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국식 텃밭 가꾸기

미국에서 한국 콩나물 키우기 (feat.새싹보리 & 캣그라스)

게으른보농 2024. 5. 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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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사는 모든 한인들이 서러운 순간이 있다. 그건 바로 한국 살때 여느 마트만 가도 손쉽게 구하던 채소가 갑자기 너무 구하기 어렵거나 혹은 구할 수 있어도 비쌀때. 보통 깻잎이 그러하고, 고구마가 그러하고, 미나리, 돌나물, 두릅, 그리고 딸기가 그러하다.

앞서 서술한 것들보다는 습득 난이도가 낮지만, ‘한인’마트가 없는 지역에 사는 분들이 구하기 유독 어려운 것이 콩나물이다. 별별걸 다 sprouting 해서 먹는 양놈들도 콩나물은 안 먹는데다가, 근처에 아시안마트가 있다해도 숙주는 있지만 콩나물은 잘 없다.

결국 허허벌판 한인밀도 낮은 황무지에 사는 슬픈 한인들은 콩나물을 직접 길러먹게 되는데.. 이내 첫 난관에 부딪힌다.

콩나물은 무슨 콩으로 만들(?)어야하는가!
열심히 한국 웹을 뒤져봐도 온통 ‘콩나물콩을 사서 시루에 넣어라’는 얘기 뿐. 갖은 검색어 조합을 다 넣어보다 만나는 지식백과의 내용으로는…

네이버 지식백과 농식품백과사전

 


콩나물도 안 파는 동네에서 구하기엔 너무 전문적이고 한국적인 이름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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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콩나물콩 구하기

 

1. 근처에 한인마트/H마트가 있는 복받은 분들은 아래 콩나물콩 제품을 사시면 됩니다.

(근데 H마트에 콩나물도 팝니다…그냥 사드세요)

 



2. H마트 또는 한인마트가 근처에 없는 사람은 아마존에서 대체품을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 시중에 파는 콩나물은 주로 노란콩(유태) 종류인데 꼭 이 종류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서도 가정에서는 오리태, 청태, 수박태 같이 다양한 콩을 길러먹기도 하니까.

가장 구하기 쉬운건 메주콩(백태, soybean)이다. 일반 콩나물보다 머리는 좀 크지만 콩나물로 키우는데에는 큰 문제가 없고, 충분히 먹을만하다.



서리태로도 콩나물을 만들 수 있다. HJ언니가 서리태를 채반에 넣어 콩나물을 기르시던데 콩나물 머리는 백태와 마찬가지로 좀 크지만 콩나물 줄기도 굵고 비주얼이 훌륭했다. 서리태도 아마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한글검색 가능)



나는 곧 죽어도 대가리 큰 콩으로는 콩나물을 못 만들겠다! 하는 사람은 쥐눈이콩을 시키면 된다. 이걸 키운다고 까만 콩나물이 되는건 아니고 어차피 껍질 벗겨지면 노랑색인건 똑같다. 서리태나 메주콩보다 머리가 작아서 시중 콩나물 비주얼에 가장 가깝다. (쥐눈이콩도 아마존 한글검색 가능)




콩나물은 어디에 어떻게 키우나?
전통적으로는 옹기/사기 재질의 콩나물 시루에 표주박으로 물을 부어가면서 키우는데, 그건 너무 노동집약적이고 토속적이라.. ㅋㅋㅋ 나처럼 게으르고 귀차니즘이 만연한 사람은 넣어놓고 물 썩을 때까지 안 갈아주거나 물 제떄 안 줘서 콩나물이 고사하기 마련... (그 어려운걸 HJ언니가 하시더라.. 무려 채반과 보울을 겹쳐서...!! 부지런하심 ㅠㅠㅠㅠ)

 

이런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콩나물 자동 재배기가 있음. 물론 아마존에도 팔고 있으나.. 디자인이 정말 괴랄하다. 나는 색상표에서 저 연두색을 아예 지워버리고 싶다 정말... 인테리어에는 절대로 못쓰게 만들어야함. 특히 새싹 재배기나 판 같은걸 다 저 색깔로 만드는데 진짜 새싹=연두 이런 단순무식한 생각 하는 사람은 제발 디자인 결정 못하게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함. 

 

 

 

 

 

한국에는 더 예쁜 톤의 콩나물재배기가 있다. 해외 나가시는 분들이 미리 110v용으로 사서 바리바리 싸들고 간다는 전설의 아이템.. 청시루 되겠다. 

 

 

 

 

기본형과 고급형의 가격차이가 좀 있는 편인데, 고급형은 아래 사진에 있는 투명 칸과 뚜껑이 하나씩 들어있다는 차이가 있다. 콩나물은 햇빛 받으면 초록색으로 변해서 기본형의 검은 통+검은뚜껑으로 키워야하지만, 다른 새싹 채소들은 자라는데 빛이 필요해서 투명에 키우는 듯. 나는 그냥 기본형으로 사왔고, 다른 새싹 키울때는 쿨하게 뚜껑열고 그로우 라잇 쐬어준다 ㅋㅋ 어차피 빛은 위에서 들어가는거니까..

 

여담인데, 처음 올때 미리 공홈에서 주문해서 가져오려고 했는데, 무려(!) 공홈 주문을 확인 안하는 바람에.. 내 주문이 누락됨. 떠나기 전날까지도 발송이 안되길래 어찌저찌 취소헀는데, 나중에 회사에서 담당자분이 죄송하다고 문자옴;; ㅋㅋ 확인 좀 하세요.. 공홈이잖아.. ㅋㅋㅋ 그리고 나서 지난번 한국갔을때 미리 쿠팡에서 주문해서 갔는데 ㅋㅋ 아직 내가 한국 가는 비행기 타기전에 나한테 엄청 전화하셨더라고..?ㅋㅋㅋ 알고보니 '해외용 주문하신거 맞냐!!'고 확인하는 전화였음. 해외용..이라 산건데요... ㅋㅋㅋㅋ 암튼 이 회사 좀 웃긴다. 

 

 

 

아마존에도 청시루 비슷한걸 팔긴 하지만 가격이 청시루의 2.5배쯤 되는듯.. ㅋㅋㅋ 콩나물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행가방이나 선편 이삿짐 자리가 남으시면 청시루 꼭 하나 사오세요 ㅋㅋ 

 

 

이 돈이면 콩나물이 몇 봉지야.. ㅋㅋ

 

 

 

실제 재배 사진은 아래와 같다. 겨울엔 하루 이틀에 한번 아랫층 물 갈아주면 되고, 물을 자동적으로 뿌려주니까 콩나물쪽은 신경 안써도 된다. 여름엔 아마 하루에 한두번 갈아줘야 냄새가 안날듯. 

 

 

 

팁이 있다면 20도 전후의 물을 넣어주는게 좋고, 처음 싹이 틀땐 타임모드(20분에 한번), 좀 자라기 시작하면 연속모드로 물을 주는게 좋다. 수량이 모자라면 콩나물 잔뿌리가 잘 생기기 때문에~

 

 

 

사진은 약 3일정도 키운 콩나물이다. 중간에 궁금해서 자꾸 열어봐서 그런지 대가리가 연두색으로 변해있다. ㅋㅋㅋ 나의 이 참을성 없음이 가드닝 결과물에 항상 드러나서 민망하다. 

 

 

 

청시루 뚜껑을 열어두면 물은 좀 튀지만 빛이 필요한 다른 새싹들도 재배가 가능하다. 콩나물을 질리도록 먹고 나면 우리 고양이들을 위해서 겉보리를 넣고 새싹보리를 재배하면 된다 ㅎㅎ 흙에 심은것보다 뿌리는 빨리 나오지만 양분이 없어 그런가 싹이 자라는건 좀 더딘편이다. 수경재배 양액을 좀 넣어줘도 될런지.. 저 관에 끼거나 막히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일단 물로만 한번 키워봐야지.

 

하루만에 뿌리가 뿅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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