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보스턴 게으른 농경일지

2024년 4월 2-4일 끝나지 않는 겨울, 눈이 올 것까진 없잖아

게으른보농 2024. 4. 7. 12:39
728x90

4월 2일
친구가 예전에 소개해준 루마니아 전통 음료를 맛보고 뿅가서 원료가 뭔지 물었더니, 생 엘더플라워를 발효시킨 것이라고 했었다. 엘더플라워는 당연히 파는 곳이 없으니 엘더베리 나무를 키워야 얻을 수 있었다. 나는 etsy를 털어서 판매자를 찾았고, 작은 꼬챙이 같던 엘더베리 삽목묘를 얻을 수 있었다.
무서운 기세로 자라나긴 했지만 당연히 작년에는 꽃을 볼 수 없었고, 크기가 작아 무척이나 볼품없었다. 지난 겨울을 무사히 이겨내고 나니 지도 좀 컸답시고 ㅋㅋㅋ 여기저기서 새 가지와 꽃눈이 펑펑 올라오는 중이다.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들이대보는 트죠 가방


엘더베리 화분 옆 베드에 있는 알리움은 무서운 기세로 새 잎을 뿜어내고 있다.


지하 보일러실 가드닝이 겨울 내내 쏠쏠한 재미를 줬어서 그런지, 집안에 해가 들지만 잘 안 쓰는 공간이 있으면 어떻게든 식물 키우는 곳으로 탈바꿈하고 싶어진다. 이전에 세탁실로 쓰던 지하실 옆 공간이 있는데 북향이지만 창이 있고, 수도도 연결되어 있어 여기에 식물을 키우면 물 주기도 편할 것 같다. 다만 전주인이 살 때부터 여길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거미줄과 먼지가 엄청 많은 상태라.. 여길 되살리려면 꽤 빡센 청소가 필요할 것 같다. 신발신고 다니기 싫으니 바닥엔 이케아 룬넨을 깔아볼까.. 하는중


4월 3일
집 외벽에 붙은 수도꼭지가 하나인줄 알았는데, 작년에 에어컨 실외기 교체하면서 보니 반대쪽 벽에 하나 더 있었다. 뒷마당쪽에 물을 줄땐 여기서 물을 당겨오는게 더 편할 것 같아서 반가웠다. 작년에 틀어봤을땐 물이 안나와서 실망했는데, 윗 사진에 있는 공간 천장에 붙은 밸브를 열어주니 물이 나오더라. 얏호!


50ft짜리 호스를 연결해서 뒷마당쪽으로 연장했다.


외벽 둘레를 쭉쭉 따라 가서


호스 걸이에 있는 수도꼭지에 연결해주면 끝! 같은 호스 하나 더 사서 앞쪽에 또 연결해줄 예정 ㅋㅋㅋ 저 호스 단단하고 잘 안 꼬이면서 연결부위가 튼튼한데 꽤 저렴한 편이라 좋아하는데 ㅋㅋㅋ 사진으로 보니 색깔이 좀 튀네…


호스를 열심히 연결해주고 잠깐 집에 들어와 커피 한잔을 들고 거실 창가에 섰는데.. 새갘ㅋㅋㅋ… 새가…? 우리집을 부수고 있는걸 발견…

헌집 줄게 새집 다옼ㅋㅋ….


거터에서 물이 조금씩 새서 저쪽 포치 위 나무가 썩었니보다. 야무지게 구멍을 내서 집을 짓는 중.. 너… 거기서 살거면 모기지 내고 살아..


이번주 월요일에 홀푸드에 장보러 갔다가 홀랑 집어온 치자나무. 잎이 반짝반짝하고 수형이 너무나 예뻐서 지나칠 수 없었다. (깊어지는 남편의 한숨) 사실 치자나무는 엄마의 최애셔서 어릴때부터 늘 집에 있었기에.. 그렇게 키우기 어려운줄 몰랐다. 재작년에는 치자나무 두그루를 사다가 아무생각 없이 밖에다 심었는데.. 모두 동사했다ㅜㅜㅋㅋ (치자의 hardiness zone은 7-10, 내가 사는 곳은 6… 월동이 될리가 없지)


레이블에 ‘perfect for indoor house plant’라고 적혀있음 ㅋㅋㅋ 내다놓을 생각 말라는게지 ㅋㅋㅋㅋ


Burpee gardening에서 주문해놓은 무화과와 블루베리도 도착했다. 제일 작은 사이즈로 시키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작을줄이야?


무화과는 fignomenal (이름한번 잘 지었네 ㅋㅋㅋ), 블루베리는 Sunshine blue ㅋㅋ 둘다 container friendly란다 ㅎㅎ


코스트코 데려가주신 언니네서 얻어온 다육이도 며칠을 잡지 표지 위에 방치했다가 오늘에서야 겨우 심어주었다. 다육이들은 이래도 잘 사니까 ㅋㅋㅋㅋ


무슨 종류냐고 여쭸더니 Jade plant라는 이름이었다. 오동통한게 넘 귀엽다.

이사 완료!


4월 4일
경칩도 입춘도 다 지났건만… 왜 또 아침부터 눈이 펑펑 오냔말이냐. 바깥에 내다심은 브로콜리 살려..

파들은 걱정이없지만
양파.. 괜찮겠지…? 양파살려…
양배추도 살려
튤립베드도 살려..ㅠㅜ

마늘들은 꽤 선전중.


마늘 주아부터 키운 것들도 무럭무럭 잘 자라는 중이다. 차라리 눈이 오면 강추위가 내리는거보다 보온재역할을 해줘서 좋다던가. Frost fabric까지는 안 씌우고 한번 지나가보자.


예쁘게 만개한 아이리스들이 눈에 뒤덮여버렸다. 눈이 꽃을 지게 하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샤..샤스타 데이지 새싹들은 어쩐다ㅜㅜ frost free일때 내다심을것을… 좀 컸다고 막 내다 심었는데 눈에 완전 깔려버림

잘 찾아봐유


그래도 키우던 모종들 반은 실내에 남겨두었으니, 쟤네가 동사하면 안에 둔 것들로 바꿔 심어줘야겠다.


홀로 밖에 내다놓은 킹헨리 비올라는 냉해를 좀 입긴했어도 꿋꿋이 잘 살아있었는데, 이 눈까지도 버텨줄지는 모르겠다.


오후에 오랜만에 욕조 목욕을 했는데 그동안 남편이 혼자 나가서 길과 차에 쌓인 눈을 다 치워줬다. 목욕하고 나가면 추워서 힘들까봐 그랬다고. 매우매우 기특하다고 칭찬을 왕 많이 해줬다 ㅋㅋㅋㅋ


깔끔하게도 치웠네…!!!!


덕분에 눈치운 다음에 온 눈은 길에 안 쌓이고 그냥 녹아사라졌다.


차이브와 장미도 눈이불 덮고 있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