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보스턴 게으른 농경일지

2024년 10월 9-16일 Row7 Koginut Squash / 밤기온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 / 보스턴하늘에 오로라 / 명이나물 심기 / Lesya Pepper 수확

게으른보농 2025. 1. 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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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요리사들이 만든 씨앗 회사라는 ROW7. 맛있는 게 확인된 품종만 판매한다고 해서 나도 몇개 사봐야지~했는데 당시에는 대부분의 씨앗이 품절이어서 구입하지 못했었다. Whole Foods 갔더니 이 회사에서 나온 코기넛 스쿼시라는 것을 팔고있더라. 얼마나 맛있는지 궁금해서 사와봤다. 튀겨도 먹어보고 게국지에도 넣어먹어봤는데 늙은호박과 땅콩호박의 중간 같은 맛이났다. 개인적으로는 튀겨먹는게 더 나았음. 그래도 단호박 미만 잡. 

 

 

 

여름 내내 대자로 뻗어 자던 고양이들은 아침저녁으로 날이 쌀랑해지자 냥모나이트 자세로 자기 시작했다. 고양이들의 포즈는 실내온도를 나타내는 척도랄까.. ㅋㅋ 

 

 

 

고양이용 소파는 요즘 엠둥이의 오전 광합성 플레이스로 고정이다. 나무 자르길 정말 잘했지?

 

 

 

뒷통수가 퐁숑퐁숑. 

 

 

 

미국에선 안달고 맛있는 베이커리류 찾기가 어려운데, 너무너무 달게 생긴 웨그먼스 도넛이 생각보다 달지 않다는 걸 알게 된 후 요즘 계속 이것만 사먹고 있다. 아침을 먹어야 하는 남편이 아침형 인간이 아닌 나를 괴롭히지 않기 위해 늘 사다두는 편. ㅎㅎ 

 

심슨 도넛같이 생겼다.

 

 

고추밭은 여전히 초록이 우세하다. 그런데 오늘밤 처음으로 영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홍고추가 될때까지 시간을 최대한 벌어주려고 Frost fabric과 mini greenhouse를 덮어주었다. 

 

 
 
10월 10일
무화과를 또 수확해왔다. 리코타 치즈를 바른 패스트리 식빵 위에 에브리띵 베이글 시즈닝을 뿌리고 무화과를 얹고, 비비안이 추천한 스페인 올리브 오일까지 뿌려먹으니 브런치 맛집 부럽지 않은 풍미가 ㅎㅎㅎ 

 

 

 

오픈 샌드위치가 먹고 싶은 나와, 소바가 먹고 싶었던 남편을 위한 따로 또 같이 밥상. 

 

 

 

갑자기 타운에서 나와서 길가에 있는 나무를 자르기 시작했다. 옆집 할머니는 어쩌면 Sidewalk 만드려고 자르는 걸지도 몰라~ 근데 그럼 너 우체통이랑 식물들 다 옮겨야할걸? 하고 무서운 소리를 하셨다. (찾아보니 그냥 나무만 자르는 거였음ㅋㅋ) 잠깐동안 철렁했네.. ㅎㅎ 아, 웃겼던거. 그 할모니가 여기 찐또배기 토박이신데, 처음에 "싸-아워"를 만든다고 하셔서 뭔소린가 했음. 알고보니 Sidewalk이었던.. 그분은 Groundhog도 그란-헠이라고 하시므로 ㅋㅋㅋㅋㅋ 가끔 language barrier가 생김 ㅠㅠ ㅋㅋㅋㅋ

 

 

 

나와서 나무 자르는 거 구경하다가 글라디올러스를 하나 뽑아보았다. 모구 옆에 자글자글 자구들이 붙어있는데, 크로커스나 수선화처럼 커다란 자구가 아니어서 좀 실망. 이래도 분구가 된거라고 봐야할까.. 일단 좀 더 두자 싶어서 다시 묻어놨다. 나중에 파내야지. 

 

 

 

아들래미는 바깥에서 큰 기계들이 나무를 자르니까 신기해서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렸다 ㅋㅋ 

 

 

 

이날밤 보스턴에서도 하늘에 오로라가 뜬다기에, 바깥에 나가보았다.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 사진을 찍어보니 좀 더 선명하게 보이긴했다. 아무래도 여긴 불빛이 많아서 쌩눈으로 보기엔 어려운가봄 ㅠ ㅎㅎ

 

그래도 내 생애 첫 오로라였다네 ♥

 

 
 
10월 11일
 새벽쯤에 계속 영하로 살짝씩 기온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Salvia는 여전히 꽃대를 올리고 있다. ㅎㅎ Zone 7까지 견딘다는 tender perennial들인데.. 따로 파내와서 월동시키기는 귀찮아서 그냥 여기 두기로 했다. 살아남으면 고마운거고 아니면 어쩔 수 없지 ㅠ 

 

 

 

케이님께서 이 귀한 명이나물 뿌리를 보내주셨다 ㅠㅠㅠㅠㅠㅠㅠ 세상에.. 이렇게 튼실한 명이를 이렇게나 많이.. 게다가 도착할때까지 곰팡이는 하나도 안 폈고, 뿌리는 마르지 않고 촉촉하게 수분이 유지된 상태였다. 어떻게 이렇게 포장하시죠 ㄷㄷ.. 감사합니다 잘 키울게요...!! 저의 농사 흥망성쇠는 언제나 1순위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명이는 다시 잘 싸서 윗부분은 공기가 통하게 두고, 저녁은 고기를 구워먹었다. 언젠가 집에서 키운 명이로 나물을 해먹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ㅋㅋㅋㅋ 

 

 
 
10월 12일
시험이 목전이지만 완벽한 상태로 도착한 명이가 행여나 집에서 상할까 걱정되어 얼른 베드에 심어주었다. 아무리 바빠도 이게 우선이지 ㅎㅎㅎ 

 

 

 

고추베드는 이제 30%정도 빨간색이 된듯하다. 아무래도 케이님께서 알려주신것처럼 고춧대를 통째로 베어 고춧대 그대로 홍고추로 만들어야할 것 같다. 

 

 

 

딸래미는 오늘도 엄마 공부 감시중. 

 

 
10월 14일

커튼봉에 걸어두었던 토마토 중에 익은게 자꾸 바닥으로 떨어져서, vine에서 전부 떼어주었다. 옴브레 컬러가 아름답구나. 

 

 

 

세상에서 가장 sweet한 pepper라는 Lesya pepper가 드디어 빨갛게 익었다. 과육이 두텁고 매운맛이 하나도 없는데, 수분이 많아 일반 파프리카보다 좀 더 상큼한 맛이 났다. 내년엔 이거 모종을 좀 빨리내서, 수확량을 더 늘려봐야겠다.

 

 

 

Lesya pepper는 라볶이에 송송 썰어넣어먹었다! ㅎㅎ

 



 
10월 15일
시험 D-2. 내 머릿속은 바닥의 상태와 똑같았음 ㅋㅋㅋ 

 

 

 

그리고 바닥에 뭔가 깔려있다면 올라와 주는것이 고양이의 본능이지.. ㅋㅋㅋ 그래.. 전부 니 방석이다. 

 

 

 

엄마가 바쁜척하니까 고양이들 심술이 장난이 아니다. 안하던 공부 해보려니 힘든데, 고양이들이 평소보다 세배는 치덕거려서 워킹맘의 기분을 조금은 알 것 같은 하루였다 ㅋㅋㅋ 

 

 

 

보일러실의 배추와 알타리는 하루가 다르게 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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