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보스턴 게으른 농경일지

2024년 3월 12일 Spring Clean Up

게으른보농 2024. 3. 1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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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근처 내가 가장 애정하는 Farm & store가 있는데, 가을엔 구근을 봄엔 수국을 가득가득 쌓아놓고 판매한다. 직접 키운 채소를 판매하는 Grocery store도 좋지만, 그 뒤에 위치한 garden shop은 더욱 좋다. 가게 안에는 사시사철 새모이를 종류별로 팔고 있고, 광활한 밭 옆에 딸린 큼지막한 하우스에서 키운 식물들도 있다. 하우스에서 키우는 식물들의 예로는 St.Patrick's Day 근처에 판매하는 Shamrock*, 크리스마스 시즌 하우스 안에 그득그득한 포인세티아가 있따. 처음 이 곳에 와서 House hunting을 다니던 중 realtor가 데려가 준 이후로 내가 절대 지나치지 못하는 방앗간이 되었다. 

* Irish들한테 Clover라고 했다간 매우 혼난다. Shamrock이라고 해야한다!!!
 
봄이 오니 또 엉덩이가 들썩들썩하여 방앗간행을 결정하였다. 
오늘 데리고 온 것은 Asiatic Lily. 모시고 사는 고양님들에게 꽃가루가 유해하다는데, 딱히 관심을 갖고 접촉하진 않아서 창가에 두는 중이다. 꽃이 지면 bulb 비료를 주고 앞마당에 옮겨심어 주어야겠다. 
 

 
 
한편 앞마당에 무관심하게 파종해둔 두릅과 제피는 간밤에 있던 강풍러쉬에 그만.. 파종판이 날아가고 뒤집히고 난리도 아니었다. 나름 구석 그늘이라 이런 피해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웃집 앞마당 구석까지 파종판이 날아가있어 놀랐다. 
되는 대로 주섬주섬 주워담아 파종판에 다시 꾹꾹 눌러담았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다. 뭐 파종판에서 발아가 안되는거야 어쩔 수 없지만 앞마당에서 갑자기 두릅나무가 자라지만 않으면 좋겠다. 
 

 
 
달러트리에서 주워온 coco coir liner에 흙을 채워 팬지를 옮겨심고 집앞에 걸어두었는데, 아직 모종이 어려서 그런지 냉해를 입은 모양이다. King Henry viola 모종을 한 100개쯤 만든 것 같아서 사실 얘네는 운명해도 아쉽진 않다. 팬지는 우리집 근처 기후에서 언제부터 내어놓으면 되는지, 어느정도 냉해까지 견디는지 실험을 위해 계속 이대로 내버려 둘 예정. 다음 주쯤 화분 한개씩 추가해서 내놓고 어떻게 되나 보고 그래야지. 
 

잎 끝이 파들파들한 게 불쌍해서 주변 죽은 잔디를 걷어 멀칭을 해주었다. 

 
 
오늘은 Spring Clean Up Day였다. 겨우내 벼르고 벼르던 일 세개를 파죽지세로 끝냈더니 글을 쓰는 지금 허리가 아파 죽을 지경이다. 오늘 한 일은 1. Dethatcher로 앞마당 죽은 잔디 긁어내주기. 2. 뒷마당 Shed 청소하기 3. 앞마당 꽃 심을 곳에 토양살충제 뿌리기. 
덤으로 한 일은 현관 앞 장미베드 조립하고 흙 채우기였다. 
 

우선 셰드청소부터 했다. 안에 있던 기계들과 가드닝 툴을 전부 다 꺼내놓고 바닥을 구석구석 쓸고 닦은 후 기구들을 차곡차곡 다시 정리해서 넣었다. (Timelapse 찍은것도 있는데 20MB가 넘는 관계로 첨부가 불가하군 ㅋㅋ) 

셰드 문에 틈이 있다보니 겨우내 쥐가 들어갔는지, 쥐 사체와 쥐떵이 꽤 있었다. 남편에게 내가 흑사병으로 죽으면 얘 때문이라는 유언(?)을 보내기도 ㅋㅋㅋ 

 

Dethatcher 깊이를 깊게 했더니 soil aeration도 되고 죽은 잔디도 걷어내졌다. (이래야 새로 자라는 잔디의 햇빛을 가리지 않고,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는단다) 벼르고 벼렀던만큼 기계가 지나가는 땅 면적이 넓어질때마다 내 속이 다 시원했다. 근데 장화신고 하길 정말 잘한게, 큰돌들이 날에 걸려서 뒤로 튀어서 장화 없었으면 정강이가 멍투성이였을것이다. 

 

Dethatcher가 지나간 자리에는 Sevin powder를 뿌려주었다. 뿌려주는 도구는 잔디 씨뿌리는 도구로 Scott에서 나온 제품이다. 그냥 위에 붓고 속도(?)를 조정한 다음 버튼을 누르고 휙휙 지나가주기만 하면 된다. 

 

 

 

어제 David Austin 장미가 발송되었다는 이메일을 받고, 장미베드도 미리 만들어놓기로 했다. 너무 더워지기 전까지 뿌리 활착이 잘되게끔 오자마자 바로 심어서 키우려면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주문한 장미는 Charles Darwin (과학도가 과연 이 이름을 지나칠 수 있을까?), James Galway (이루지 못한 플루티스트의 꿈), Roald Dahl (이루지못한 작가의 꿈도ㅋㅋㅋㅋ), 그리고 Queen of Sweden(이건 그냥 예뻐서 두개나 샀다;; 게다가 두번째는 산지 모르고 또 삼..)이다. 아마 이 베드에는 Climbing 장미가 아닌 애들 중에 골라 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허니문 장미가 하나 있어서, 흰색장미는 이번에는 더 사지 않았다. 

Climbing rose인 James Galway를 어디 심을지 걱정이다. Medium size라 오벨리스크 주문해서 될일은 아닌듯한데, 뒷마당에 심어 Fence를 타고 자라게끔 해야 하나 싶다. (미리 자리를 마련해놓고 주문해야지, 선주문 후걱정이 웬말이냐)

 

 

장미베드까지 완성하고, 베드 안에 마늘밭 멀칭 용도로 쓴 볏단과 낙엽을 그득그득 채우고 나니 온몸이 으스러질것 같았다. 그래도 뒷마당을 뒤덮은 이끼를 두고 볼 수 없어, 조금만 뜯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뒷마당 구석 이끼 사이에서 자라난 크로커스 3송이를 발견하고 놀라 작업 중단..

 

이 어여쁜 자태를 보세요

 

지인분께서 새로 이사가신 집 마당에 봄이 되니 있는지도 몰랐던 구근이 잔뜩 올라와 놀랐다 하셔서 오, 그런일도 있군요 했었는데 그게 우리 뒷마당에도 일어나는 일이었나요;; 다람쥐가 심어놓은건지, 아님 몇년전부터 있었는데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서 몰랐던건지 알수가 없다. 그래도 너무나 반갑구나. 잘 표시해뒀다가 꽃이 지면 분구 시기에 비료도 주고, 잘 캐내어서 앞마당 다른 크로커스들과 함께 한데 모아 심어주어야겠다. 

 

크로커스를 보고 정신이 들어 오늘은 이만하고 쉬기로 했다. 

그래도 그냥 들어가긴 아쉬워서 다른 작물들 잘 자라고 있는지 한바퀴 둘러보고 들어왔다. 

 

마늘은 새 잎이 건강하게 올라오는 중이다. 

 

 

 

지난 가을 우리집 식구가 된 해국(Montauk Daisy)도 겨울을 잘 이겨내고 새 잎이 나오는 중이다. 

 

 

 

greenstalk garden vertical planter로 옮겨심어준 Hood Strawberry(오레곤 산 후드딸기)와 everbearing 종류의 딸기 모종들도 겨울 dormant 상태를 끝내고 새싹이 올라오는 중이다. 

 

 

 

Bone meal을 뿌려준 파들도 푸릇하게 잘 돋아나고 있다. 딸기 전용 흙으로 planter 흙을 바꿔주면서 안에 채워놓은 흙으로 덮어주었더니 작년에 쓸려나가 비어버린 공간이 잘 메워졌다. 아맞다. Bone meal 뿌릴때 아무생각없이 질소질(Nitrogen) 보충한다고 철썩같이 착각하고 뿌렸는데, 다시 생각하고 보니 질소질 보충하려면 Blood meal을 뿌려줬어야했다. 뭐 구근에는 P 보충도 나쁘지 않다고는 하지만 역시 초록잎 올리려면 질소를 보충해줘야겠지. 비가 한번 더 오고 나면 다시 Blood meal도 뿌려주어야겠다. 

 

달래파(라고 추정되는 것)

 

 

지난해 시일을 잘못맞춰 심은 덕에 맥을 못추던 이이토이 어니언(I'itoi onion)도 월동을 하고 나니 한결 튼튼해졌다. 

 

 

 

언제나 우리집 파 생산량의 40% 이상을 책임져온 Egyptian Walking Onion(아마도 삼동파의 친구)들도 펑펑 자라나는 중. 봄맞이 파전 해먹을날이 머지 않았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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