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보스턴 게으른 농경일지

봄양파 키우기 (90일 완성에 도전하다)

게으른보농 2023. 3. 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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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서 온 메시지: 양파는 2년생이고, 종구라고 파는것들은 'Onion sets'인데, 이미 1살짜리인 애들이다. 2년째를 맞이한 양파는 꽃대를 올리기 더 쉽고, 씨앗부터 키우는것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여력이 있다면 1월즈음부터 양파 씨앗을 트레이에 파종해서 키우는게 성공확률이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양파 품종은 지역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는데, long-day/ intermediate-day/ short-day onion으로 나뉜다. 사는 지역+onion species로 검색하면 알맞은 품종을 찾을 수 있다. 뉴잉글랜드 지역은 long-day onion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문

 

양파 심기를 검색해보면 항상 ‘양파는 9-10월에 파종하여 월동을 시킨 후 이듬해 초여름에 수확한다’라는 내용만 잔뜩 나온다. 하지만 겨울이 유독 혹독한 보스턴에서 무엇을 월동시키기기로 마음 먹기란 쉽지 않다.

주말농장이나 공동 텃밭(community garden)에 참여하시는 분들 역시 텃밭이 오픈하는 5월-10월까지만 작물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월동 작물을 키우기는 더더욱 어렵다. 보스턴 텃밭의 겨울은 뻑하면 눈이 20cm씩 내려버리기 때문에 겨울에 닫는 커뮤니티 가든과 다를게 없다.

그러다 유튜브에 재미로 텃밭 농사 짓는 분들 영상을 통해 ‘봄양파 심기’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봄양파는 월동 양파보다는 크기가 작지만, 초봄에 심어 90일 정도 키우면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닌가!

당장 etsy를 뒤져 봄에 심을 수 있는 양파를 주문했다. 1/2LB(=약 220g) 정도 무게에 3색 양파가 섞여있는걸로 시켜보았다. 배송은 빨랐지만 안에 있는 양파 bulb들은 자유분방한 상태였다.

3월 16일 도착한 양파 종구들


그래도 썩은거나 곰팡이 핀것 없이 잘 왔다. 같이 시킨 마늘은 90% 정도가 썩어있어서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청해둔 상태다.

일단 바깥에는 아직 눈이 쌓여있고, 4월초까지도 언제든 스노우 스톰이 올 수 있어서 화분에서 먼저 싹을 좀 틔운 다음 노지에 심어주기로 했다.

양파 종구의 윗부분을 잘라주고 화분에 색깔별로 쪼롬히 심어보았다. 4월중순쯤에는 토끼와 다람쥐가 자주 넘나드는 펜스 아래 땅굴(?) 가까이로 옮겨주어야겠다.

 


3월 19일
감자, 생강, 삼동파와 함께 일부는 raised garden bed에 옮겨심었다. 나는 흰양파를 선호하는 편이라, 일단 매서운 바람에 내보낼 건 자색양파중에서만 골랐다.
(색깔로 차별하지마라)


그 짧은 사이 싹이 올라왔다

 

양파 심을 자리
뿌리도 이미 한가득
뿌리가 다치지 않게 살살 눌러 심어줬다


Raised garden bed에도 쌀겨를 왕창 덮어주었다.

3월 23일
실외에 내다 심은 양파는 싹이 올라올 생각이 없어보인다. 대신 실내 화분에 꽂아둔 애들은 무슨 쪽파처럼 자란다. (아직 심을 밭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3월 28일

실외 garden bed에 옮겨준 애들은 추워서 그런지 성장을 멈춘것 같다. 반면에 실내에 있는 애들은 하루가 다르게 초록줄기가 길어진다. Epic gardening 유튭영상을 보니 뿌리가 잘 자라게 해주려면 계속 윗부분을 trim해주어야한다고 해서 나도 좀 잘라주었다.


흰 양파 애들 너무 짧게 잘랐나 싶어 점점 길게 남겨주기 시작했는데 짧게 자란 애들도 잘 크는지 지켜봐야지.


4월 4일
갑작스레 봄이 오는게 느껴진다. 이러다가 갑자기 눈이 오기도 하는 동네지만, 마늘 양파들이 화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중이라, 살테면 살고 죽으면 어쩔 수 없다며 냅다 바깥에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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