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다람쥐에게서 지켜낸 작은 딸기들을 모조리 따서 들어왔다. 보란듯이 다람쥐들이 다니는 길목을 마주하고 팬케익과 함께 와구와구 먹었다. 아직은 내가 애지중지 키운 작물을 대자연에 양보할만한 그릇이 못되는 인간이라 그렇다 ㅋㅋ
다람쥐가 쥐눈이콩 새싹을 모조리 털어간 자리에는 오리태를 대신 심기로 했다. 콩나물콩으로 쓰기 안성맞춤인 종류인데, 늘 한인마트에서 구할 수 있진 않아서, 웬만하면 종자를 좀 보존해두고 싶어서 심어본다. 얘네는 얼마나 살아남아 열매를 맺어줄까나.. ㅎㅎㅎ
6월말 7월초는 수국이 피는 때다. 가장자리부터 예쁘게 틔워지기 시작하는 수국 꽃망울은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비올라는 개화기간이 엄청 길다. 네모필라는 더워지자마자 바로 비실비실해지는데, 비올라는 추워도 더워도 꽃대가 마구 올라오고 있다. 이렇게 쭉 서리올때까지 개화해줄것인가? 그렇다면 내년에도 내 꽃밭은 초봄부터 온통 비올라로 가득 채워질 예정.
진딧물이 날아들기 시작할때 약을 쳐준거 말고 장미는 그냥 내추럴하게(?) 자라라고 냅뒀는데, 뭔가가 내 허니문 장미 꽃대를 동강대고 있네 ㅋㅋ 다시 약한번 쳐야겠다..
나의 사랑 나의 기대 찰스다윈 장미도 드디어 첫 꽃 개화!!!!!!!
퀸 오브 스웨덴은 집에 오는 사람마다 헉!하고 놀랄 정도로 예쁘게 핀다.
로알드달은 여러 꽃송이가 한대에서 같이 피니까 무게를 못 이기고 휘청휘청하기까지 한다. ㅎㅎㅎ
경 ★ 축
James Galway도 개화!
Earth Angel은 두번째 봉오리가 펴질락말락 중. 향기는 얘 아무도 못 따라온다.
잉그리드도 나도 계속 언제피나 오매불망 기다리는 중인 엘더플라워. 미나리과 애들이나 방풍처럼 산형화서로 피는 모양인데.. ㅎㅎ 꽃대가 올라온지 한참인데 망울이 올망졸망하게 커지기만 하고 팡! 터지질 않는것도 비슷하다.
patch master를 뿌려둔 paver 옆 빈공간은 grabgrass 반 잔디반으로 자란다. 약을 한번 쳐주기는 해야겠고만.
충동적으로 옮겨심은건데, 색감이 너무 예쁜 베이비 스토크. 이름붙은 것처럼 블루는 아니지만 ㅋㅋ 장미들이 전부 핑크, 코랄톤이라 완전 다른 색깔이 사이사이에 있으니 잘 어울린다 ㅎㅎ
앞마당의 황홀한 장미 타임이 끝나고. 이제 뒷마당 타임.
Waling onion의 주아들이 줄기를 올리고 있어서, 이제 큰 것들부터 차례대로 수확해줘야할 때가 온 것 같다.
여기서 walking onion이라고 하는게 한국에선 삼동파라고 불리던데, 이건 주아가 붉은 색이니 한국식으로 하면 자색삼동파일려나? 한국 농부님들 블로그를 보니 초록 삼동파는 주아 수확을 5월에, 자색삼동파는 6월에 한단다. (시기는 한국 기준) 심는것도 초록 삼동파는 6월에 다시 심을 수 있고, 자색 삼동파 주아는 9월에 심어야 한다나? 자색 삼동파의 여름 휴면이 더 길어서 그런지, 고온에 견디는 능력이 덜해서 그런지 모르곘다.
주아를 올리고 나면 그 대가 엄청 딱딱하다. 진짜 바닥에 내리쳐도 퍽퍽 소리날 정도.
다람쥐들이 다 끊어먹은 쥐눈이콩의 난에서.. 겨우 살아남은 3개. 페트병을 씌워주니 더 이상 파내진 못해서 3줄기 모두 다 살아남았다. 역시 다람쥐 퇴치엔 물리적 방어가 최선이었다..
나도 영국식 정원에나 있을 garden cloche를 덮어주고 우아한 비주얼의 가드닝을 하고 싶지만.. 현실은 생수통 총출동이다. 이렇게라도 다람쥐 쉐키들을 막을수만 있다면야~ ㅎㅎ
다람쥐놈들은 딸기를 이젠 익지도 않은 상태로 주머니째 물고 간다 ㅋㅋㅋ 덕분에 얘들이 어디에다가 먹이를 숨기는지 정확히 알겠음. 근처에 엄청 큰 구멍을 발견했다. 당연히 메꿔놨지 -_-흥 니들이 날 괴롭히면 나도 복수한다 이거야.
Last frost date이 지나고 뿌리라는 Black spanish radish 씨앗.. 서늘한 기후가 예년보다 오래 가지 않아서 꽃대를 올리고야 말았다. 옆에는 알타리인데 ㅋㅋ 얘네도 곧 꽃대 올릴듯해서 radish는 늦여름에 다시 뿌리는 걸로 하고 ,여깃는 흙을 다른데로 옮겨서 쓸까싶다.
한련화는 씨앗이 나오나~ 싶더니 어느새 우산같은 잎을 뾰로롱뿅뿅 올리고 있다.
이파리가 너무 귀여워서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노란 알같은게 옹기종기 모여있는걸 발견.
처음엔 무당벌레알인줄 알고, 익충이니까 놔둬야지 싶었는데 찾아보니 aphid egg란다. 바로 초록별 특급열차 태워줬다.
Dwarf tomato의 일종인 Blaue zimmertomate 첫 열매가 열렸다. 지지대가 둥글게 줄기를 막아주고 데크 위에서 키우고 있어서.. 아직 다람쥐의 표적이 안 된듯 싶다. 딸기를 털어먹는 집착과 노력을 보면 토마토들도 당연히 안전하지 않을것 같은데, 얘네는 물리적으로 어떻게 보호할지 고민해봐야겠다. (토마토가 한두개가 아닌디..)
점점 이게 보스턴 농경일지인지, 보스턴 야생동물 전투일지인지 모르겠다. ㅋㅋㅋㅋ
6월 18일
가든 호스 고친 게 물이 새는 것 같더니, garden wand에 male part가 낀 채로 빠져버렸다. 결국 나는 좀 더 튼튼해 보이는걸로 다시 주문했다. 이건 male part만 있고, 호스를 고정하는 피스에 나사가 두개나 있어서 확실히 잡아주는 힘이 더 센거 같음. 물이 새거나 빠지진 않는지 쭉 두고 봐야겠다.
화분에 2차 파종한 삼척오이와 바카오이는 새싹이 뿅 나옴.
참깨 베드 뒤쪽에 심은 여러개 중에 swiss chard들이 제일 먼저 싹을 내고 올라왔다. swiss chard 종류들은 민달팽이가 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배추 흰나비 애벌레나.. 우리집에 돌아다니는 새끼토끼와 다람쥐들은 왠지 노릴거 같지만..
옆집에서 넘어오는 주목나무가 오이 호박 콩베드쪽으로 무성해져서, trellis 뒤로 통행이 어려워졌다. 다람쥐들도 저 나뭇가지를 타고 더 쉽게 넘어다니는 것 같아서, 넘어온 나뭇가지들을 잘라주었다.
주목나무를 쳐내다 보니 급 생각난게, 이것보다 더 시급한게 우리 driveway였다.. ㅋㅋ 일단 제일 길가에는 town 소유의 나뭇가지가 엄청나게 뻗어있고 (중간에 전기회사에서 길이나 전선쪽으로 자란걸 한번 잘랐는데도 말이다), 그 옆엔 라일락, 그 라일락을 감으며 자라는 Oriental bittersweet의 총체적 트리오.. ㅋㅋㅋ
이 날은 낮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간다는 날이었다. 후딱 끝내고 들어가야지 했는데 하다보니 1시간은 걸린듯.
피스카스 나뭇가지 전지가위 ㅋㅋㅋ 원래 명칭 뭔지 모르겠지만 꽤 굵은 가지까지 잘 잘린다.
오히려 타운트리에서 어지럽게 자란 나뭇가지를 잘라내는 일보다 라일락과 장미를 휘감고 자란 비터스윗 바인들 뜯어내는게 더 힘들고 오래걸렸다. 그래도 다 뜯어놓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네 ㅋㅋ (저녁에 집에 오신 HJ언니와 DS님이 비터스윗 제거한걸 한눈에 알아봐주셔서 매우 뿌듯했다!!!!!!!!)
전지가위 들고 가는 중에 알리움 꽃대가 진게 보여서, 구근 옆에 자구가 더 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꽃대를 잘라주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린다 싶으면 파내줘야겠지만.. 최대한 자구가 커질 수 있게 땅에 오래 두었다가 꺼내야지.
딸기에 주머니를 씌우는게 별 소용 없다는 걸 깨달은 다음엔 더이상 새로운 망을 딸기에 씌우지 않았었다. 미리 씌워놓은 주머니들은 나보다 다람쥐들이 더 많이 벗겨내는 듯.. ㅋㅋㅋ
오이들 새싹 나왔네~ 하고 돌아선게 얼마나 됐을까.. 싶은데 ㅋㅋㅋ 그 짧은 사이에 오이 새싹을 동강 내버렸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얘네들아 너네 무슨 나한테 억하심정있니..
오이 새싹 꺾인 걸 보고 전의를 상실해서.. ㅋㅋ 이만 집에 들어갔었다. 날이 덥기도 하고. 근데 자꾸 drieway cam에 "There's a person in your driveway" 알림이 뜨는게 아닌가. 아무리 봐도 아무도 없는데 뭐지 했더니, poison ivy가 이쪽으로 자라 카메라 앞에서 자꾸 휘적휘적 손을 흔들듯이 잎을 흔들어서 그런거였다. 결국 다시 나와 아이비들까지 전부 제거.
허니문 장미 가시가 넘 날카로워서 산 garden glove.. 장미들 정리할땐 개시 않다가, 혹시 posion ivy 때문에 피부 발진이 일어날까 싶어 처음으로 껴봤다. 장갑 두께가 적당히 두꺼워서 가시 같은거에 찔릴 일은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라.. 잘 산것 같다! ㅎㅎ
1차 파종한 삼척오이는 꽃이 폈는데,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꽃이다. 오이는 따로 수정이 되지 않아도 암꽃에서 오이가 열리기 때문에 수꽃을 필요없어서 따주었다.
삼척오이는 가시오이 종류인데, 이건 다다기오이일까? 조선오이일까? 다다기오이는 주로 백오이니까.. 청색오이인 가시오이는 조선오이로 봐야하나? 미니 바카오이 키울때는 그런거 생각 안하고 대충 키워도 암꽃만 열리니까 좋았는데, 이건 좀 전통(?) 오이에 가까워서 순지르기를 해줘야해서 신경쓸게 많다.
'텃밭 농사 무작정 따라하기' 책에 따르면, 다다기오이는 5마디까지 어미줄기에 달리는 곁순과 오이/꽃을 제거하고, 5마디 이후부터는 아들줄기마다 1-2개씩 오이를 달면서 키운다. 한편 조선오이의 경우, 어미줄기에서는 오이가 달리지 않는 수꽃이 주로 열리므로, 아들줄기와 손자줄기에서만 오이가 열린다. 아들줄기 두개를 골라 유인하고, 거기서 쭉 오이가 달리게끔 키워야한다고 한다. 다람쥐가 파내버린게 하필 암꽃만 열리는 미니오이 품종이라.. ㅋㅋ 속쓰리다. 3차 파종으로는 다람쥐가 파낸 오이를 두개 더 심어야겠다.
+ 고추, 오이, 호박 전부 저온단일 환경으로 육묘해야한다고 한다. 밤낮 온도차는 11도가 이상적이고, 해는 8시간정도 받도록 해야한다나. 그로우라잇 온/오프 시간이 8시간 이상인거 같은데.. 8시간정도가 되게 재조정해줘야겠다.
모종을 만들어 옮겨심은 미니 밤호박은 식물등을 설치해줘도 상태가 영 아니다. 초기 생육시 과습의 영향인건지.. 식물 전체가 누렇다. 2차 파종한 애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는 걸 확인하면, 얘는 그냥 뽑아줘야겠다.
점심은 꽃대를 올려버린 브로콜리와 버섯, 양파를 볶아 만든 간편 덮밥.
앞마당에 꽤 다양한 품종의 Zinnia를 심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되게 괴상한 모양으로 피어나고 있다. 메인 꽃 옆에 괴랄한 모양의 새끼 꽃봉오리들이 올라오는데.. 흡사 에일리언을 보는 기분; ㅋㅋㅋ
코스모스들도 일찍 파종한 덕에 하나씩 피고 있다. Renee's garden에서 산 dancing petticoat 개화 시작. 얘는 사실 3종류 heirloom cosmos가 혼합된 패킷인데.. 내가 개화를 기다리는건 seashell cosmos다. 꽃잎이 tubular 모양이라는데 무척 기대된다. 꽤 많이 파종했으니 어느 하나는 seashell이겠지?
그리고 충격적인 사건... 내가 철썩같이 'self-sow된 메리골드'라고 믿었던 것이.. 메리골드가 아니었다. 이파리는 꼭 메리골드 새싹 같았는데.. 꽃대랍시고 올라오는게 없어서 의아하던 차였다.
오늘 동글동글한게 언뜻 보여서, 꽃대가 드디어 올라오나?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메리골드랑은 전혀 다른 형태의 길고 작은 꽃이 다글다글하게 붙은 꽃대가 올라와있었다.
얼른 뽑아서 구글 사진 검색을 돌려보니 ㅋㅋㅋ 아하하하핳... Ragweed 아니면 golden rod인걸로. ragweed쪽이 더 맞는것 같다. 이게 야생의 식탁 책에서 맨날 나오던 그 돼지풀이었다니...?ㅋㅋㅋㅋㅋ
내 정원에서 사라져라 얘들아.. ㅋㅋㅋ
이쯤이면 다글다글하게 메리골드가 노랗게 피어줄거라 생각했는데, 기다리던 꽃은 없고 무성한 잡초를 걷어내고 나니 휑뎅그렁하기까지하다. 샤스타데이지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멀치라도 주문해서 덮어주어야겠다.
열심히 잡초(인것으로 판명난 것)를 뽑아주고 들어오니, 메사추세츠 전역에 911 서비스가 다운이라는 황당한 긴급문자 알림이 울린다. 살다보니 별일이 다있네; 피해본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보일러실에서 키우던 바질이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해서, 꽃대를 잘라주고, 가지를 몇개 잘라 물꽂이를 하기로했다. 이 바질은 wegmans 식료품 코너에서 팔던걸 물꽂이 해서 심은건데, 먹을수록 다른 바질들보다 꽤 pungent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었다. 물꽂이 한 애들이 뿌리를 내리면 바깥에 토마토 심은 그로우백들에 하나씩 꽂아 심어주려고 한다. 바질 냄새가 심하면 다람쥐든 해충이든 좀 쫓아주지 않을까 싶어서 ㅋㅋㅋ
오늘은 차이브를 이발해주기로 했다.
첫해인데 치렁치렁하게도 잘 자랐다 ㅋㅋㅋ 양이 꽤 많아서, 수확하고 나니 한손 가득 잡힌다. 차이브 라임 버터도 만들고, 만두속으로도 넣고 이래저래 잘 소비했음.
식물등 밑에서 잘 자란 미나리도 2차로 수확했다.
미나리 수확까지 하고 나니 기온이 치솟아서 도저히 바깥에 있을수 없었다. 재작년, 작년 2년 연속으로 제일 더운 날 에어컨이 고장났었는데 올해는 에어컨 고장 없이 시원한 여름을 만끽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남은 시간은 집안에서 피서를 즐겼다.
6월 19일
산나물 베드에 2차 파종한 honeynut squash 새싹이 올라왔다. 심을땐 etsy에서 산 머위가 죽은 줄 알았는데.. 거기서도 새잎이 올라오네? ㅋㅋ honeynut이랑 너무 가까운거 같긴한데, 머위는 아직 작고, honeynut은 위로 자라니까 괜찮겠지 뭐.
강화순무 옆, 파바빈 몇개를 뽑아내서 생긴 빈자리에 심은 토종오이도 싹이 올라왔다.
같은 베드 맨 끝에 심은 애호박도 힘차게 올라오는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쥐눈이콩 스팟. 다람쥐들이 페트병까진 어찌 할 수 없나보다.. ㅋㅋㅋ 살아남은 쥐눈이콩 3주 키가 점점 커지는것 같아 좀 더 높이가 높은 생수병으로 바꿔주었다. (포도 삽목할때 쓴것들ㅋㅋ)
완두콩보다 늦게 파종한 patio pride pea는 키가 엄청 작게 자라는 모양이다. 아래에서부터 벌써 꼬투리가 달리기 시작한다. 얘도 토마토나 고추처럼 일찍 열리는건 따줘야할까나?
새삼 이 집에서 가드닝을 처음할때가 생각나서, 사진첩을 찾아보니 첫해 오이들이 아주 풍년이었다. 저렇게 작은 화분에서 대나무로 어설프게 만든 trellis를 타고 크는데도 생산량이 소비량을 압도했던.. ㅋㅋ 애지중지 키우는거보다 이게 훨씬 나았구만, 싶다.
오이는 2차 파종까지 했으니, 저만큼 더 심었다간 오이지옥에서 허덕일까봐 이미 파종해둔 참외를 저때의 오이처럼 옹기종기 긴 화분에 옮겨심었다.
다람쥐의 습격에서 살아남은...2차파종한 오이는 이름표를 앞뒤로 끼워 나름의 방어를 해주었다. 이러면 그래도 다람쥐가 안 건드리는 것 같아서.. ㅋㅋㅋ
Kiku chrysanthemum melon 모종도 큰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일단 raised bed 위에 올려두었는데, 다람쥐가 올라가서 이것마저 파헤치면 어쩌나 싶어, 일단 solo cup을 옆에 수호신처럼 세워주었다. ㅋㅋㅋ (이렇게 가다간 농경일지 최 빈출 단어가 다람쥐가 되지 않을까...?ㅋㅋㅋ)
도아마늘을 수확한 베드에 새로 파종한 것들이 하나둘씩 새싹을 올리고 있다. 저번에는 청경근대/swiss chard 싹이 올라오더니, 오늘 보니 참깨 싹이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남아도는 비닐 그린하우스 커버라도 씌워줘야겠다. 왠지 좀 자라기 시작하면 고소한 냄새때문에 다람쥐 파티가 될 것 같음.. ㅋㅋ
이 날은 HJ언니 부부를 초대한 날이라, 패밀리룸 카펫을 딥클린했다. 카펫에 켜켜이 쌓이는 고양이털을 촥촥 뽑아내는데엔 비셀 유선청소기만한게 없다. 이렇게 카펫 위의 먼지를 죄다 빨아들이고 나서 발가락으로 파일을 훑어보면 새 카펫처럼 보들보들하다 ㅎㅎ
고양이털 때문에 한 청소인데.. 어째 고양이들이 더 좋아한다.
오늘의 초대손님 대접 메뉴는 고기튀김. 은근 손님들 드리자고 하면서 남편이 이때다싶은지 자기 최애 메뉴를 얘기함 ㅋㅋㅋ 아무튼, 반죽에 파가 들어가야해서 ㅋㅋ raised planter에서 몇개 뽑아다 잘라넣었다.
반죽 떼깔 좋고~ ㅎㅎ
요리 친구 포즈도 완벽하고 ㅋㅋ
고기튀김은 잘 튀겨서 대접하고, 덕분에 HJ언니의 십만양깻설의 산물인 슈퍼괴물 잎들깨 모종을 2컵 받았다 ㅋㅋㅋㅋㅋ
덧.
장미는 가시가 많아서 처음엔 해충들이 피할 것 같았는데.. 은근 온갖 애벌레와 진드기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 손님 장식용으로 몇송이 잘라왔더니, 컨디셔닝 중에 잎맥만 남은 이파리가 보였다. 뒤집어보니 미니 애벌레 대환장 파티.. 약쳐야겠다 진짜 ㅋㅋㅋㅋ
덧2.
TJ Maxx에서 돈들여 사온 bird bath는 옆에 멀쩡히 두고.. 데크에 물 잠긴 곳에서 목욕하는 참새 발견 ㅠ 그래.. 행복하면 됐다.. 목욕값은 안 받을테니 가는 길에 애벌레 하나씩 물고가주련...?
6월 20일
타겟에서 주문한 Back to the roots 흙이 좀 축축한건지.. 나무껍질 같은게 많이 포함되서 그런지 뿌리파리와 버섯이 넘나 창궐한다. Mosquito bits로 이겨내보려했지만 역부족이라, 한국에서 주로 비오킬, 그린킬 등의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는 '퍼메트린' 을 베드근처에 좀 뿌려주려고 한다. EU에서는 권하지 않지만 나름 퍼메트린은 온혈동물한텐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이라.. ㅋㅋ wet한 상태로 우리 고양이들만 안 만지면 되고, 뿌리면서 내가 흡입하지만 않으면 괜찮을듯.
엄마가 아침부터 또 분주하게 뭘 챙기는걸 보더니, 마당에 나가서 안 들어올까 싶은 느낌이 들었는지 둘째놈이 인상을 팍 구기고 앉아있다.
오이 호박 콩 베드에 가보니, 반갑게도 미니밤호박 새싹이 발아했는데, 슬프게도 5개 중 2개는 다람쥐 어택을 맞았다. 콩도 아닌데 왜 얘네까지 댕강 잘라먹는것이냐... 하여간 트롤짓 오진다; 이럴줄 알고 5개 파종하긴 했지만, 남은 애들의 안위도 보장할 수 없어서 남은 3개 싹은 어느정도 본잎이 커질때까지 보호막을 씌워주기로 했다.
여긴 흙이 너무 습해서 버섯이 많이 생기니까.. 페트병을 씌우긴 그래서, garden stake를 임사 방편으로 꽂아주었다. 순무 베드에서 발아한 오이와 애호박 싹에도 같은 조치를 해줌 ㅋㅋㅋ
오이가 너무 안 자란다고 징징댔는데, 조선오이가 눈깜짝할새 본잎을 펑펑 틔워냈다. 키도 꽤 커져서 grow light 높이를 한칸 위로 조정해줘야겠다.
여전히 완두콩은 언제 수확해야할지 모르겠다.. 어려워.
일단 두어개 뽑아서 와봤는데, 꼬투리를 뜯어낼때 좀 힘이 많이 필요했던걸로 봐서 조금 더 기다려야했던듯.
오늘 잘라낸 차이브들이 싱싱하고 통통해서, 급 딤섬만들기에 돌입했다. 마침 간고기가 있고, 버섯도 사놓은게 있어서 ㅎㅎ 레시피는 따로 없고 대충 이것저것 채워넣으면 끝.
만두소 한스푼 + 냉동 깐새우 반개씩 넣어 만드니 한판 뚝딱이다. 구워먹고 쪄먹고 하면 당분간 반찬 없는 긴급상황에 수혈용 별식으로 좋을 것 같다.
오후쯤 앞마당 꽃들 상태 점검차 집 앞으로 나왔는데, 제일 먼저 뾰족뾰족하게 자라 꽃대를 올린 파피 하나가 꺾여있었다. 꽃대 전부가 날아간건 아닌데 제일 위로 솟은게 잘려있어서 맴찢.. 이건 또 대체 누구야 하면서 사진 찍고 있으니, 댕댕이를 산책시키며 지나는 이웃 한번이 "well that looks heatlhy! what is that?"하고 묻는다. Poppy라고 알려주고, 사실 얘가 꽃대를 지난주부터 올렸는데 누군가 head를 날려먹었다고 하니 ㅋㅋㅋㅋ 같이 막 오바떨면서 안타까워해줌ㅋㅋㅋㅋ 미국 애들은 참.. 후천적인지 DNA에 박혀있는건지 암튼 E성향과 F성향은 다들 만땅이다.
에일리언 지니아는 오늘보니 더욱 기괴하게 자라는중.. ㅋㅋㅋ 어허허
장미베드 앞에 심은 salvia들은 이제 전부 꽃대를 올렸다. 제일 처음 꽃대를 올린애는 혼자서 흰꽃이 피었다. 약간 자연에 존재하는 albino 같은 느낌인가.. ㅋㅋㅋ
이 베드 앞에 심어둔 차이브는 월동한 2년생들인데, 키가 작을땐 꽤 잘 어울리더니, 굵어지고 키가 커지니 좀 흉물스럽다. 남편이 "얘 혼자 너무 안 어울려"라고 한마디 한다.
뒷마당 베드에 자라는 일반 부추들. 지난번 잘라준 애들은 다시 열심히 자라나는 중이고, 그 사이사이 브로콜리 뽑고 난 빈 자리에 추가 파종한 씨앗들도 빼곡하게 발아해서 채워지는중이다. 내년에는 차이브 말고 부추 부자도 해보자.
뒷마당 베드들을 둘러보고 물을 주는데, 옆에서 겁도 안내고 풀을 뜯는 미니토끼.. 얘는 또 어떻게 내쫓는담... 앟하핳...
타주에서 이사해오신 분들이 "ㅇㅇ주에선 씨앗만 대충 던져놔도 펑펑 작물이 자랐는데, 여긴 왜 이렇게 뭐가 잘 안크는 느낌이죠?"하고 물어보신다. 나는 타주에서 가드닝을 한 경험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여긴 참 장애물이 많은거 같긴 하다. 그나마 돌아다니는 사슴이 적다는 게 조금의 위안이랄까..?
저녁으로는 아까 만든 딤섬/만두를 구워먹었다. 안에 새우가 들어가니 탱글해서 식감이 좋았다!
남편 팀원중에 한명이 이탈리아 사람이라, 이탈리아 초콜렛과 허브향이 나는 브랜디를 선물받았다. 그러나 ㅠ 우린 단찔이고요.. 초콜렛은 밀크초콜렛이라 한개씩만 먹고 더는 못 먹었고 ㅋㅋ (우리는 다크파..) 허브향이 나는 저 술도 한 모금 먹고 내려놨다 ㅠㅠㅠㅠ 이 술 예거마이스터보다 풀내가 한 200배는 더 쎈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