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파종하려고 엊그제 물에 불려놓은 파바빈(fava bean). 어제 깜빡잊고 심어주지 않아 지금은 물에 팅팅 불어 터지기 일보직전인 상태가 되었다.
부랴부랴 베드 가장자리에 쪼롬히 파종해주었다. 뭘 수확하려고 한다기보다는 본격적으로 베드를 쓰기 전에 질소를 충전할 요량(?)으로 파종했다. 실제로 씨앗도 cover crop으로 판매하는 제품이기도 하고 ㅋㅋ
30-60일 정도 걸린다고 하니 고추 심을때까지 키우다가 통째로 갈아엎어 비료로 써주면 되겠다 싶음 ㅋㅋ 한국에서는 자운영?이라는 걸 심는걸 본 적 있다. 여기는 clover 종류를 cover crop으로 심기도 하던데.. 개인적으로 샴록도 그렇지만 그 종류는 아무리 봐도 잡초같고 원치 않는 곳에 퍼질거 같아서 패스...
어제 브로콜리와 컬리플라워, 두메부추와 부추를 정식한 베드 한켠에는 각종 당근, 비트, 그리고 펜넬을 파종하였다. 사실 어제 본 이번 주 날씨 예보에는 오늘부터 4일 내리 비가 온다고 해서 어제 파종하려 했다가 (당근은 파종 초기 물 관리가 중요하니까) 너무 지쳐서 파종 못했었다. 다행히 오늘 흐리기만 하고 비가 오지 않길래 얼른 나가서 부랴부랴 파종해줌 ㅋㅋ
비좁은 자리에는 작게 자라는 종류인 손가락당근, 그 옆쪽 널찍한 공간에는 빨간 당근인 atomic red와 자색당근인 purple dragon을 심었다. (Scarlet Nantes나 New Kuroda, Danvers 126 같은 일반 주황 긴 당근 씨앗도 있는데 그건 재미없으니 나중에 천천히 심어야지)
쪽파를 옮겨 심어둔 베드에도 자리를 덜 차지하는 동그랗고 작은 종류의 당근인 Tonda di parigi를 파종했다. 쪽파를 서서히 수확해서 먹으며 작물이 자랄 자리가 더 생기면 이것저것 여기다 파종해줘야지.
여담인데, 쪽파는 여전히 ~비실비실~하지만 옮겨심어준지 며칠만에 꽤 자라서 푸른 잎이 길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city planter는 얘네한테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듯 ㅜㅜ 물 잘 빠지고 너른 이 베드에서 쑥쑥 커라…!! 늦봄에는 파김치가 되어주고 여름엔 종구가 되어주어라 ㅋㅋㅋ
다시 당근 파종하던 브로콜리 베드로 돌아가서 - 비트는 2종류를 파종하였다.
하나는 Botanical interests사의 Robin (전형적인 자색 비트)이고 다른 하나는 MI Gardener의 Chioggia (과녁 같은 무늬가 특이한 핑크 비트)이다. 사실 비트 자체를 생으로 먹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생긴게 예뻐서 심었다 (이 화상아) 마켓에서 사는거야 내 입맛에 안 맞았지만 직접 키워먹으면 보통 맛과 향이 더 좋으니, 비로소 내 입맛에 맞을지도…?! 아니면 언제든 휴롬에 갈아 ABC 쥬스 만들어먹으면 되지 ㅋㅋㅋㅋ 그때쯤엔 당근도 많을텐데
내 사랑 펜넬도 파종했다.
샐러리는 오래걸린다고 해서 indoor에서 일찌감치 시작했는데, 펜넬은 아무래도 뿌리식물이다 보니 그냥 직파하기로. 지금 생각난건데 아르굴라(루꼴라)랑 고수도 얼른 심어줘야지! 향채 뿜뿜 가드닝 렛츠고 ㅋㅋㅋㅋ
겨울에 보일러실에서 키웠었던 강화순무. 보일러실이 생각보다 따뜻해서 좀 애매하게 컸지만 ㅋㅋ 그래도 피클로 잘 먹었다. 애벌레 파티가 시작되기전에 바깥에서 펑펑 키워보려고 파종. 올해는 강화순무 석밖지를 담가봐야지. (여담인데, 강화순무 김치 담그시는 분들은 계량따위 안하고 잘 하시나봄 ㅠㅠ 강화도가 친정인 친구한테 물어봐도 레시피가 죄다 '적당히 다 때려넣고 버무려라' 같은 식이더라.. ㅋㅋㅋㅋ흑)
뿌리 작물 중에 정말 난생 처음 보는 것이 있어 씨앗을 구매해보았다. 이름은 샐서피. 주로 구워서 먹고, 구운 다음에는 굴(oyster)맛이 나는 채소라는데… 상상이 안간다. 남아공이랑 네덜란드?에 이 이름의 식당들도 있다는데 둘다 맛집이라는듯ㅋㅋㅋㅋㅋ 나중에 갈 일 있음 들러봐야지.
발아율 저조해서 씨앗을 많이 넣어주었다고 적혀있길래 구덩이마다 냅다 5-6개씩 뿌려주었다. 저조하다해도 71%라는데 3개씩만 뿌려도 되지않나 싶지만 ㅋㅋ 저렇게 많은데 대충 솎아주면 되겠지 ㅋㅋㅋ 그나저나 샐서피 씨앗 무척 신기방기하게 생겼다… 나중에 꽃도 보고 싶은걸?
샐서피 옆 남은 자리에는 칼솟 모종을 쭈룸히 심어주었다. 사실 이름표가 날아가서 이게 Spanish White Onion인지 칼솟인지 헷갈리긴하는뎈ㅋㅋㅋㅋㅋㅋㅋ 양파는 엄청 열심히 라벨링했고 샬롯이랑 칼솟은 대충했던 기억이 나고, 끝이 자색이 아닌 흰색이라 칼솟이라 믿어보기로 한다 ㅋㅋㅋ
이 둥근베드 하나에 30-40불정도였던거 같은데, 생각보다 만족도가 좋다. 사실 커다랗게 긴 베드들보다 면적 활용도가 높고, 어디서든 작물에 손이 닿는 위치에 있어서 간편하다. 게다가 높이도 1.4ft라서 위에 뭐 심어놨는지 토끼들이 잘 못본다는게 좋음 ㅋㅋㅋ 여름이 오기전에 구리테이프 둘러 붙여줘서 달팽이 등반도 막아놔야지
베드에 파종을 끝낸 뒤에는 뒷마당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쌓인 나뭇가지와 낙엽을 정리해서 베드에 마저 채워주었다. 그 와중에 동글동글한게 있어서 음 이건 뭐지.. 하고 들여다보다가 토끼떵인것을 깨달음 ㅜㅜ 이 좌식들아 우리뒷마당 떵뚜깐으로 쓰지마라!! ㅋㅋㅋ
나무 아래를 치워준 후 은방울꽃들 나란히 정렬. 뿌리가 어지럽게 엉켜있고 토양도 그리 좋지 못하지만… 은방울꽃은 ‘ground cover’로 불리는 식물인만큼 이 척박함을 잘 이겨내길 기대해본다.
스톰 왔을때 부러진 별목련 가지들도 정리했다. (나 이날도 엄청 바빴네 헉헉) 목련가지를 자르면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나는데, 고된 나뭇가지 자르기 중에 조금의 위로가 되어준다 ㅋㅋ
작업중에 땅에 있는 걸 목련가지인줄 알고 뭔가 주웠는데, 나무뿌리였다. 잡은김에 뽑아버리자하고 당겼는데…
목련가지 정리후에 베드에 채워넣고 돌아보니 펜스 밑으로 옆집에서 넘어오는 잡초들이 보여 뽑아내었다. 잎 생긴게 아무리 봐도 ‘I’m invasive’라고 말하는거 같아서 초장에 잡아야지.
뿌리가 깊은걸 보니 Creeping charlie는 아닌거 같고, 잎이 생긴게 wild violet이랑은 달라서 구글렌즈에 돌려보았다. (덧. Google 앱을 다운 받아 사진검색을 하면 무슨 식물인지, 어디서 파는 제품인지 알려줍니다~ 크롬 어플 아니구 구글 어플!)
아니 근데 구글이 웬 뚱딴지 같은 결론을…
저기요.. 이게 고구마라고…? ㅋㅋㅋㅋㅋ
고구마일리가 없잖아;; ㅋㅋ
아무래도 구글이 고구마라고 당당히 꺼내놓은 사진 옆에 조심스레 껴놓은 두번째 옵션이 맞는 얘기인듯. 저것도 징그럽게 vine으로 자라는 식물이길래 얼른 뽑았다. 덩굴성 잡초 이제 그만…ㅜㅜ
지난 해에 동네 농장 겸 그로서리마켓에서 사온 ramp 뿌리에서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기 사는 미국 사람들이 흔히 이 ramp를 보고 ‘명이나물이예요’라고 하지만 엄밀히는 다른 종이라는 듯.
이 논란(?)에 대해서 논문까지 찾아 심층 분석하신 분이 계셔서 그 블로그 글 연결로 자세한 설명을 대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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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p 자체도 북미 동북부에 자생하는 종으로 나름 보호종이라는 모양이다.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울릉도 명이나물 종과 달리 해발 고도가 높고 기온이 낮은 곳에서 자라는 오대산종 산마늘처럼 ramp도 어느정도 서늘한 기후가 유지되는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뉴잉글랜드 기후 자기소개)
독일에도 베어라우흐(Bärlauch, 곰파)라고 하는 식물이 있어서 장아찌를 담가 먹곤 했다. 장아찌 담가놓으면 명이랑 큰 맛의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4월 초쯤 마켓에서 꽤 저렴한 가격으로 팔아줘서.. 봄나물이 그리운 한국동포들이 '아니 명이가 독일마트에 있다니...'하면서 울면서 사가곤 했다 (몇년 전의 내 얘기...ㅋㅋ)
예전에.. ㅋㅋㅋ 독일에 갓 온 한국 사람이 이 Bärlauch가 여기저기서 자라는걸 보고 ‘한국에서 금값인 명이가 독일에선 지천에서 자생한다!’며 수출할까 하고 사업 구상을 했단다. 물론 양식의 어려움, 규정의 복잡함(독일이잖아)과 한국~독일간 신선운송의 장벽에 가로막혀 포기했다는 썰 ㅋㅋㅋㅋ
뒷마당 데크 위에 있는 raised bed에서 키우던 Egyptian Walking onion들을 일부 뽑아 작은 metal bed로 옮겨주었다. 우리나라에서 삼동파(층층파, 삼층파)라고 부르는거랑 생김새와 기전이 비슷해서 작년까진 삼동파라고 불렀지만 ㅋㅋ 엄연히다른 종이니 구분해서 불러야겠다. (ramp - 명이 관계를 보고 깨달음)
겨울에 월동 잘 하라고 위로 흙을 많이 덮어주었더니, 연백부(흰부분)가 제법 길어졌다. 너무 깊이 박혀있어서 뽑기 어려울 정도였음. 연백부의 뽀얀 살을 보니 입맛이 돌아 반정도는 갖고 들어와서 요리에 바로 넣어주었다.
원래는 Walking onion을 전부 뒷쪽 큰 베드로 옮겨주려고 했는데 요리하다 쪼르르 나가서 휙휙 잘라오기 편한 자리라는 생각에.. 일단 몇 개는 그 자리에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대신 빈 자리가 아까우니 French Breakfast Radish와 시금치를 파종해주었다.
오밤중에 데크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 흙을 헤집으며 씨앗을 파종하고 있으니 우리 첫째딸램이 나를 엄청 측은(또는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의 가드닝은 올해도 우리 고양이들에게 지지를 얻기 어려워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