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미안해 1 며칠 전 스노우스톰이 세게 왔다갔다. 눈은 20cm씩 쌓이고 바람도 어찌나 매섭게 불던지, 온 동네 나무가 흔들릴 정도였다. 작년 이맘때쯤 뭘했나 했더니 나는 술을 빚고 있었더라. 낮이 겨울보다 길어져서 봄인가하고 설레서 씨앗을 뿌렸다가 아직 안심하지 말라는 듯 들이닥치는 스노우스톰을 맞으면 이맘때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술빚기 뿐이라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올해는 수경재배기가 실내에 들어와준 덕에 상추나 샐러드채소들 크는 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텃밭에 나가 이것저것 팍팍 심으면 스트레스는 풀리지만 벌레, 민달팽이, 다람쥐와 토끼들이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하면 다시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수경재배는 해충과 야생동물의 공격을 받을일 없어 마음이 편안하다. 정확히 말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