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잎대파 씨앗부터 키우기 1탄을 처절히 실패한 적이 있다. 나름 실패한 원인과 이유, 개선점을 정리해보았다.
1) 오래된 씨앗을 파종하였다.
: 특히 잎대파는 발아 유효기한이 짧다. 최대한 채종 1년 이내 씨앗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물 조절 실패하였다.
: 대파 종류는 과습을 끔찍히 싫어한다.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잘 자라지 않고, 뿌리파리가 창궐하기 좋은 환경이며 심하면 뿌리가 썩어버린다.
3) 발아까지는 어두운 곳에 두어야하지만 싹이 올라오면 햇빛을 많이 받아야한다.
4) 적당한 길이가 되면 싹의 윗 1/3 정도는 잘라주어야 뿌리 생성이 활발해진다.
https://lazynongbu.tistory.com/m/14
일본 종묘상에서 구조파(kujo negi) 씨앗을 사서 새로 파종하곤 있지만 이건 한국산 씨앗이 아니니까 그냥 참고용, 비교용으로 키우는 거라 생각중이다.
https://lazynongbu.tistory.com/m/61
이전에 몇번이나 같은 이유로 식물별로 보내버린 금장외대파 n차 파종분 중 가장 최근에 심은건 무척 잘 자라고 있다.
https://lazynongbu.tistory.com/m/13
아무튼 이런저런 시련을 겪으며 다시 도전하는 조선파 파종기 + 대파 모종만들기 과정이다.
씨앗은 kseedz에서 구매하였다. 달래를 구매하는 김에 함께 구입한 건데, 한국산 씨앗이고 채종한 지 1년이 넘지 않은 씨앗이라 무척 싱싱해보였다. (보면 아냐)
어차피 잎대파씨앗은 올해 다 써야하니 한 패킷 전체 콸콸 털어 모두 파종하였다.
4월 3일
포트에 상토 채우고 파종 완료.
4월 10일
씨앗이 싱싱해서 그런지 잘 자라는구만
4월 11일
씨앗 달고 있는 꺼벙이들 째려보다가 몽창 잘라주었다.대파랑 부추는 이래도 된다. 사실 경험상 이래야 더 잘자라는거 같다.
(정정: 지금 보니 너무 성급하게 바짝 자름.. ㅋㅋ 그냥 손가락 길이만큼 자랄때까지 강한 빛을 쬐여주고, 필요하면 grow light을 설치해줄것! 자르는 건 10cm 정도 되었을때 위에서부터 1/3 정도 잘라주면 뿌리가 좀 더 굵어지는 것 같다)
4월 14일
갑자기 이곳 기온이 30도를 넘어간다. 더움을 견디지 못하고 에어컨을 틀었더니,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과 쨍쨍해진 햇빛의 시너지에 힘입어 싹이 추가로 올라온다. 엄밀히 대파는 암발아씨앗이니까 얘넨 이미 발아는 했지만 땅속에 있다가 버프받고 올라온 애들일듯.
대파는 시원하지만 햇빛이 내리쬐는 곳을 좋아하는구나.. 이 화초같은 녀석..
4월 20일
파는 서늘한 곳을 좋아하고 햇빛이 많이 필요하니 바깥으로 옮겨주기로 했다. 뿌리도 많이 길어진것 같아 조금 깊은 nursery pot으로 옮겨주었다. 바깥 기온이 아직 완연한 봄은 아니지만 영하까진 내려가지 않으니 그린하우스에 두면 괜찮을듯 싶다.
(다시 말하지만 저건 너무 많이 자른거 ㅋㅋ 저렇게까지 자를 필요없고, 그냥 손가락 길이 정도를 계속 유지하면서 윗부분만 살짝씩 잘라주면 된다)
5월 21일
장기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 drip irrigation system을 설치해주고 뒷마당으로 옮겨놓았다. 사진은 없지만 그 사이에 조금 큰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파를 키우기에는 그래도 작은걸 알지만 화분 부족사태로 인해 방치중..
6월 13일
여행에서 다녀온지는 열흘이 넘었으나 시차적응 실패와 감기 당첨으로 인해 밭에 내내 나가보지 못하였다. 여행 가 있는 2주 가량 비 한번 안오고 더운날이 계속 되더니 정작 돌아오고 나니 내내 비가 왔다. 오죽하면 너무 습해서 토마토 잎에 곰팡이가 필 정도. 겨우겨우 햇빛이 삐져나온 날 밭에 나가 식물들을 정비하고 파를 솎아주었다.
여행 다녀오느라 비료 주는 시기를 놓침 + 솎아주기가 늦음 콤보로 인해 파가 비실비실하다.
끝이라 생각했으나 화분에 하나 덜렁 남은 외로운 한 가닥이 떠올랐다.
Tokyo red bunching onion, Kujo negi, 외대파도 솎아주고 복토해줘야하지만… 한번에 하나씩 하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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