달팽이 놈들 짓인가?! 
 

죽일거다.

 
나는 가끔 꿈속에서도 민달팽이랑 싸운다. 그만큼 원한이 깊다. 빛도 부족한 뒷마당에서 뭐 좀 열심히 키워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가드너의 소중한 채소를 어찌 이리 다 씹어발긴단 말인가. 바닥에 쌔고 쌘 잡초 잎은 건들지도 않으면서 어째 내가 애지중지하는것부터 골라 맛보는건지.. 하하.. 나는 결국 민달팽이 죽이는 약의 모든 기전을 다 공부해버렸고, 이제부터 너네를 죽이는 갖은 방법을 차례대로 다 시도할 것이란다... 다 주거쒀 이쒸 (테이큰 I'll find you and I'll kill you 짤 주세요) 
 
 
 
우리의 또다른 옆집이자, 우리집에 자꾸만 oriental bitter sweet을 넘어오게 만드는 집이면서, 개나리와 라일락 등 별별 셀프삽목-friendly 나무를 다 키우는 집은 professional landscaping company가 매주 또는 격주로 방문해서 마당을 관리한다. 그런데도 우리집과의 경계에 있는 부분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정리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상태임..

 
엄밀히 말하면 쟤네 땅인데 우리 driveway로 넘어오는 잡초와 이상한 vine들, 나뭇가지들이 너무 많아서 결국은 뽑고 자르면서 정리하는건 우리임.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집과의 경계쪽에 비싸고 예쁜 꽃들을 많이 심어뒀는데, 저쪽 집에선 이쪽으로 오지도 않고 보지도 않는다 ㅋㅋ 우리집 땅으로 번진 애들은 뽑아서 옮겨심을까보다. 
 

아이리스도 자라는 중. 옆에 보면 피오니도 있음.

 
 
우리집 앞마당 베드에서 어화둥둥 잘 크고 있는 뉴비 작약들. 오늘보디 코랄선셋(coral sunset)도 개화했다! 코랄참(Coral charm)보다 더 진하고, 쨍-한 색감이다. 
 

 
 
 
 
앞마당 잔디사이에서 나온 의문의 박과 새싹은 남편이 잔디를 깎으면서 운명을 달리하였다. 결국 이게 오이였는지 호박이었는지는 알길이 없어짐 ㅎㅎ 
 

너도 극락왕생하렴..

 
 
내가 자꾸 뭐 죽이거나(달팽이) 도로에서 죽은거(라쿤이나 다람쥐) 볼때마다 '극락왕생하렴..'이러면 ㅋㅋㅋ 남편이 자꾸 ㅋㅋㅋㅋㅋㅋ 당황하며 "너... 마리아 아냐...?"하고 묻는다 ㅋㅋㅋㅋㅋㅋ 응.. 나 마리아 맞지.. 근데 지금은 다 상관없다구 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 뭐 자꾸 고장날땐 미니장독에 햅쌀 담아 성주단지도 만들고 ㅋㅋㅋ 크리스마스엔 성당가고 하버드 대학에 법륜스님 강의도 들으러 가고 ㅋㅋㅋ 짬뽕임ㅋㅋㅋㅋㅋㅋㅋㅋ (잘해주는 편 내편)
 
 
 
그런 의미에서 복숭아 나무 집에 심으면 안된다는 미신 정말 많이 봤음. (이런거 믿지는 않지만 찾아보는거 좋아함ㅋㅋㅋ)
 
사대부가에서는 여인의 정절을 중시해서;; 도화살을 불러일으키는 복숭아 나무를 집에 심지 않는다나? 근데 우리는 사대부 아니니까 패스. 뭐 그리고 조상덕 볼 일이 있는 집은 제사 지낼때 조상 귀신이 오다가 복숭아 나무 땜에 집에 못들어와서 큰일난다고 안 심는다나...? 근데 뭐 난 제사 안 지내니까 패스 ㅋㅋㅋ 
 
풍수지리에서는 목(木)이 부족한 사람들은 동쪽에 복숭아 나무나 느티?나무를 심어서 그 기운을 북돋는다고 한다. 나는 수가, 남편은 금이 많으니 목이 부족?한거겠지?? (맘대로 해석하기) 복숭아 나무 동쪽에 두지뭐 ㅋㅋㅋㅋ 
 

우여곡절끝에 정당화가 끝난 복숭아 나무를 7갤런 그로우백에 옮겨심었다.
어제보다 좀 잎이 뿅뿅 살아난거 같기도 하고.

 



6월 3일
 
나는 아침에 눈을 뜨고도 이불 속에서 좀 밍기적대는 편인데, 득달같이 내 기상을 눈치챈 딸래미가 와서 간식 내놓으라고 채근하기 시작했다. 루틴의 여왕.. 눈치주기 세계 챔피언이다. 너는 중성화해서 다행이지; 너한테 며느리 있었으면 진짜 걔 너무 힘들었을거야.. 
 

 

 

 

온갖 유교사상과 미신을 이겨낸 우리집 새 식구 복숭아 나무. 이름은 보난~자~ ㅋㅋㅋ 오늘은 잎들이 좀 더 올라온 것 같다. 물 많이 먹고 얼른 힘내서 쁑쁑 자라주렴 (금자씨 톤으로 읽지 말것)

 

 

 

애호박을 심어둔 그로우백 옆에 Scabiosa Ritz Blue 모종 두개를 같이 심어놨는데, 오늘 보니 스카비오사만 파 뒤집어져있다. 지피펠렛 부분이 뜯겨져있는걸로 보아.. 다람쥐가 뭐가 있는줄 알고 파봤나보다. 그만좀 해라 이 부지런한 칩멍이들아.

 

흑흑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마늘밭에 혼자 자라던 보리인지 밀인지 모를 것도 벌레한테 털린 모양이다. 이삭들이 삐죽삐죽 나와있는것이.. 병해충을 끌어들일 것 같아서 냅다 뽑아 내던져놓음 ㅋㅋ 그리하여 인삼밭에 고구마였을지도 모르는 이종의 삶은 끝이 났다 ㅋㅋ 

 

 

 

다른 마늘 줄기에서도 마늘쫑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조금 더 자라길 기다려서 한번에 쪽쪽 뽑아내야겠다. 

 

 

 

마늘을 옆마당에 심어둬서 다행이지, 마늘쫑 보일때마다 핡핡대고 다녀서 ㅋㅋ 앞마당에 있었다면 동네 사람들한테 저기 변태 있다고 신고당했을지도 모른다.. 

 

 

 

 

 

칼솟/샐서피/샐러리 베드에 저절로 자라난 호박은 본잎이 나오기 무섭게 더 커지고 있다. 덩굴성 호박이었다면 이쯤 되어 덩굴손이 나왔을 법 한테, 키는 커지지 않고 그 주변에서 본잎만 계속 나오는 것이.. 아무래도 쥬키니 같다. 

 

 

 

심지어 작년엔 쥬키니 재배에 실패했었는데.. 이렇게 혼자 나와서 큰다고? 게다가.. 옆에 애지중지 파종해서 옮겨심어둔 다른 호박들보다 더 잎색이 짙고 크다. 줄기도 더 굵고 튼튼한 것 같아 허탈하다 ㅋㅋㅋ 

 

 

 

미나리는 월동이 안되는 줄 알았는데, 작은 화분에서도 무사히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난 애들. 식물은 역시 월동하고 나면 더 튼튼하고 에너제틱하다. 조금만 더 자라면 수확해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길이가 될 듯하다. 빛을 많이 받는 쪽으로 옮겨주고, 비료도 더 챙겨줘야겠다. 

 

미나리 삼겹살 D-14

 

 

로알드 달 장미가 개화했다!!!!!!!!!!!!!!!!!!!!!!!!!!!!!!!!!!!!!!!!!!!!!!!!!!!!!!

제일 먼저 필 줄은 알았지만 오늘 필 줄은 몰랐는데?! 핳하핳ㅎ 반가워 로알드 달씨 나는 게으른보농이라고 해애앵애 ㅋㅋㅋㅋㅋㅋ (미친)

 

 

열심히 진딧물 잡아준 보람있네 ㅠㅠㅠㅠㅠㅠ 넘 예쁘다 겹장미 옅은 크림오렌지색.. 

 

 

로알드 달 장미를 보고 기뻐하다가 뒤를 돌았더니 핑크 작약들도 모조리 개화시작...!

 

하 탐스럽고 예쁘도다

 

 

오늘도 코랄 선셋은 쨍-하니 예쁘고 ㅎㅎ 

 

 

 

코랄참이랑 비교해보면 색감이 훨씬 진한걸 알 수 있다. 중간에 있는 흰색 작약은 언제쯤 펴줄런지 ㅎㅎ 

 

 

 

꽃밭을 보니 얼핏 보랏빛 역삼각형이 보여서 자세히 보니 Salpiglossis 꽃봉오리였다. 미안하게도 모종 상태로 이리저리 옮겨심어졌다가, 땅에 정식해주고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쓴 상태라 몰골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꽃은 피는구나. 색감이 우리 엄마 좋아하실 진 보라색이라 예쁘다. 

 

 

 

홀로 피어있던 블랙아이드수잔, 루드베키아 옆에서 2호가 피려고 하고 있다. 

 

 

 

플록스/패랭이꽃 없었으면 어쩔뻔 했나? 넘 예쁘다. 올해가 가면 포기 나누기를 해줘야겠다. 

 

 

 

아침부터 AAA에 볼일이 있어서 외출했다. 오랜만에 나가는 집순이는 나간 김에 모든걸 해결한다 이말이야.. 내친김에 AAA 옆에 있는 TJ maxx 구경 시작. 

 

넘 귀여운 야외용 쿨러.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집었다가 내려놓고 집었다가 '예쁜 쓰레기야...'하면서 내려놓길 반복했다가..  결국 방앗간인 가든용품 코너로 향한다.

 

Bird friendly & Pollinator friendly garden을 꿈꾸는 나, 정원에 bird bath를 늘 설치하고 싶었다. 아마존에서 파는건 정말 왜 만드는지 모를.. 지구에 미안한 디자인의 제품들 뿐이라 주저하던 중이었다. 내가 바라는건 인스타 릴스에서 자주 보이는 세라믹 bird bath와 그 안에 solar panel로 충전되는 분수를 띄워 놓은 그림이었다. 그런의미에서 오늘 TJ maxx 가기로 한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 

 

농협은행 Bird bath...

 

 

solar panel로 충전되는 분수가 6인치/16cm인데, 여기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 눈대중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나는 크기 감각을 잘 모르는데 (결혼준비할때 Viv가 다 해줬었음ㅋㅋㅋㅋ) 더군다나 metric system도 아니니 정말 환장할 따름ㅋㅋㅋ 결국 나는 아이폰 measure 앱을 꺼내 제품의 치수를 다 재보았음 ㅋㅋ

 

충분히 들어가겠군!!!

 

 

데크 위에 올려둔 화분에서 계속 물이 흘러 나와 고여 있는게 싫어서, 야외에 둘 수 있는 철제 화분 스탠드도 찾고 있었는데, TJ maxx에서 하나에 7불에 파는걸 발견! 조금 더 큰 사이즈는 12불 얼마였는데.. 그것도 사고 싶었지만 오늘은 우버 타고 왔다갔다해야하니 포기. 작은 사이즈가 좋다 싶으면 남편을 꼬셔서 다시 가야겠다. 

 

우버에 이렇게 이고지고 넣어서 왔음 ㅋㅋ

 

 

집에 와서 화분 받침대를 꺼내보니, 사이즈도 딱맞고 높이도 적절하다. 아무래도 큰 사이즈 받침대도 사러가야겠다. 후후

 

안정적이야

 

 

달래파가 눕기 시작했으니 더 기다리지 않고 뽑기로 했다. 너무 일찍 뽑나.. 싶었지만 잎이 다 누울때까지 기다리면 잎이 다 끊어져서 뽑기 힘들어질 것 같아 그냥 뽑음 ㅋㅋㅋ 

 

종구 크기는 대만족!
하나 심었는데 여섯개가 되는 기적
그대로 말라라

 

달래파 뽑은 자리에는 프렌치 카네이션 싹들을 심어주었다. 모종 트레이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애들이라 root bound 장난 아님.. ㅋㅋㅋ 

 

무사히 꽃이 피어다오 ㅎㅎ

 

지피펠렛에 파종했던 카네이션들은 전부 leggy 해져서 버렸는데, 트레이에서 grow light을 엄청 쎄게 쐬어준 애들은 잘 자랐다. 카네이션을 다시 키울땐 last frost date 4주전쯤 강한 빛 아래서 모종을 내야겠다. 

 

 

곁다리 남는 자리엔 아마도 미쓰바일듯한 참나물 모종을 심어주고, 옆에는 참비름을 옮겨주었다. 

 

 

 

Walking onion 주아들은 아주 자기들끼리 행위예술 중이다. 올해는 서두르지말고, 주아들이 어미 줄기에서 최대한 영양분을 끌어당겨 커진 다음에 수확해야겠다. 

 

 

 

기온이 점점 더 올라가서 이젠 더울 지경이다. 브로콜리들도 기온에 맞춰서 뿌에에엥 하고 꽃대를 더 길게 올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젠 끝물인듯 싶다. 내년에는 수확시기를 좀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도록, 모종을 먼저 내고 밖에도 3월중에 내다 심어야겠다. 

 

브로콜리 2차 수확

 

오늘의 수확샷 (harvest of the day!)

 

 

 

비주얼은 브로콜리니 같지만, 엄연히 브로콜리다. 올리브유에 마늘 넣고 칠리플레이크와 함께 달달 볶아 먹으니 식감도 아삭아삭하고, 풍미도 마켓에서 사다 먹는것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다. Farm to table이야말로 직접 농사 짓는 사람의 특권이지 ㅎㅎ 

 

 

 

외대파의 일종인듯한 Tokyo Bunching Red onion. 트레이에 잔뜩 씨앗을 뿌리고 싹난 모종 한칸씩 베드에 퍽퍽 옮겨심어줬더니 자기들끼리 경쟁하면서도 꽤 튼실하게 자랐다. 일찌감치 솎아주었다면 더 굵게 자랐을테지만 내가 파 생산이 아쉬운 사람은 아니라섴ㅋㅋㅋㅋ 그냥 오오오오래 키울 생각으로 냅뒀음. 

 

 

 

한뭉텅이씩 뽑아서 midwest multiplying onion 뽑은 자리에 옮겨심어주었다. 

 

굵기는 아직 이 정도

 

그래도 모종 줄기가 좀 남아서, 고추 모종 사이사이에 심어주었다. 얘네는 자리 차지도 크게 하지 않으니 키가 커진 고추나 가지들 사이에서도 잘 자라주겠지. 

 

 

 

프로개 챌린지 페페론치노 키우기에 삘받아 키우기 시작한 Bird-eye Chili. 얘도 2023년생이다. 다른 고추 품종들과 달리 작은 고추가 하늘쪽으로 자라서 한국에선 하늘고추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작년에 어찌나 열매를 많이 달았는지, 열리는 족족 수확해 생으로 잘 먹었다. 이후 말려둔 것들도 있는데, 그 양이 너무 많아서 아직도 우리집 부엌에서 파스타와 감바스 알 아히요의 매운맛을 책임지고 있다. 

 

옆에는 애플수박 두개

 

수국/알리움/작약이 심어진 베드에 아직 튤립, 히아신스, 크로커스 구근들이 심겨있다. 구근에 자구가 생기길 바라면서 잎이 다 마를때까지 열심히 물과 비료를 챙겨주었다. 몇몇 구근들은 이미 잎과 줄기가 바짝 말라버려서 얼른 파내줘야 할 것 같다. 

 

 

 

우리집의 메인 플라워베드인만큼, 여기는 아껴둔 달리아 모종들을 심어줄 예정. (아껴뒀다기보단.. 심을데가 없어서 끝끝내 밀린 mignon mix 달리아 ㅋㅋㅋㅋ) 

 

 

 

바깥이 너무 더워 잠깐 숨을 돌리러 들어왔는데, 아들래미가 너무 편안하게 자고 있어서 조금 심술이 났따 ㅋㅋㅋ 헛웃음을 픽하고 내뱉으니 잘 자다가 갑자기 놀라서 깨는녀석. 괜히 미안하다. 

 

 

더 자, 더 자. 잘 먹고 잘 자는게 네 일이야. 하고 뽀뽀 쪽 해준다음 토닥토닥 했더니 금방 또 코골면서 잘 잔다. 역시 좀 얄미워... ㅋㅋ 

 

 

해가 넘어간 오후. 불현듯 마당 셰드 뒤쪽 펜스 근처 구석탱이에 눈길이 간다. 볕이 잘 들면 잡초도 잘 자란다는데, 유독 여기 잡초가 다른 곳보다 더 생생하고 키가 큰것 같다. 아무래도 늦은 오후에는 여기가 볕이 잘드는 스팟인가보다. 

 

 

 

그렇다면 토마토와 고추 그로우백들을 여기로 옮겨야짓!!!!!!

 

잡초방지 매트는 또 모자라네 ㅋㅋㅋ

 

 

일단 매트가 있는대로 다 깔고, 풀선러버들을 여기로 옮겨주었다. 이웃집의 빼곡한 숲 사이에서 유일하게 죽은 나무가 자리를 차지한 곳이라, 햇빛이 가려지지 않나보다. 

 

 

 

복숭아도 옮겨줄까, 하다가 오늘까진 반그늘에서 두기로 한다. 

TJ maxx에서 사온 bird bath에 물을 채워주고, 나도 아.아를 한잔 땡기며 목을 축인다. (여담인데, 브레빌 머신을 사고 난 뒤 집 커피가 넘 맛있어서 바깥세상 커피에 만족을 못하겠다. 프랜차이즈 커피 마신지 백만년된것 같다..)

 


 

커피로 에너지를 충전한 뒤 한 일은 카쳐 프레셔 워셔 개시하기...!!! 남편 회사 포인트로 살 기회가 생겼을때, 무조건 카쳐를 고집해서 샀다. 나는 왕년의 카쳐 러버이고, 독일제품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 (수전도 hansgrohe로 샀고요...?ㅋㅋㅋ)

 

역시나 기깔나고요 ㅋㅋㅋㅋ

 

인스스에 올렸더니 Ella가 개비스콘 짤 보내줬다 ㅋㅋㅋ 

 

비포 앤 애프터.

 

 

기름(gas) 넣는 모델이라 출력이 남다르다. 그만큼 굉음을 내면서 작동되기도 하고.. 소리도 반동도 엄청나서 셰드 앞면만 해보고 다시 넣었다 ㅋㅋ 나중에 남편한테 해달라고 해야지.. ㅋㅋㅋㅋㅋㅋㅋ

 

 

 

남편에게 미룰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별목련 끝장내기. 

 

윗둥을 잘라냈는데도 새싹이 여기저기서 새로 나온다

 

 

남편이 전기톱으로 자르려고 시도해봤는데, 톱날을 잘 관리 안해서 그런가.. 연기만 나고, 자르는 단면 주변이 타들어 가는데 잘려지진 않았다. 며칠 가든호스 걸이로 잘 쓰긴 했는데 정작 마늘밭에 물주러 갈때 여기 호스가 걸려서 짜증났음 ㅋㅋㅋㅋㅋㅋ 결국 윗 가지들을 쳐낼때처럼 그냥 톱으로 자르기로 결정. 

 

크하하 별거 아니네!!!

 

 

혹시 이거 말려두면 버섯 키울 수 있을까 싶어서 펜스 옆에 기대놓았다. 참나무에 키우는게 제일 좋다고는 하는데.. 여기도 되려나? ㅋㅋ 

 

잘라낸 밑둥은 나중에 파내기로.

 

 

별목련이 뒷마당으로 나가는 문에서 보이는 위치라서, 공식 엄마 스토커 고양이가 아주 난리가 났다. 보이는 자리에서 자기를 내보내주지도, 들어오지도 않고 엄마 혼자 노니까(??) 아주 난리법석이다. 

 

방충망 뜯지뫄!!!

 

미안해 아들램. 엄마는 할일이 아직 남았단다. ㅠㅠㅠ

 

 

오늘의 마지막 task는 outdoor grow light 설치하기. 전기선 연장부분에 물이 들어가면 안되니까 꼼꼼히 방수 박스를 씌워주고, 혹시 물이 차서 누전되면 안되니까 shepard's hook에 걸어 땅에서 떠 있을 수 있도록 설치한다. 

 

나중에 랩으로 한번 더 감싸줘야겠다.

 

 

연결선도 바닥에 닿지 않게, 펜스에 집타이로 고정하고 

 

 


 grow light 자체는 waterproof 지만 타이머와 연결부위는 아닐테니 좀 더 큰 방수 박스에 통째로 넣어줬다. 

 


전선 연결부분을 방수 박스에 넣어줬더니 길이가 짧아져서 처음엔 Grow light이 아치의 끄트머리부터 시작되어 버림. 살살 조정해서 luffa 모종 위에 오게끔 조정해주었다. 

 

어쩔 수 없이 떠있는 조명 아래엔 빛이 아까우니 미나리 화분을 갖다둠
미니밤호박과 오이 모종 위에 설치해주었다.

 

어쩌다보니 오이와 밤호박 심어둔 베드가 제일 빛이 짧게 드는 곳이 되어버려서.. 어느정도 자라서 trellis 위로 타고 올라갈때까진 grow light을 쬐어주기로 했다. 

 

남는건 샬롯 베드 위로.

 

 

grow light을 설치하고, 앞마당 산책을 다녀온 뒤에 집으로 들어가 쉬기로 했다. 우리 아들램 엄마 기다리느라 목이 빠져있을 것 같으니 서둘러야겠다. 

 

옆에 있는 꽃봉오리도 다 같이 피어주면 예쁘겠다.

 

작약은 이제 아주 흐드러졌고

 

옆에 있는 비올라들은 거의 폭탄수준
토끼같아 귀여운 애 - 색감이 예뻐 반한 애
코랄선셋 2024 올해의 컬러로 지정해주세요..
걱정했던 허니문 장미도 꽃봉오리가 빵빵

 

아침에 나갈때 꽃봉오리 상태였던 salpiglossis가 지금보니 뿅하고 피어있다. 캬 예쁘구나. 지피펠렛에 1/17일에 파종했으니 4달 반만에 개화했네*_* ㅎㅎㅎ

 

 

 

좁은 화분에서 유독 화를 내던 스타티스. 땅에 옮겨주자 마자 미역처럼 잎을 펑펑 내더니 드디어 꽃대가 올라왔다. mix 씨앗이라서 처음 꽃대를 올린 줄기에서 꽃이 어떤 색깔로 피어날지 기대 중. 

 

 

 

들어오면서 보니 반나절만에 코랄 참 작약 색감이 많이 옅어진 느낌이다. 아래 사진 왼쪽이 오늘 저녁. 오른쪽이 이틀 전 사진인데 흠.. ㅋㅋㅋ 

 

 

 

 

한편 알리움은 반나절만에 작은 꽃들까지 모조리 피어났다. 꺄.. 이거 직접 봐야 진짜 이 예쁨을 알 수 있는데 ㅜㅜ 사진에 이 옹기종기 귀엽고 예쁘고 깜찍한 글로브를 다 담을 수가 없다... 

 

 

 

알리움이랑 개화 경쟁 시켰던 작약도 완전 개화. 알리움 작은 꽃까지 다 피는것까지를 완전 개화라고 하면 둘이 무승부! ㅎㅎ 둘다 예쁘게 피어나느라 수고했어. 비 맞지 말고 오래오래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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