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날씨가 더워지면 바깥에 나가서 작물을 돌보는 빈도가 적어진다. 사실상 여름에 손이 제일 많이 가는데, 덥다는 핑계를 대기로, 또 비가 왔다는 핑계로 안 나가게 됨.. ㅋㅋ
그래도 달리아는 핀다! 침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달리아의 아름다움은 게으른 나도 앞마당으로 나가보게끔 하는 마력이 있다. 첫 개화분이 코랄 겹꽃이라니.. 황송하다.
엔비 지니아와 가자니아도 독특한 색감을 뽐내며 계속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 중이다.
달리아가 너무 예쁘게 피었기에, 작은 모종화분에서 뭉게고 있던 floret farm 달리아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원래는 HJ언니네로 때맞춰 배송갈 예정이었으나.. 나의 게으름과 초반 물량공세에 놀란 언니의 심신안정을 핑계로.. 꽤 오래 화분에 있었다. Baker Creek에서 주문한 애들보다 파종을 늦게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떤 애들은 꽃이 피는데, 아직 화분에만 있으니 불쌍해보여서.. ㅋㅋㅋ 작약 잘라내고 생긴 빈자리에 틈틈이 심어주기로 했다. HJ언니께는 bulb 상태로 전달될 예정.
화분에서 살짝 뽑아보니 벌써 쬐깐한 감자 같은게 생겨있다. 아이고 귀여워라 ㅋㅋ
아래 네모는 종류 구분을 위해 사진에 표시해둔거 ㅋㅋ 이런거 안 해두면 나중에 뭐가 뭔지 헷갈린다고 ㅠ
열심히 달리아를 옮겨심고 있는데, 남편이 나와서 내 패션을 보며 낄낄 웃는다. 그러더니 사진 찍어준다고 난리. 어디 여행가서 예쁜 사진은 잘 안 찍어주면서 이렇게 웃긴 사진만 기를 쓰고 모으는 걸 보면 조금 괘씸하다. 내 패션이 어때서?
억울해서 인스스에 사진 올리면서 일렀더니 친구들이 전부 "괜찮은데 왜!?"라며 우쭈쭈해줬다. 내가 다른건 몰라도 남편한테 패션으로 지적질을 당하고 싶진 않거든?! 당신의 패션을 돌아보시오 휴먼...
유일하게 살아남은 선스팟 해바라기가 뿌드드 고개를 든다. 작년에도 한그루, 올해도 한그루. 왜 해바라기는 우리집에서 하나만 살아남는걸까? 작년에도 올해도 꽤 파종을 많이 했는데 전부 다 털렸다. 아무래도 씨앗 상태에선 다람쥐가, 새싹 이후의 상태는 그라운드호그가 작살낸 모양이다.
여름이 오기전에 weed barrier/weed and feed를 제때 뿌리지 않은 죄로.. 여기저기 crabgrass가 엄청 많이 나와있다. 너무 보기 싫어서 앞마당부터 약을 치기로 결정.
장미 베드에 심어둔 차이브는 또 어느새 나무처럼 자라있다. 몽창 잘라서 다시 멀치로 덮어주었다.
올해 제일 잘 심은 것중 하나. sirius blue sage - salvia이다. zone 7까지는 월동도 하는 tender perennial이라는데.. 위에 짚이랑 흙을 잔뜩 덮어주면 다시 돋아나주려나? 다시 파종해서 키우긴 부담이고, 파내서 겨울동안 안에서 키우기도 부담이다. 살아남으면 내년에도 보는거고 아님 어쩔 수 없고.. ㅋㅋ
메인 베드에 queen anne's lace flower가 만개했다. 방풍이나 고수꽃이랑 다를바 없다고 폄훼하기엔 그래도 명불허전 예쁘디 예쁜 산형화서의 여왕이다.
글라디올러스와 샤스타데이지 사이에서 고통 받던 dwarf zinnia들이 안타까워 앞으로 옮겨심어주었다. 꽤 자란 상태에서 옮겨심은거라 다시 뿌리를 잘 내려줄지는 모르겠다. (사실 며칠 후에 다 말라죽었다.. 미안..)
dwarf zinnia 옮겨심기 겸 앞에 있는 잡초 제거하려고 호미질을 했더니 딸려나온 iris 뿌리들 ㅋㅋ 그새 multiply되었다. 가을에 다시 자리를 잘 정해 심어주어야겠다.
앞마당->뒷마당으로 가려고 집에 들어왔는데, 막간을 이용해 또라이짓하고 있는 둘째녀석 발견.
뒷마당의 가지들은 대롱대롱 잘 달리고, 뿌드드드하게 매일매일 커지는 중이다.
점점 빨갛게 변하는 txorixero pepper.
깻잎은 이제 매일매일 한움큼씩 따게 된다.
깻잎 김치로 소비하기 ㅋㅋ
캠핑가기 전에 수확한 풋호박 반절은 고등어찜에 투하했다.
저녁은 남편표 폭립스테이크. 셀틱스 우승기념 맥주와 함께 뒷마당에 앉아 뜯어먹으니 꿀맛이다. 함께 구운 킬바사도 불맛뿜뿜이라 행-복. 가끔 내가 밥하느라 스트레스 받는거 같을때쯤, 이렇게 요리에서 해방되게끔 해주는 사려깊은 사람이다. ㅋㅋㅋㅋ (다년간 싸우고 얻은 짬바)
배부르게 폭립을 먹고, 적당히 맥주를 먹고 나니 남편은 졸음이 몰려온다며 살짝 선잠에 들었다. 퍼뜩 잠이 오지 않는 나는 뒷마당에 다시 나와 토마토 구경, 가지 구경, 버터넛 스쿼시 구경까지 한 뒤에야 잠에 들었다.
7월 27일
whole foods에서 보기에 예뻐보여서 집어온 치즈?요거트. 좀 더 kiri 치즈 맛이 날 줄 알았는데 그냥 좀 꾸덕한 평범한 요거트 맛이다.
여름 내 바깥에 내다놓은 올리브가 펑펑 새 가지를 뿜어내고 있다. 올리브는 지중해 출신이라서 건조하게 키워야 한다는 얘길 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 올리브는 어찌 된 일인지 비온 뒤에 더 잘 자라고, 물을 자주 줘도 거뜬하다.
토마토 중에 기대주 of 기대주인 black beauty. 꽃이 여러개가 펴도 한 마디에 하나만 커진다. 원래 그런건지 우리집 햇빛이 부족해서 그런건지.. 뭐 덕분에 빵(?)은 꽤 커지는 중 ㅋㅋㅋ
어제보다 더 불긋해진 txorixero pepper.
어제보다 좀 더 뻗어나온 listada de gandia 가지.
주렁주렁 열리고 있는 할라피뇨~ 하나 따서 먹어보니 그리 맵지 않은데 향이 좋아서 맘에 든다.
새로 옮겨심은 달리아는 뿌리가 잘 활착되길 바라면서 정성들여 물을 주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활짝 핀 해바라기.
작은 화분에서 고통받던 montauk daisy. 그냥 땅에 심어주기로 결정했다. 남편한텐 잔디 영역 이렇게 점점 줄여 나가겠다고 선포함 ㅋㅋ
절화가 넘쳐나서 꽃병이 모자라다보니.. 이젠 잼 담겨있던 병까지 다 동원됨.
홀푸즈 다녀온 티 내는 와인 안주 한 상으로 하루 마무리.
7월 28일
또! 털렸다.. 그라운드호그가 담을 넘었나? 아님 토끼놈인가? 트레일캠 설치한거 다시 빼놨는데.. 그 사이에 이렇게 될 줄이야. 수박, 오이, 참깨의 수난시대..
다시 당한 테러에 어질어질하지만.. 정신을 바로잡고 weed killer 살포. 뒷마당에 미친듯이 자라고 있는 잡초가 좀 잡히길ㅋㅋㅋ
이제 완전 개화한 해바라기. 벌들의 좋아요 스팟이 되었다. 볼때마다 꿀벌 한두마리씩은 꼭 붙어있음 ㅋㅋ
앞마당에 뿌려둔 weed killer가 슬슬 작동중인듯.
괜히 옮겨심었다가 다 초록별로 가버린 dwarf zinnia들. 미안하다 ㅋㅋ
저놈의 weed killer.. 잔디부분에만 뿌렸다고 생각했는데 베드 위에 피어있던 달리아한테 튀었나보다 ㅠㅠ 애먼 달리아 뿌리까지 죽을까봐 약 튄 부분 얼른 잘라내주었다. 꽃봉오리가 다글다글하게 달려있었는데 미안하고 아까움..
Cubanelle 고추가 독야청청, 뿌아앙 커지는 중.
화분에 심어둔 참두릅은 새 잎이 나오면서 가시가 돋아난다. 그냥 땅에 심어줘야할까 아님 큰 화분에 따로따로 심어줘야할까 아직 고민중.
풋호박 아랫줄기에서 아들줄기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암꽃을 하나씩 달고 있어서, 풋호박도 순지르기를 좀 더 빨리해줬으면 열매를 더 빨리 달았을까 하는 생각에 게을렀던 초여름의 나를 매우 질책중ㅋㅋㅋㅋㅋ
토마토 그로우백 곁다리로 심어둔 코스모스가 뿌드득 개화중.
바깥은 찌는듯이 더운 삼복더위가 한창인데, 집 안은 새 에어컨 덕분에 시원하다. 고양이들은 바깥 날씨가 어떤지 모른채 더울때 시원한 곳에서, 추울때 따뜻한 곳에서 잘 지내고 있다. 말로 더 설명할 필요없이 팔자 좋은 우리 첫째녀석 포즈만 보여줘도 충분히 설명될듯..
가을 농사를 준비할 때가 된 것 같아, 텃밭농사 책을 다시 꺼내보는데, 엄마의 관심이 분산되는 게 싫은 둘째녀석은 책에까지 질투를 표출한다.
책을 뺏어들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니 한참 삐졌다가, 책을 내려놓고 비비적 거려주니 다시 웃는다. 고양이도 웃는 표정있다. 특히 우리집 둘째는 표정이 참 다양하다 ㅋㅋㅋ 맨눈으로 직접 보면 더 귀여운데.. 최대한 웃는 얼굴이 잘 나오게 찍어본 사진으로 설명 대체.
2년쯤 전에 한국에서 가져온 총진싹 액제. 너무 묵혀두면 균수가 떨어진다기에.. 그냥 한번에 다 붓고 희석해서 뒷마당에 모조리 뿌려주었다. 늦여름 방제에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바라며..
우리집 꺳잎은 맨날 바짝바짝 따고 맨 윗 잎만 남겨놓는데, 로디네님이 보고 기겁하심 ㅋㅋ 저렇게 해도 잘 살아남냐고 ㅋㅋㅋㅋㅋ 네네.. 잘 살아남고 오히려 맨 위에 잎만 두면 흙도 덜튀고 병해충도 덜 생기고.. ㅋㅋ 잎도 더 크게 자라는 느낌? 양보다 질이다 이말입니다 ㅋㅋ
어느새 달린 가시오이가 부쩍 길어졌다. 역시 오이는 90%가 물로 이루어져있는 작물이다. 비가 흠뻑오니 눈에 띄게 커진다. 물을 제대로 안 주고 키우면 곡과가 생기거나 쓴맛이 난다는데.. 비가 많이 와줘서 다행이다.
몇번째 하는지 모를 말이지만 스위트피가 이렇게 오래 피어줄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많이 키웠을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년에는 정말 많이 키워야지.
화장실 변기 위에 아무렇게나 꽂아둔 꽃들이지만 다 너무 예쁘다. 향기는 스위트피가 홀로 담당중. 방향제가 따로 필요없는 향기랄까나...
예쁜 꽃을 보고 힘을 내서 빡세게 치즈돈까스 공장을 돌렸다. 오늘의 요리주는 내 사랑 코나.
앞마당 호스가 끊어지고 빠지고 찢어지는거에 질린 나는 남편을 졸라 결국 retractable hose를 주문했다...! 이제 무거운 호스 들고 낑낑대는 거 드디어 졸업 ㅠㅠ 다만 사이딩을 뚫어서 달아야 해서 좀 쫄린다. 설치까지 또 백만년걸릴듯.
everbearing 딸기는 정말 계속 열린다. 햇빛이 부족해서 그런가 작게 작게 열리긴하지만 ㅋㅋ 뒷마당에 나갈때마다 쏠쏠한 간식이 되어주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커진듯한 허니넛 스쿼시.
고수는 이제 씨앗을 다글다글하게 달기 시작했다. 말려서 몇개는 다시 심고, 남은건 주방에서 향신료로 써야지.
열심히 공장 돌린 치즈돈까스. 연돈 레토르트 시켜먹을 수 있는 한국이었다면 1분컷이었겠으나.. 만들고 냉장해서 굳힌 다음 튀기는거까지 하면 3-4시간은 우습게 흐른다.
7월 29일
장미는 한번 피고 지는게 아니라 너무 좋다. 피고 진 꽃을 잘라주면 새 가지가 올라오고 또 꽃대가 생긴다. 처음 핀 꽃들보다는 좀 사이즈가 작은 느낌이지만, 한여름 푹푹 지는 더위를 이겨내고 피어서인지, 색감만큼은 첫꽃보다 예쁘고 진하다.
더워지니 코스모스들도 곁순이 펑펑 솟아난다. 곁순마다 작게 달리는 꽃봉오리들이 전부 피어나니 장관이다. 앞마당에도 뒷마당에도 사이사이 코스모스를 심어두니, 꽃 없이 지날 수 있는 곳이 없다.
컵케익 코스모스는 정말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화형이다. 어쩜 누가 종이로 만들어 놓은 것만 같다.
환영받지 못하는 꽃도 있다. 바로 오이 수꽃. 오이는 열매를 맺는데에 딱히 수정이 필요없어서.. 수꽃이 있으면 오히려 씨앗이 커지고 빨리 무른다며 수꽃을 떼어주는게 좋다고 한다. 문제는 수꽃 발현이 너무 많다는 점 ㅠ 바카오이만 키울땐 몰랐던 점이다. 내년부턴 페르시아오이만 키울까보다..
마늘을 수확하고 난 자리에 고추와 대파를 심어뒀는데, 뿌리는 활착되었지만 키가 여전히 작다. 처음 내다 심을때 그늘에 심었더니 초기 생장이 느려서 그런가봄.. 얼른 크게크게 자라라. 주렁주렁 달려라!!!!
제법 무늬가 생기기 시작한 버터넛 스쿼시. 완숙까지 얼마나 걸리려나?
꺾어온 코스모스는 작은 꽃병에 꽂아도 충분히 예쁘다.
저녁으로는 연어 빠삐요뜨를 해먹기로 했다. 베이비 벨라 버섯이 구워놓으면 고기만큼 맛있고 (바바리안 입맛인 내가 이렇게 얘기할땐 진심이란 뜻이다) 연어가 싱싱해서 정한 메뉴. 꽈리, 풋고추를 가니쉬로 곁들이고 쳐빌로 향을 내기로 했다.
보이는 그대로의 정직하고 향기로운 맛이었다. 다음엔 생 레몬을 넣을 수 있으면 더 좋을듯하다.
7월 30일
Txorixero pepper는 아래에서부터 리트머스 시험지에 용액이 타고 올라오듯 색깔이 바뀌는 중이다. 일부러 색칠을 하려고 해도 이렇게는 못할 것 같은 쨍한 색감과 오묘한 옴브레를 뽐내는 중.
아침메뉴를 고민하다, 그냥 텃밭에서 이것저것 뜯어와서 샐러드를 해먹기로 했다. swiss chard, salary, basil, sweet pepper와 patio choice yellow tomato면 꽤 근사한 한 그릇이 완성이다. 스위트피는 그냥 관상용. (먹으면 안된다)
덜 핀 상태에서 줄기째 잘라온 장미가 꽃병에 둔채로 활짝 폈다. 자기들 예쁜거 알아서, 내가 하는 예쁘다는 말도 이젠 질릴법하지만.. 그래도 볼때마다 예쁘다고 말해주고 있다.
갑자기 우다다하듯 뛰어오더니 누나 의자를 조지는 둘째놈. 대체 왜? 트리거를 모르겠음.
여름이 한창이지만 가을 농사는 손놓고 있으면 안된다. 배추를 파종할 때가 온 것 같아 소일블럭을 만들어 보았다. 은근 이렇게 단단한 모양으로 만들기가 어렵다. 이렇게 하려면 꽤 여러번 연습해서 흙과 물의 적정 농도(?)를 찾아내고, 찍어낼때 손 힘 조절을 하는 스킬을 장착해야 한다.
배추는 보일러실에서 키울 예정이다. 바깥에서 키웠다간 동네 해충/동물들에게 아주 맛있는거 많은 소문난 잔칫집이 될 테니까.
하루하루 지나가니 새로운 달리아들도 많이 피어난다. 겹꽃도 있고, 돌돌 말린듯한 꽃잎이 있는 애도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집 달리아는 자줏빛을 띄는 애들이 많은 편.
우리집 토마토 중에 제일 주렁주렁 달리는 애를 꼽으라면 단연코 san marzano tomato이다. 이탈리안 소스 토마토의 정석이자 GOAT인 종류인데, 마디마다 5-6개씩 주렁주렁 달리고 있다. 빨갛게 익을때까진 좀 시간이 걸리겠지만..서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소스 한 두통은 만들정도로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새로운 방앗간 리스트에 추가된 스포츠펍. 요즘 꿀꿀하거나 저렴하게 맥주한잔 하고 싶으면 가는 곳이 되었다. 역시 우리는 술과 밥이 맛있고, 점원이 우리에게 적당히 무관심한 곳을 좋아하는듯 ㅋㅋ
7월 31일
새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어쩔 수 없이 침실벽을 뚫었어야 했는데, 에어컨 업체에서는 벽을 다시 막아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친한 핸디맨 연락처를 넘겨주긴 했는데.. 저거 막는데 또 얼마를 부를까 싶어 (인건비가 무서운 미국이다) 여태 원래 있던 패널을 세워 구멍만 적당히 막아놓고 지내고 있었다. 벽을 볼때마다 남편이 괴로워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벽을 막을 material을 홈디포에서 주문했다. 홈디포 딜리버리는 8.99 / 24.99 / 79불 이렇게 올라가는데, 우드패널이나 스터드 (각목)들이 길고 부피가 나가서 79불부터 배송비가 시작이더라. 어차피 내는 배송비.. 아깝지 않게 흙을 잔뜩 얹어 주문했는데 ㅋㅋ 시키다보니 어째 부피로만 보면 흙>>>>material 이 되었다.
아무튼, 그 홈디포 딜리버리가 오는 날이 이 날이었다. 원래 날씨를 봐가면서 비가 오지 않는 전날을 배송일로 지정했는데.. 하필 비가 내리기로 예정된 이 날로 배송일이 밀려버렸다. 알아서 집 앞에 던져두고 가는 배송이라.. 내가 못 보고 있을때 비 내리는 땅에 드라이월이나 나무를 던져놓고 갈까봐 ㅠ(설마 그럴까 싶지만 미국은 진짜 그런다) 얼른 차고 안을 치우고, 어설픈 안내판도 만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비가 내리기 전인 오전 중 배송이 되었고, 내가 보고 있을때 배송 트럭이 와서, 배송 온 사람한테 팁을 얹어주면서 얘들을 차고 안에 옮겨놔달라고 부탁도 할 수 있었다.
저 많은 흙은 사실 원래 보일러실에 둔 베드를 채울 생각으로 20포대나 시킨건데.. ㅋㅋ 내가 계산한 것보다 흙이 덜 들어가서 남아돌게 생겼다. 그치만 뭐, 가드너에게 흙은 다다익선인 것을.
얼마전 홀푸즈에서 사온 레이니어 체리가 너무 맛있다. 쫑이가 오레곤 여행에서 레이니어 계통 체리 중에 early 어쩌고 하는걸 먹어보고 넘 맛있었다고 추천해줘서 사봤는데, 진짜 맛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레이니어 체리 철이 언젠지 알아두고 내년에도 먹어야지- 하겠지만 나는 레이니어 체리 나무 가격부터 알아봄 ㅋㅋㅋㅋㅋㅋ
그치만 레이니어 체리 나무는 비싸고.. self-pollinated 도 아니어서, 다른 종류의 체리나무를 하나 더 심어야 한단다. 그렇다면 포기입니다 ㅠ 나무 많은 집은 싫어요..
점심, 저녁 내내 밥상위에 수확한 작물로 만든 반찬이 가득가득이다. 진정한 farm-to-table을 실현중이라 너무너무 뿌둣한 요즘.
우리 옆집 쓰레기통이 넘어졌는데, 그 안에서 clorox 통이 한가득 쏟아져나왔다. CSI season 1부터 NCIS, 크리미널 마인드 등등 수사물 미드를 섭렵한 나는 보자마자.. 저 집 뭐.. 누구 .. 죽인건가? 싶었음 ㅋㅋㅋㅋ 남편한테 무섭다고 얘기했더니 얼마전에 저 집 불났었지 않냐고 ㅋㅋ 그거 냄새 빼고 소독한거 아니겠냐는 이성적인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치만 살인사건 쪽이 좀 더 흥미진진하잖아..
이제 거의 수확해도 될 만큼 자란 listada de gandia 가지. 줄무늬가 넘넘넘넘넘 예쁘다.
조선오이와 가시오이도 하루가 다르게 수확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여름 삼복더위에 더더욱 게을러진 나, 일지도 결국 이렇게 몰아올리고 있다 ㅋㅋㅋ 8월분은 좀 더 쪼개서 올려보기로 한다 ㅠ
마무리는 가드닝도 고양이 보필도 게을러진 농부 겸 집사를 질책하는 주인님들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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