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보스턴 게으른 농경일지

2024년 4월 5-7일 식목일 모종 나눔, 눈 온 뒤 냉해 피해 살피기, 토마토 파종

게으른보농 2024. 4. 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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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식목일🌱
식목일에는 땅에 지팡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데, 그건 아마 38선 이남의 이야기인듯 ㅠㅠ
여기는 함경북도 최북단과 위도가 같은 메사추세츠고 밖에다가 뭘 내다 심기엔 아직 많이 춥다.


1월부터 시작된 미친 파종병으로 인해 미친듯이 늘어난 꽃모종들은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많이 나눔하고 있다. 오늘은 한국에서 놀러온 친한 동생 쏠쏘르에게 모종을 나눔했다. (그녀는 롱디중이므로, 이 모종들은 아마도 남친이가 키우게 될듯 ㅋㅋㅋ)



2달 넘게 키운 미인풋고추 모종부터 샐비어, 비올라, 팬지, 달리아, 스냅드래곤과 블랙아이드수잔까지 바리바리 챙겨줌 ㅋㅋㅋㅋ (덤핑)


쏠쏘르는 나의 가장 어두운시기(대학원때)에 만난 아이인데, 별거 안해도 자꾸 대단하다고 칭찬해줘서.. 내가 뭔가 하고 있음 자꾸 이것저것 보여주게 된다. 오늘은 나의 보일러실/차고 가드닝 공간과 뒷마당 가든베드들을 자랑했다.

힙한 그녀의 뒷모습



다행히 눈 온뒤에도 모종들은 별다른 냉해 피해 없이 꿋꿋이 잘 살아남아있다. frost hardy한 애들만 내놓긴 했지만..  그래두 걱정했다우


스패니시 어니언 좀 눕긴했지만 무사히 생존..!

 

 

미니양배추도 무사 생존


아래 보일러실 가든은 쏠쏘르가 찍어준 사진이닷 ㅎㅎㅎ 나는 맨날 식물 클로즈업해서 찍기만 해서 이렇게 광각(?) 샷은 낯설다 ㅋㅋ

 


“언뉘….”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는 쏠쏘르에게 모종을 두박스 들려보내주며 배웅했다 ㅋㅋㅋ


배웅하고 나서 보니 우체통 및 샤스타데이지들이 거의 죽어있넼ㅋㅋㅋㅋ큐ㅠㅡㅜㅜㅠ



4월 6일
그래도 작년 농사에서 배운게 있다면 토마토, 호박, 오이, 참외 씨앗을 절대 3월까지 파종하지 않는 것이다. 작년 2월말 3월초에 파종한 애호박, 단호박들은 너무 작은 모종포트에서 자라기 시작해서 치렁치렁 줄기만 길어졌다. 나중엔 실내에서 꽃이 피기까지…;;

물론 방울토마토(cherry tomato)인 Patio Choice Yellow와 그보다 더 키가 작게 자라는 Micro dwarf tomato 종류인 Blaue Zimmertomate는 미리 파종해서 키웠다. (2개씩 만들어서 하나씩 나눔했쥐❣️)

그래도 제한 없이 키가 크게 자라는 indeterminate tomato들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기다리는중에 토마토 씨앗을 몇개 더 사들인건 비밀)

고추, 가지 씨앗처럼 토마토 씨앗도 솜파종부터 시작(4월 3일)했고 오늘 보니 몇개빼고 뿌리가 거의 다 나와있더라. 바로 모종판을 준비해서 살살 옮겨심어주었다.



솜파종한 토마토/토마티요 종류 리스트
- Grande Rio Verde (토마티요/Tomatillo, Botanical interests, 4개) 초록색 토마티요 종류이다..!! 살사 만들어먹어야지💕


- Classic Beef Steak (indeterminate tomato, Baker Creek, 3개) 뚠뚠하고 우글우글하게 빵빵한 정직하게 빨간색인 토마토다. 열심히 키워서 샌드위치랑 카프레제로 잘 먹어야쥐…!!


- Costoluto Genovese (indeterminate tomato, 위에 포스트잇에 스펠링 틀렸넼ㅋㅋㅋㅋ, Baker Creek, 3개) 얘도 우글우글 뚠빵이 정직한 빨간 토마토!! Italian Heirloom 종이다.


- Cherry Roma (indeterminate, Burpee, 2개) 작년에 산 씨앗이 남아서 파종했다. 작년에 그로우백에 넣어 꽤 많이 키웠는데, 소스 만들기 좋고 열과가 잘 안생겨서 좋았다. 크기가 조금 작은 로마 토마토일뿐 절대로 방울 토마토 사이즈는 아니었음 ㅋㅋㅋㅋ


- Black Beauty (indeterminate, Baker Creek, 4개) 무척 기대중인 검정-짙은 자색 토마토 종류다. 흐흐 잘 키우면 올해 수확 사진 포토제닉은 전부 얘가 차지할듯…!)


- San Marzano (indeterminate, Burpee, 2개) 이것도 작년에 키우던 토마토. 얘는 여름부터 드리워진 나뭇잎때문에 해가 부족해져서 그런지 큰 재미를 못봤다. 소스 만들기에 최적이라는데, 잘라먹을 정도로만 수확했던 기억. 그래도 요거 길쭉하게 생긴 토마토라 잘라서 플레이팅하면 참 예뻤다❣️ 올해는 잘 자라주길..


- Indigo Rose (pole cherry tomato, Botanical interests, 3개) 쪼꼬미 까망/초록 토마토다! 이것도 기대중 ㅎㅎㅎ


- Super Sweet 100 Hybrid (cherry tomato, Burpee, 3개) 이거는 한주만 심어놔도 생산량이 어마어마하다는 전설의 F1 방울토마토 종류다. Vine riped tomato로 수확해보고 싶어서 심어봄 ㅎㅎ


- Green Zebra (green pole tomato, Botanical interests, 2개) 줄무늬가 있는 초록색 토마토다!! 너무 귀여울 것 같다.


- Riesetomate (aka traveller’s tomato, Etsy, 2개) 일명 여행자의 토마토라고 불리는 종류인데, 토마토에 관절? 같은게 있어서 칼이 없이도 부분부분 하나씩 똑똑 떼어먹을 수 있다. Epic Gardening의 Kevin의 소개영상으로 처음 알게되었는데, Botanical interests에는 정작 없어서 Etsy에서 찾아서 샀다. 올해 내 텃밭 간식이 되어줄 예정 ㅎㅎㅎ



뿌리가 뿅뿅 나온 아이들도 있고, 잠잠한 애들도 있는데 그냥 전부 모종판으로 옮겨주었다.

 

 


사실 이거말고도 토마토 씨앗이 많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종판 남는 칸에 그냥 물불림도 안하고 바로 파종했다. 토마토는 원래 발아 잘 되니까 뭐 ㅋㅋ


바로 파종한 토마토 종류 리스트
- Kayleigh Anne Tomato (Rebel Starfighter family, Etsy, 2개) 노랑/보랏빛이 섞인 토마토인데, 미국 버몬트 출신 토마토란다. 색깔이 너무 예뻐서 보자마자 뿅감… 미국 출신이라는데 인터넷 씨앗판매자들은 전부 유럽에 있더라;; 나는 etsy에서 미국 셀러를 겨우 찾아서 씨앗을 구했다.


- Ghevici (Micro dwarf mini tomato, Etsy 사은품으로 받음, 2개) 사은품으로 껴준거라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파종했다 ㅋㅋㅋ 그래도 micro tomato라니까 부담이 없네ㅋㅋ Patio choice yellow랑 좀 겹치는거 같기도..


- Golden Hour (Micro dwarf tomato, Etsy, 2개) Kayleigh Anne의 방울토마토 버젼처럼 생겼다. 지금보니 이때 노랑색 토마토에 꽂혀있었나 싶다; ㅋㅋㅋ 기억나는건 plantedinthegarden 아저씨처럼 micro dwarf tomato 종류들을 벽에 붙여 vertical로 키워보고자 마음먹었던 것뿐ㅋㅋㅋㅋㅋ


- Nina Neutron (micro dwarf tomato, Etsy, 2개) 얘는 에어로가든에서 키워도 될 정도로 작은 종이란다. 나의 구형 에어로가든에서도 될지 한번 키워볼까나 ㅋㅋ


- Antho White Cherry (cherry tomato, Etsy, 2개) 확실하다. 노란토마토에 꽂혀있었던 게…



토마토를 폭풍 파종하고 나서도 모종판에 몇줄이 남아 미처 파종하지 못했던 고추 씨앗들도 파종해주었다. 이 중 몇개는 솜파종 하다 물을 제때 못 갈아줘서 곰팡이가 폈거나 끝내 발아가 잘 안되어서 포기했던 것들이다.

파종을 마치고 Humidity dome 씌워 얌전히 침대 밑에 둠



4월 7일
날이 좀 풀렸는지 바깥에 눈이 다 녹았다. 나는 얼른 장화를 챙겨신고 질척한 뒷마당으로 나가 모종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칼솟

 

타이샬롯과 얼갈이 배추

 

미니양배추

 

양파모종

 

부추, 두메부추, 브로콜리

 

브로콜리는 꽤 쌩쌩한편인데
컬리플라워들이 몸살이 도진 모양
쪽파는 눈이와서 더 좋아하는거 같고
완두도 꾸역꾸역 잘 살아남았다


앞마당의 화분에 심어둔 홍매화는 꽃망울이 점점 커지는 중이다.


백매화는 홍매화보다 확실히 느리다. 이제서야 꽃눈이 조금씩 눈에 보이는정도로 생겨있다.



작년에 3-5개의 꽃눈이 있는 작약 뿌리를 사다 심어뒀는데, 배송 받고 며칠 봉지에 그냥 두다가 심어서 잘 자랄지 무지 걱정했었다. 순이 안 올라오는게 아니라, 좀 깊게 심어줘서 못 올라오는거였다는걸 지난번에 알게 된 뒤 땅을 살살 파줬었는데, 오늘보니 그 자리에서 새순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있었다. 오예💕



뭣모르고 허니문 장미 옆에다가 바짝 붙여 심은 Scilla 꽃이 피기 시작했다. 우체통 옆에는 내가 심은 적 없는 Scilla의 보랏빛 꽃 구근이 피어났더라. 꽃이 지고 나면 친구들이 있는 우체통 옆으로 옮겨주어야겠다. (허니문장미 뿌리 살려)




우리집 된 기념으로 심은 허니문 장미 두 그루도 신나게 새순을 올리고 있다. 아직 굴뚝에 붙여 키울지 뒤에 trellis를 덧대어줄지 못 정했는데, 올해 너무 빨리 와방방 커버리면 어쩌지..



저번에 심은 현관 앞 데이비드 오스틴 장미도 뿌리가 잘 활착된 모양이다. 식재한 뒤 새로운 꽃눈이 더욱 많이 올라오는 중이다.

퀸 오브 스웨덴

 

찰스다윈❣️
로알 드 달


안에는 모종이 과하게 넘쳐나고, 바깥에는 눈이와도 살아남는 seedling들과, 구근, 장미들로 넘쳐나는 늦봄이다. 파릇파릇한 생명의 힘을 마구 느끼는 오늘이다🌱

 

 


내 칭구 쫑이가 알려준 방법으로 뿌리 내린 아보카도 사진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지퍼백에 아보카도 씨앗을 넣고 쫙 갈라질때까지 둔 뒤 갈라져 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키우면 된단다❣️

짜갈라져서 뿌리가 보이기 시작!!!



아보카도가 자랄 커피잔을 구하기 위해 프라푸치노를 시켜먹어야겠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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