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농경일지 117

미국에서 한국 콩나물 키우기 (feat.새싹보리 & 캣그라스)

해외에 사는 모든 한인들이 서러운 순간이 있다. 그건 바로 한국 살때 여느 마트만 가도 손쉽게 구하던 채소가 갑자기 너무 구하기 어렵거나 혹은 구할 수 있어도 비쌀때. 보통 깻잎이 그러하고, 고구마가 그러하고, 미나리, 돌나물, 두릅, 그리고 딸기가 그러하다. 앞서 서술한 것들보다는 습득 난이도가 낮지만, ‘한인’마트가 없는 지역에 사는 분들이 구하기 유독 어려운 것이 콩나물이다. 별별걸 다 sprouting 해서 먹는 양놈들도 콩나물은 안 먹는데다가, 근처에 아시안마트가 있다해도 숙주는 있지만 콩나물은 잘 없다. 결국 허허벌판 한인밀도 낮은 황무지에 사는 슬픈 한인들은 콩나물을 직접 길러먹게 되는데.. 이내 첫 난관에 부딪힌다. 콩나물은 무슨 콩으로 만들(?)어야하는가!열심히 한국 웹을 뒤져봐도 온통 ..

2024년 4월 26-27일 수선화 개화, 샐비아(Salvia) 정식, 강화순무/마늘 주아 솎아주기, 드디어 레인배럴 겟!, 보스턴 레드삭스 직관, 해바라기 솜파종, 로젤(Roselle) 솜파종

전날 스위스 친구가 사다준 Laderach 초콜렛으로 시작하는 하루. 남편이나 나나 단찔이지만 Laderach는 유럽살때 추억 때문인지, 조금 덜 달아서 그런지 잘 먹는다. 향긋한 히아신스 향을 맡으며 달콤한 초콜릿에 커피 한잔 시원하게 내려먹으니 어디 나가서 큰돈쓰고 먹는 브런치보다 행복하다 ㅎㅎ   앞마당 허니문장미 베드에 있는 수선화가 피었다. 살때 라벨에서는 분명 흰색/분홍색 배색이라고 했는데...? ㅎㅎㅎ 왜 연노랑 진노랑 배색으로 피어나는 지는 모를일.. 잘못 집어왔거나, 일조량이나 양분이 부족해서 제대로 색감이 안 올라왔거나? ㅎㅎ   튤립/히아신스/크로커스/알리움이 있는 메인 베드는 형형색색 핀 꽃들로 눈호강 대잔치 상태가 되었다. 알리움도 잎이 엄청나게 커지는 중이다. 언제쯤 꽃대가 올라..

2024년 4월 23-25일 샐서피(salsify) 발아, 빨강 튤립 개화 시작, 풋마늘 뽑아보기, 대파 모종 옮겨심기, 꽃/허브/채소 대량 파종, 늦었지만 감자(Huckleberry gold) 심기, 쪽파 수확 후 파김치 담기

4월 23일오늘은 우리집 첫째 털래미의 12번째 생일이다. 얼굴만보면 여전히 아깽이 같은데, 이제 묘르신 반열에 올라야 할 나이네. 그래도 건강하고, 활달하니까 다행이야 ㅎㅎ  실내외 가드닝 때문에 요즘 한창 바빠진 엄마가 자기 요구를 입맛대로 들어주지 않아서 좀 짜증내는 중이지만. 누구보다 내가 키운 꽃과 채소에 관심 많은 아이이기도 하다 ㅋㅋㅋ 꽃 잘라 들어오면 꼭 먼저 향기 맡아보셔야하고, 채소 따서 들어와도 꼭 자기 코에 먼저 갖다대 봐야하시는 ㅋㅋㅋ    봄이 와서 제일 좋은 점은 해가 길어졌다는 점? 그리고 햇살이 유독 더 따사로와졌다는 점이다. 채소와 꽃들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유독 따스한 햇빛을 좋아하는 어떤 고양이에게도 무척이나 좋은 일이다.   햇살이 제일 잘 비추는 곳을 시간대별로 찾아..

2024년 4월 19-22일 미국에서 한국 고구마(Seon-mi) 심기, 미국 명이(Ramps)와 고사리(Fiddleheads)가 제철인 뉴잉글랜드, 잡초와의 싸움도 템빨

4월 19일  자주 가는 동네 농장 겸 마트 인스스에 ramps(미국 명이)와 fiddleheads(미국 고사리, ostrich fern이라는 종류의 새순)가 나왔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당장 가고 싶었지만 여행중이었어서.. ㅠㅠ 다 동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오랜만에 들어간 인스타에서 target 제품 추천하는 포스팅을 봤는데, 딱 호박이나 수박 받침으로 쓰면 좋겠다 싶은걸 발견. 대체 뭘로 검색해야 찾을 수 있나 고민했다.. 결국 구글이미지 검색해서 찾은 정보로는 저게 3불짜리 타코 홀더였다는ㅋㅋㅋㅋㅋ 앱에서는 못사고.. 매장에 있는 dollar spot에 직접 가서만 구매할 수 있는가봄. 연이 있으면 살 수 있겠지 ㅋㅋㅋ    여행 중에 가끔 집 cctv 카메라로 식물들 상태를 보는데, 여러..

2024년 4월 8-15일 피어나기 시작하는 봄꽃 구근들💕 그러나 날씨는 봄인듯 봄이 아닌듯

(밀린 일지 포스팅 하나에 다 쏟아내기 ㅋㅋㅋㅋㅋ) 4월 8일집에 오자마자 피어나기 시작하는 홀푸드표 가드니아. 덕분에 온 집안에 치자향이 가득하다. 잎도 빤딱빤딱하고 꽃도 펑펑 피어주니 얼마나 예쁜지, 15불에 이정도의 행복을 얻을수 있다니.  오전 내내 모종과 화분들을 애지중지 돌보고 있으니 고양이들의 불만이 쌓여간다. 오늘도 화분들 물시중 들고 있으니 자기 시중도 들라며 슬쩍 끼어드는 녀석. 점심쯤 되니 더 많은 꽃봉오리가 열리기 시작한 치자. 원래 개화기는 6월쯤 아니던가…? 이렇게 확 다 피고 끝나는거 아니지?ㅋㅋㅋㅋ   실내 화분들 시중이 끝나고 바깥 식물들 시중들러 나왔다. 봄이 되니 전주인이 심어둔 지피식물이 집의 북쪽 그늘진 땅에서 잎을 피워내기 시작한다. 얘도 줄기에서 뿌리가 각각 나오..

2024년 4월 5-7일 식목일 모종 나눔, 눈 온 뒤 냉해 피해 살피기, 토마토 파종

4월 5일 식목일🌱 식목일에는 땅에 지팡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데, 그건 아마 38선 이남의 이야기인듯 ㅠㅠ 여기는 함경북도 최북단과 위도가 같은 메사추세츠고 밖에다가 뭘 내다 심기엔 아직 많이 춥다. 1월부터 시작된 미친 파종병으로 인해 미친듯이 늘어난 꽃모종들은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많이 나눔하고 있다. 오늘은 한국에서 놀러온 친한 동생 쏠쏘르에게 모종을 나눔했다. (그녀는 롱디중이므로, 이 모종들은 아마도 남친이가 키우게 될듯 ㅋㅋㅋ) 2달 넘게 키운 미인풋고추 모종부터 샐비어, 비올라, 팬지, 달리아, 스냅드래곤과 블랙아이드수잔까지 바리바리 챙겨줌 ㅋㅋㅋㅋ (덤핑) 쏠쏘르는 나의 가장 어두운시기(대학원때)에 만난 아이인데, 별거 안해도 자꾸 대단하다고 칭찬해줘서.. 내가 뭔가 하고 있음 자꾸 이것저..

2024년 4월 2-4일 끝나지 않는 겨울, 눈이 올 것까진 없잖아

4월 2일 친구가 예전에 소개해준 루마니아 전통 음료를 맛보고 뿅가서 원료가 뭔지 물었더니, 생 엘더플라워를 발효시킨 것이라고 했었다. 엘더플라워는 당연히 파는 곳이 없으니 엘더베리 나무를 키워야 얻을 수 있었다. 나는 etsy를 털어서 판매자를 찾았고, 작은 꼬챙이 같던 엘더베리 삽목묘를 얻을 수 있었다. 무서운 기세로 자라나긴 했지만 당연히 작년에는 꽃을 볼 수 없었고, 크기가 작아 무척이나 볼품없었다. 지난 겨울을 무사히 이겨내고 나니 지도 좀 컸답시고 ㅋㅋㅋ 여기저기서 새 가지와 꽃눈이 펑펑 올라오는 중이다. 엘더베리 화분 옆 베드에 있는 알리움은 무서운 기세로 새 잎을 뿜어내고 있다. 지하 보일러실 가드닝이 겨울 내내 쏠쏠한 재미를 줬어서 그런지, 집안에 해가 들지만 잘 안 쓰는 공간이 있으면 ..

2024년 4월 1일 이것저것 파종, Fava Bean 키우기, Salsify(샐서피) 키우기 도전, Egyptian Walking Onion 옮겨심기, 은방울꽃 식재하기 등등

어제 파종하려고 엊그제 물에 불려놓은 파바빈(fava bean). 어제 깜빡잊고 심어주지 않아 지금은 물에 팅팅 불어 터지기 일보직전인 상태가 되었다. 부랴부랴 베드 가장자리에 쪼롬히 파종해주었다. 뭘 수확하려고 한다기보다는 본격적으로 베드를 쓰기 전에 질소를 충전할 요량(?)으로 파종했다. 실제로 씨앗도 cover crop으로 판매하는 제품이기도 하고 ㅋㅋ 30-60일 정도 걸린다고 하니 고추 심을때까지 키우다가 통째로 갈아엎어 비료로 써주면 되겠다 싶음 ㅋㅋ 한국에서는 자운영?이라는 걸 심는걸 본 적 있다. 여기는 clover 종류를 cover crop으로 심기도 하던데.. 개인적으로 샴록도 그렇지만 그 종류는 아무리 봐도 잡초같고 원치 않는 곳에 퍼질거 같아서 패스... 어제 브로콜리와 컬리플라워,..

2024년 3월 30-31일 코스트코 은방울꽃 구매❣️ + 비 오기전 양파/브로콜리/컬리플라워/얼갈이배추/태국샬롯/스위트피/완두 정식하기

오늘도 Floret Farm의 달리아 씨앗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Humidity dome을 씌워뒀더니 별달리 물시중을 들어주지 않아도 흙이 마르지 않고 잘 버터내는 중이다. 달리아 씨앗을 함께 구매했던 언니네 티타임에 초대받아 다녀오면서, 새집 구경도 하고 함께 코스트코에도 다녀왔다. 언니 남편분이 트럭을 갖고 계셔서 오늘 흙 다 옮겨주겠노라! 하셨다 ㅋㅋ 평소 조그마한 우리차로는 흙 실어 나르기가 어렵다고 투덜댔더니 코스트코 흙 할인소식을 듣고 장갑에 등산화까지 챙겨가주심 ㅠ 그러나 슬픈 사실은 코스트코에서 할인하던 그 흙이 miracle gro꺼였다는 ㅋㅋㅋㅋ miracle gro 흙이랑 비료를 몇번 써봤는데 뭔가..ㅋㅋㅋㅋ 나와 결이 맞지 않아서ㅠㅠ 넘 죄송하게도 이건 안 사요 이랬더니 두..

2024년 3월 27-28일 끝나지 않는 가든베드 채우기(feat.무코팅 종이박스 활용법), Trader Joe's 미니 캔버스백 모으기, 쪽파 옮겨심기

가든베드 영역 아래로는 Landscape fabric 깔기 작업을 완료했다. 욕심같아서는 펜스 끝까지 전부 fabric으로 막아버리고 싶지만 지난해 가을 자른 나무 밑둥이 남아있어 그건 어려울 것 같다. 대신 최대한 양옆으로 꼼꼼히 fabric을 깔아주고, 베드 속에 흙 채우기가 완료되면 fabric 위를 낙엽 블로어로 청소해준 다음 자갈을 깔아줄 예정이다. 아직 썩지 않은 낙엽 반 부엽토 반정도로 큰 베드들의 80~85%정도는 다 채운 것 같다. 그 위를 덮는 흙은 새로 주문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작년에 city planter와 쪽파 베드, 그리고 겨울동안 보일러실 나무 raised garden bed에 채워넣은 흙들을 퍼나르고 나니 양이 꽤 많았다. 다 갖다 채워보니 큰 베드들 윗부분은 다 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