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보농 112

봄당근 씨앗부터 수확까지 (Danvers 126/실패, 손가락당근/성공)

3월 22일 당근 파종 (손가락당근, Danvers126) 손가락당근은 일단 실내에서 화분에 키워볼 요량으로 indoor potting mix를 넣은 10인치 화분을 준비했다. 처음엔 핀셋으로 간격 맞춰서 파종하다가 결국 화딱지 나서 흩뿌려 버린듯..    크게 자라는 danvers 126 당근은 바깥의 그로우백에서 길러볼 예정이다. 발아율이 너무 좋고, raised garden bed 공간이 남으면 옆에 쫌쫌따리 옮겨주어도 좋을듯. (당근은 옮겨심으면 안되는데)  새로 생긴 근처 유기농마트에서 집어왔다. 패킷 디자인이 무척 귀엽고, 2023년 판매용 포장이라는 문구가 찍혀있어서 믿음직스럽네.   해외 가드닝 유튜버가 전분가루를 물에 타서 당근 씨앗을 섞어서 짤주머니로 파종하길래, 나도 따라해볼까 하고 ..

[토끼 어택으로 실패] 한국 배추 씨앗부터 키우기 (봄배추)

씨앗의 이름은 춘연골드배추. 한인커뮤에서 어떤분이 애호박 씨앗을 애타게 찾으시길래 이 배추 씨앗과 교환하였다. 인터넷 찾아보니 아시아종묘 제품이다. 요즘 미국으로 많이 수출하나보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씨앗은 주료 아시아종묘, 세계종묘, 동원종묘 제품이다. 중륵(?)이 얇다니. 중륵은 또 뭘까.. 농사 짓다보면 한국말이 아닌 한국말이 너무 많고, 영어 아닌 미국말이 참 많다. 조만간 농사 관련 셀프스터디한거 한국/미국 버젼으로 정리해서 올려야지.   이분께 애호박 씨앗 보내면서 저번에 나눔 파토난 한분 씨앗을 여분으로 포장해놓은게 생각나서 또 소매넣기를 해버렸다. 부피와 무게가 우표 1개로 보낼 수 있는 한계치라 뽁뽁이를 따로 넣지 않았는데 안타깝게도 애호박 씨앗이 좀 눌려서 부서진 모양이다. 그런데..

[성공] 얼갈이/엇갈이 배추 씨앗부터 키우기

어디선가 사은품으로 받은 씨앗이었다. 이삿짐에서 찾은 작은 지퍼백에 ‘리뷰 부탁드립니다’라고 써있는걸 보면 말이다. 찜통같은 이삿짐 컨테이너 안에서 4개월 넘게 있던건데 발아가 될까 싶었지만 밑져야 본전으로 뿌려보았다. (2월 23일) 싹은 2-3일만에 올라왔고, 발아율이 거의 100%인데 사은품 씨앗이라고 아끼지 않고 줄파종한 덕분에 밀도가 폭발이다. 눈물을 머금고(?) 솎아주다. 2월 28일 벌써 꽤 많이 자랐다. 남편이 그 앞을 지나다니며 ‘귀엽다’고 웃었다. 3월 2일 호시탐탐 배춧잎을 뜯어먹으려고 시도하는 녀석 때문에 수경재배기 아래로 피신시킴 사실 저 긴화분 말고 옆에 남는 포트에도 파종했었던 모양인데, 이름표를 안 꽂아두어서 한동안 저 새싹이 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뒤늦게 꽂은 이름표..

양귀비꽃(poppy) 씨앗부터 키우기

앞마당에 꽃잔디와 잡초로 뒤덮인 부분이 있었는데, 남편이 너무 보기 싫어해서 둘이 콩밭메는 아낙네들처럼 구부리고 앉아 일일이 다 뜯어내었다. 그 뒤를 뒤덮고 있던 잡초인 Creeping charlie와 마찬가지로 땅속에서 뿌리로 퍼져나가는 종류라 다 뜯어내기 너무 힘들었다. 조금씩 남아 잊을만하면 살아나는데, 보일때마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면서 뜯어내고 있다. 전에 살던 사람들이 수선화 bulb 같은걸 심어두기도 했는데, 남편이 구근 꽃들을 별로 안 좋아해서 다 꺼내버렸다. 이유인즉슨, 이것들때문에 다람쥐나 그라운드호그가 파헤치러 와서 귀찮다고;;3월 22일 여기에다가 양귀비꽃이랑 수레국화가 함께 자라면 예쁘겠다 싶어 오늘 씨앗을 탈탈 털어 뿌렸다. 바람이 심하진 않지만 날려갈까 걱정이네. 씨앗이..

미국에서 한국 씨앗 구하는 방법 총정리

미국 한인마트의 채소는 무지 비싸다. 농장과 가까운 캘리포니아 등 서부에서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척박하고 추운 동부의 마트는 희귀성에 운반료까지 더해져서인지 다양성은 떨어지고 가격은 더욱 비싼 것 같다. 깻잎 몇장 안든 팩이 적게는 4.99 비쌀땐 6.99불까지 하는걸 보면서 ‘한국이면 이거 2200원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게 시작이다. 깻잎 키우기 어렵지도 않은데, 어디 내가 한번 키워봐? 하는 그 마음. 그렇게 생각하다가 정신차려보면 나처럼 이러고 있을 것이다. (깻잎이 원흉이다) 깻잎에서부터 시작한 나의 한국씨앗 찾기 - 한국 채소 키우기 여정을 이 글에서 공유하려 한다. 갓 미국에 오신 한국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1. 한인마트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후드 딸기 키우기 (Hood strawberry)

미국 딸기는 맛이 없다. 쓰는 글마다 너무 자주 얘기해서 지겨울법도 한데, 정말 사실이다. 한국에서 먹던 설향, 금실, 죽향, 고슬처럼 입안에서 달콤 촉촉한 질감은 미국딸기에게 기대할 수 없다. 미국 딸기는 한 그루에서 딸기가 많이 열리는 종, 운반할때 쉽게 무르지 않는 종을 우선해서 키운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딱딱하고 맛은 시큼한 오이같다. 미국에서 그나마 맛있다는 딸기는 드리스콜(Driscoll’s)의 sweetest batch나 Wow delicious 딸기 정도란다. (가격은 매우 사악하다)이처럼 맛있는 미국딸기를 종류별로 찾아가며 먹는 한인들의 긍지가 놀랍다. 나는 근처 마트에서 한두번 사먹어보고 도무지 미국 딸기를 또 살 용기가 나지 않는데말이다. 그러다 어디선가 미국딸기도 농장에서 바로 따면..

2023년 3월 17일 보스턴 농경일지 [인간이 미안해]

인간이 미안해 1 며칠 전 스노우스톰이 세게 왔다갔다. 눈은 20cm씩 쌓이고 바람도 어찌나 매섭게 불던지, 온 동네 나무가 흔들릴 정도였다. 작년 이맘때쯤 뭘했나 했더니 나는 술을 빚고 있었더라. 낮이 겨울보다 길어져서 봄인가하고 설레서 씨앗을 뿌렸다가 아직 안심하지 말라는 듯 들이닥치는 스노우스톰을 맞으면 이맘때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술빚기 뿐이라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올해는 수경재배기가 실내에 들어와준 덕에 상추나 샐러드채소들 크는 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텃밭에 나가 이것저것 팍팍 심으면 스트레스는 풀리지만 벌레, 민달팽이, 다람쥐와 토끼들이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하면 다시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수경재배는 해충과 야생동물의 공격을 받을일 없어 마음이 편안하다. 정확히 말하면 ..

카테고리 없음 2023.03.18

봄양파 키우기 (90일 완성에 도전하다)

2024년에서 온 메시지: 양파는 2년생이고, 종구라고 파는것들은 'Onion sets'인데, 이미 1살짜리인 애들이다. 2년째를 맞이한 양파는 꽃대를 올리기 더 쉽고, 씨앗부터 키우는것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여력이 있다면 1월즈음부터 양파 씨앗을 트레이에 파종해서 키우는게 성공확률이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양파 품종은 지역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는데, long-day/ intermediate-day/ short-day onion으로 나뉜다. 사는 지역+onion species로 검색하면 알맞은 품종을 찾을 수 있다. 뉴잉글랜드 지역은 long-day onion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문 양파 심기를 검색해보면 항상 ‘양파는 9-10월에 파종하여 월동을 시킨 후 이듬해 초여름에 수..

[실패x3] 아몬드 씨앗부터 키우기 (드루이드퀘스트)

식물계 드루이드 최고봉으로 유명한 프로개님. 그 블로그에는 만우절 바나나 키우기 때문에 입문한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그 전인 금전수(ZZ plant) 키우기로 유입된 사람이다. 해외에 살면서도 본가로 배송시키면서까지 모두의 pH 책도 사고, 이번 텀블벅 펀딩으로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민트버젼도 주문해놨다. 매번 내 택배를 받아주시는 엄마는 공부와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내 책이 도착할때마다 '얘가 또 뭘하려고 하나'하고 한탄하시는 중. 뭐든지 펑펑 잘 길러내는 그의 능력도 대단하지만 아무(?)씨앗이나 잡아 발아시켜도 거대한 식물로 키워내는 게 제일 부럽다. 문제는 이 블로그를 보고 있다보면 '왠지 나도 할 수 있을것 같은데'하고 따라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따라하기 시작한게,..

참마 씨앗부터 모종까지 (영여자)

미국에서 가드닝 좋아하는 한국사람들끼리 서로 씨앗을 나눔할때가 있다. 씨앗욕심에 이것저것 사서 쟁여놓았던 나도 한두번 씨앗 나눔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고맙게도 나에게도 답례 씨앗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어떤 분께서 마 씨앗을 나눠주시겠다고 하셨는데, 마도 씨앗이 있다는 걸 그분 덕에 처음 알았다. 찾아보니 참마의 씨앗을 영여자라고 하고, 뿌리에 곁다리로 달리는 게 아닌 줄기에 열매처럼 달리는 개념이란다. 이걸 땅에 심으면 참마가 쑥쑥 자란다네. 가드닝과 농사는 이렇게 좀 안다싶을 때 또 내가 모르던 것을 알게 되어서 참 재밌는 것 같다.   일반우편으로 나눔하다보니 영여자가 조금 부서진 것들이 있었다. 그래도 한 대여섯개정도는 건져서 나눔하신 분께 감사하다 했더니, 부서진게 있느냐며 새로 우..